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고 집안에서 하던 엿 기술을 배웠는데 그게 벌써 40년이 다 되어 가네요. 돌아보면 큰 굴곡없이 무난하게 엿을 만들어 온 것 같아요.”강원도 원주시 황골엿 장바우 김명자 대표는 전통 식품명인이자 농촌진흥청이 인정한 황골엿 솜씨 보유자다. 5대를 이어 온 엿 기술은 최근 6대째인 아들 김기석씨에게 전수하고 있다.그녀가 살고 있는 원주시 소초면 흥양리는 ‘황골’로 불리는 마을로 옛날에는 토질이 좋지 않아 옥수수를 주로 심었다고 한다. 그러다보니 옥수수를 넣고 엿을 만든 것이 황골엿의 시
농림축산식품부는 6월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경상남도 거제시 ‘알로에팜 영농조합법인’ 이웅일 대표를 선정했다고 최근 밝혔다.알로에팜은 굴 껍데기의 염분을 없앤 뒤 분말 형태로 토지에 섞는 독특한 재배법으로 친환경 무농약 알로에를 생산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알로에를 자가·계약생산하고 있고, 알로에겔(4종), 정, 액상차, 비누, 스킨·로션 등 가공제품 개발·생산하고 있다. 또 알로에 미용체험(마스크 만들기), 생태체험(모종심기), 건강체험(족욕), 음식체험(아이스크림 만들기
요즘 피는 꽃은 밤꽃이 대표적입니다. 여우 꼬리처럼 부숭부숭 바람에 하늘거리는 모습이 이산 저산을 누렇게 물들입니다. 이런 밤꽃을 보는 아내와 제가 바쁩니다. 몇 년 전부터 밭가나 둔덕의 빈자리에 꽃을 심어보려고 했는데요. 꽃 심는 때가 워낙 농번기여서 번번이 지나치고 말아 여러해살이 꽃을 몇 가지 겨우 심을 수 있을 뿐이었습니다.올해는 부부가 작심을 하고 이른 봄부터 이런저런 꽃들 모종을 잔뜩 만들었습니다. 오랜만에 부부가 의기투합하는 바람에 너무 많아서 이미 꽃이 피고도 남았을 지금까지도 모종 심느라 허덕입니다. 모종판에서 이미
“부부가 농사지을 때는 한 사람 힘만으로는 안돼요. 서로 버팀목이 되어주고, 같은 생각을 해야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어요.”충청남도 예산군 가브리엘농장 이기순, 이병철씨 부부는 귀농 후 7년째 오이와 멜론농사를 짓고 있다. 부부는 이미 올해 봄 멜론을 완판할 정도로 농사기술에 대해서는 인정을 받고 있다.지금이야 친환경재배 하우스 7동과 관행농업 하우스 4동 등 총 11동에서 안정적인 농사를 짓고 있지만 지금에 이르기까지는 많은 어려움도 뒤 따랐다. 도시에서 잘 나가던 회사원으로 살았지만 첫 해는 농사를 완전히
후드득 빗소리에 잠이 깼습니다. 듣자하니 제법 올 기세입니다. 저는 깜깜한 어둠에 대고 눈만 깜빡이며 기다립니다. 산과 들을 토닥이는 비와 그 허리를 가르며 지나치는 바람소리에도 귀를 기울입니다. “어, 비다. 빨랑 나가서 묵나물 해놓은 것 좀 치우고 와봐.” 이건 제가 기대한 말이 아닙니다. 어리마리 잠에서 깨어나는 중에도 아내는 고작 나물 걱정이군요. 마뜩치 않습니다만, 괜한 지청구 듣지 않으려고 끙 일어나 농막 문을 열었더니 듣던 것보다는 빗발이 드셉니다. 채반에 널어놓은 쇠비름과 명아주를 되는대로 그러모
