전북 김제시 소재 한마음영농조합법인 장수용 대표는 지난해 ‘대한민국 최고농업기술명인’으로 선정됐다. 남들보다 뛰어난 쌀농사 기술을 갖고 있지 않지만 그가 명인으로 선정될 수 있었던 것은 혼자가 아닌 다같이 살고자 했던 공동 농업을 지속했기 때문이다. ‘혼자는 빨리 갈수 있지만 오래가지 못하고, 함께 가면 느리지만 끝까지 갈 수 있다’라는 소신을 지켜온 장수용 명인은 15년 긴 시간동안 영농법인에 참여하고 있는 28농가와 함께 호흡을 같이 하고 있다. 어떤 일이든 다같이 의논하고 다같이 참여
아내가 씩씩거리면서 묻습니다. “가는 호미 봤어?” 이럴 때 못 봤다고 대답해서는 곤란합니다. 답을 안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렇다고 보지도 못한 호미가 있을 만한 자리를 대충 지목했다가는 엉뚱한 사달이 날 수도 있고요. 급히 써야할 것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일단 신경이 곤두서기 때문에 자칫 부부싸움으로 번지기 쉽습니다. 보통 호미는 배가 불룩한데 비해 가는 호미는 갸름하고 끝이 거의 직각으로 꺾여 있는 모양입니다. 모종 심을 자리에 홈을 내는 데에 요긴하게 쓰입니다. 밭 이곳저곳에 두고 쓸 작정으로 세 개나
농림축산식품부는 우수 벤처·창업기업으로, 10월에는 농업회사법인 주식회사 가나다라브루어리(대표 배주광)가 제6호 A-벤처스로 선정했다.2014년 주세법 개정이후,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가 급격히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가나다라브루어리는 자신만의 독특한 매력으로 맥주 애호가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고 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규모는 2016년 311억원에서 2017년 433억원, 2018년 633억원으로 매년 성장하고 있다.가나다라브루어리는 현재 문경산 사과를 이용한 탄산 사과주와 ‘문경새재 페일에일’
“쥐꼬리만한 보상금을 받을 줄 알았으믄 당초에 보험가입을 안했을 것이요.”최근 3차례에 걸친 태풍으로 피해를 본 벼 재배농가들이 앞으로 받게 될 벼재해보험 보상금 지급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특히 피해에 대한 100% 보상이 아니라 자기부담률을 제외한 일부만 보상하도록 설계된 재해보험 자체에 대한 문제와 손해사정시 ‘고무줄식’ 피해산정에 대한 불만도 제기,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NH농협손해보험에 따르면 태풍 ‘링링’을 포함한 3차례 태풍이 지나간 후 벼 재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달의 농촌융복합산업인(人)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제주시 ‘제주민속식품, 사월의 꿩’(이하 사월의 꿩)의 강주남 대표를 선정했다.강주남 대표는 건강식품으로 사랑받는 제주 민속식품인 꿩을 엿으로 가공해 대중화했으며, 2014년에는 전통음식과 문화보전 프로젝트인 국제슬로푸드 ‘맛의 방주’에도 선정된 바 있다.맛의 방주는 1996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돼 슬로푸드 국제본부(비영리국제기구)가 진행하고 있는 전통음식과 문화보전 프로젝트다. 꿩엿은 특히 기관지를 보호, 감기예방에 탁월하고 부
제가 사는 덤바우 뒷산에는 길이 많습니다. 좁은 길들이 켜켜이 먼 산 깊고 높은 곳까지 어수선하게 나 있습니다. 눈에 잘 띄지 않는 짐승들이 낸, 얼핏 보아서는 길 같지도 않은 길들입니다. 비 내린 자리에 생긴 물길처럼 보이고 빗자루로 쓴 듯 지워졌거나 수북한 낙엽 때문에 뚝 끊기기도 합니다. 사람의 길과는 달리 꼭대기로만 치닫지 않고, 뱀 꼬리처럼 날렵하게 산을 벗어나는 법도 없는 길들입니다. 그들의 길은 삶의 긴 궤적이어서 끝내 그 품으로 접어들기 위해 맹렬히 산의 고샅을 누빕니다. 펑퍼짐한 능선을 가로타기도 하고, 깊은 계곡
“제철에 먹는 농산물이 가장 맛있어요. 지금은 고구마가 제철입니다.”고구마가 제철인 요즘 경기도 이천시 하영농원은 수확과 가공, 또 체험준비로 바쁘다.문영희씨와 남편 김의수씨는 2만평의 밭에서 고구마를 재배하고 있고, 여기에 벼농사를 짓고 있다.특히 ‘고구마 디자이너’로 통하는 문영희씨는 고구마를 고구마말랭이, 고구마묵말랭이, 고구마수제조청 등 특색있는 가공품으로 만들어 내 인기를 얻고 있다. 부부의 이런 노력은 지난해 경기도 농업인의 날 행사에서 농업융복합산업 부문 농어민 대상을 수상하는
경기도 남양주시농업기술센터 남부지소 박유미 지소장은 지역에서 팔방미인(八方美人)으로 통한다. 농업인들의 각종 민원 해결은 물론이고 최근 증가하고 있는 귀농인들과의 소통 등 주어진 역할을 완벽하게 수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업인들의 칭찬이 끊이질 않는 이유에 대해 박유미 지소장은 “농업인들의 얘기를 잘 들어주는 것이 비결이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지소장은 “농업인들의 상담을 듣다보면 해결할 수 있는지 없는지 판단할 수 있는데 해결이 안되는 상담일지라도 일단 상담을 다 들어주고 난 이후에 해결
“40년전 시골이 싫었던 새댁이 지금은 손자, 손녀들한테 멋진 할머니로 보이고 싶은 여성농업인이 되어 있습니다.”경기도 화성시 꽃마루농원 임성애 대표는 포도농사와 두부, 천연염색 등을 하고 있다.그는 일평생을 농촌에서 살고 있다. 시골 출신으로 어려서부터 농사짓는 집에서 살았고, 한 때는 시골을 떠나 도시생활을 꿈꾸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 후 대를 이어 살아온 남편과 자신의 고향을 떠날 수는 없었다.그는 처음에는 벼농사, 콩농사 등을 지었고, 다도(茶道)에 관심이 많아 독학으로 공부를 하기도 했다. 그래서 농번기가 아닐때는 초등학교
10여 년간 농정과 행정의 통합으로 혼란을 겪었던 포천시농업기술센터는 올해 1월 지도와 농정의 분리와 함께 농업인상담소 10개소가 재개소를 했다. 올해 1월 문을 열어 농업인들과 소통을 강화하고 있는 중부영농팀 창수면농업인상담소 이선주 소장을 만나봤다.포천시농업기술센터는 지난 2008년 행정과 농정이 통합되는 우여곡절을 겪었다. 여타 지자체나 다름없이 자치단체장의 소신이나 농정 철학에 따라 농업기술센터는 고유의 업무 영역이 무너지는 경우가 많았다.10여 년간 농정과 행정의 통합으로 혼란을 겪었던 포천시농업기술센터는 박윤국 시장 취임
가을이 제 아내에게는 우체통인 모양입니다. 편지봉투에 ‘봄파종’이라는 제목 아래 ‘방풍, 옥발토마토, 시금치, 오렌지 단호박, 왕오이, 골든베리’ 등이 적혀있군요. 각기 다른 제목이 달린 봉투들이 두툼합니다. 대부분 종자로 번식이 가능한 재래종이거나 고정종자들입니다. 많은 분들의 노력 덕분에 자연스럽게 자신의 씨로 다음 세대를 이어가는 작물들이 많이 보급되고 있습니다. 그렇게 전해진 씨앗들이 아내의 편지봉투에 담겨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일용하는 농작물 중 많은 것들이 종자번식이 거의 불가능
감귤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과일중에 하나로 북아메리카에서는 바나나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팔리는 과일로 알려져 있다. 또 감귤은 우리나라 전체 과일 중 생산량 1위(26.8%)를 차지하고 있고, 소비량 역시 14.3kg으로 최상위권에 자리하고 있다.만감류인 황금향(베니마돈나)은 한라봉과 천혜향을 교배시켜 만든 품종이다. 과즙이 풍부하고 속껍질이 얇아 먹기 좋으며 신맛이 적고 당도도 한라봉에 버금간다. 또 특유의 향기가 있다.최고급 감귤로 각광11월부터 2월까지는 ‘감귤’의 계절이라고 할 정도로
농림축산식품부 9월의 우수 벤처·창업기업으로 농업회사법인 푸디웜 주식회사(대표 김태훈)를 선정했다.‘푸디웜’은 2016년에 창업한 청년기업으로 친환경 곤충 ‘동애등에’를 원료로 활용해, 단백질이 풍부하고 영양의 균형을 잡아주는 반려동물 수제간식과 사료를 제조·판매하고 있다.기업의 핵심 기술로 특허 등록된 로스팅 기술이 있다. 이 기술은 사료 제조 시 감칠맛과 향을 향상시켜 기호도를 높이고, 일반 곤충사료 유통기한이 약 1년인 것에 비해 이 기술은 유통기한을 2년까지
“올해엔 버섯이 많겠어.” 고추를 따다 말고 아내가 이렇게 말합니다. 제가 피식 웃자 아내도 따라 웃습니다. 손을 재게 놀려도 늦은 오후에나 끝날 일이라 몸도 마음도 바빠집니다. 염화미소까지는 아니더라도 부부지간에 심심상인, 이심전심으로 오늘은 덤바우 뒷산을 오를 모양입니다. 이러구러 일을 마치고 뒷산 오르는 길에 접어들자 아내는 참깨 베는 일을 잊었다며, 아까운 깨알 다 쏟아지게 생겼다고 걱정이 늘어졌습니다. 이른 봄 나물산행 하면서는 채소 모종 더뎌진다고 걱정하던 아내가 떠올라 빙그레 웃게 됩니다. 산의 품
“청년 농부로서 귀농을 하고 사과를 키우는 것이 쉽지 않았지만, 그 과정 속에서 하나둘씩 배움이 쌓여가다 보니 이제야 사과의 진면목을 알 것 같다.”류가농원의 유상미 대표는 남편 이두원 씨와 함께 6000평에 이르는 사과 농장을 운영중이다. 청년 농부로 시작했던 류가농원은 현재 연매출 약 1억 원을 올리는 대농으로 성장했다. 남편인 이두원 씨가 농장을 관리하고 아내인 유상미 대표는 판매를 하는 형식으로 과수원을 운영중이다.“판매처를 찾다가 생과만으로는 경쟁력이 없다고 생각해 사과를 이용한 다른 상품
사람의 일이 대개 그렇습니다만, 농사는 유독 시작과 끝을 가늠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토양을 돌보거나, 심고 거두는 작업이 겹치기 일쑤입니다. 이런 저런 잡다한 일까지 많아 질정 없습니다. 이럴 때에는 맥이 탁 풀립니다. 아내와 제가 거느린 온 밭이 한꺼번에 등에 실린 것 같은 육중한 무게가 버겁기도 하고요. 마을의 어르신 농민들이 밭에서 펴는 함축적이고 간결한 농사가 한없이 부러운 순간입니다. 농업의 맥락을 이해하여 일종의 ‘문리’가 트인 그 분들의 짜임새 있는 움직임이, 한편으로는 우리 부부를 우울하게 합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9월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전북 부안군의 농업회사법인 슬지제빵소의 김슬지 대표를 선정했다.김슬지 대표는 찐빵은 어른들의 음식이라는 편견을 깨고 젊은층에 다가가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이를 위해 질 좋은 국산재료와 특허제조 방법으로 오색찐빵·크림치즈찐빵 등 다양한 찐빵을 개발했다. 특히 우리밀과 팥, 소금 등 100% 지역 농산물을 사용하고 있고, 국내 유명 제빵프랜차이즈에 납품하고 해외 진출에도 성공해 지난해 철탑산업훈장을 받는 등 젊은 농업인의 모델이 되어가고 있다.슬지제빵소는 전통 발
“황귀비, 찌우마루, 그레이트…. 이름도 다 다르고 속 썩이는 품종도 있지만 다 제가 직접 기르고 수확한 소중한 복숭아입니다.”충북 음성군 ‘향기로운 도원’ 이수안 대표(63세)는 둘째 딸 유수경 씨와 함께 3천평의 복숭아밭을 가꾸고 있다.그는 1984년부터 27년간 포도농사를 짓다가 2012년부터는 복숭아로 전환했다. 당시 나이가 50대에 접어들면서 힘이 들기도 했고, 무엇보다 수입포도가 유입되면서 소득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수입포도가 마구 들어올 시기라 포도를
농림축산식품부는 최근 제4호 A-벤처스로 ‘(주)본프레쉬’를 선정했다.A-벤처스 제4호인 본프레쉬는 지역 농산물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를 만족시키는 사업개발과 기술력으로 주목을 받고 있다.본프레쉬는 샐러드에 적합한 품종을 농가에 직접 공급함과 동시에 계약재배를 통해 지역농산물의 안정적인 판로를 제공하고 있다. 그리고 주력 제품인 포장샐러드와 조각과일 생산시 발생하는 갈변현상을 방지하는 기술을 도입하고, 유통기한도 늘릴 수 있는 품종을 도입해 제품 신선도를 개선하는 성과도 이루었다. 특히 유통기한이 일반 양상추보다
비도 오고해서 이 밭, 저 밭을 둘러보던 중에 문득 어린 시절이 떠오릅니다. 시험을 치를 때면 책상 가운데에 책가방을 올려놓고 그것도 모자라 두 팔로 답안지를 감싸 안고 문제를 풀었습니다. 누가 볼세라 꽁꽁 싸매고 답안을 작성했는데, 다들 자신의 답을 도둑질 당할까봐 그랬을 것입니다. 저는 사정이 달랐습니다. 늘 노느라고 공부를 등한시한 까닭에 오답을 들킬까봐 그랬던 것 같습니다. 어차피 짝꿍과 답안지를 바꿔들고 채점을 하면 다 드러날 오답인데도 자신 없는 답을 쓰는 순간을 들키는 게 그렇게도 싫었던 모양입니다.함께 밭을 둘러보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