농림축산식품부는 제2호 A-벤처스로 온라인 케이터링 중개 기반(플랫폼) ㈜달리셔스(대표 이강용)을 선정했다. 2016년 4월에 창업한 달리셔스는 케이터링 서비스 수요자와 인근 외식업체, 푸드트럭, 조리사를 중개하는 온라인 기반(플랫폼) 운영하고 있다. 또 소비자에게 행사목적·인원 등에 알맞은 업체를 추천하고, 외식업체는 유휴시간에 케이터링 음식을 공급 추가 수익 창출하고 있다. 케이터링은 각종 행사에 조리된 음식을 제공하고 음식 서빙, 뒷처리까지 출장 지원하는 서비스를 말한다.달리셔스는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으로 케이터링
“간장이 살아 숨쉬는 소리 들을때면 정말로 내가 장(醬)을 만지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어요. 누구보다 우리 꼬맹이 손주들도 잘 먹어서 너무 좋아요.”충청남도 아산시 은행길전통장 심화순 대표는 2,000여평의 밭에서 농사를 짓고 있고, 톳을 이용한 간장, 된장, 고추장을 만들고 있다. 그녀는 학교 급식실에서 20여 년간 조리사로 근무한 조리 전문가다.장류사업을 시작한지는 4년차, 사업기간은 짧지만 누구보다 전통방식으로 맛좋은 장류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장류가 잘 발효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비닐하우스 안에 발
“요즘 고추는 약해서 묶어 세워줘야 하지요?” 어떤 분이 이렇게 자문하면서 과보호로 의존성이 높아져 약해빠졌다고 진단합니다. 부분적으로 맞는 말입니다만, 저는 엉뚱한 생각을 하게 됩니다. 백지장도 맞들면 나아야 하는데, 자칫 찢어질 순간이 많은 우리 부부가 떠오른 것입니다.외줄기였던 고추가 자라 처음으로 두 갈래 줄기로 갈라지면서 고추가 왕성히 자라는 이맘때에는 바람과 비가 잦아 서둘러 지주를 박고 줄을 띄워 고추가 바로 서는 것을 도와야 합니다. 줄을 띄우는 목적이 고추의 쓰러짐을 막는 것인 만큼 들쭉날쭉 자
“한국에서 시작해 베네수엘라, 캐나다를 거쳐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농사를 시작한 지도 20년이 됐네요. 모비딕팜이라는 이름도 한 때 세계 바다를 고래처럼 누비던 우리 남편을 생각해서 지었어요.”경기도 양평군 모비딕팜은 최영옥, 최낙전씨 부부가 운영하는 농장으로 1만평의 산림과수와 각종 산야초가 자라고 있다. 또 여기에서 나오는 식재료로 음식점 산마늘밥을 운영하고 있다.“산야초, 베네수엘라, 캐나다, 모비딕 뭔가 조합이 안되죠(웃음). 남편이 참치를 잡는 원양어선의 선장이었어요. 그래서 베네수엘라와
노력해도 안 되는 일이 있습니다. 아내 말에 따르면 정성이 부족하면 노력해봐야 결과는 빤하다는 군요. 그 말에 토를 달자면 할 말이 없지도 않으나 마늘밭에 서서 마늘쫑을 뽑을 때에는 제가 꿀 먹은 벙어리가 되고 맙니다. 마늘쫑이 그 뿌리까지 고스란히 잘 빠지면 그 끄트머리에 속살의 보푸라기 같은 것이 묻어나오는데요. 밑동이 새하얗고, 투명한 수액까지 촉촉해서 무척 싱그럽고 탐스럽습니다. 매콤하면서 달달한 향마저 은은해서 그걸 뽑는 일은 늘 즐겁고 신기합니다. 더구나 밑동까지 뽑히며 내는 “뽁” 소리는 성숙한 마
“허브가 좋은 걸 어떻게 해요. 앞으로도 욕심없이 허브를 키우는 것이 제 바램이에요.”충청남도 당진시 차브민 조연자 대표는 라벤더, 파인애플민트, 파인애플 세이지, 레몬밤, 로즈마리 등 200여종의 허브를 키우고 있다.그녀가 허브재배에 재미를 들인 건 2000년경으로 일본에서 거주 하던 중에 찾아갔었던 북해도 후라노 도미타 팜 허브농장에 대한 기억이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그녀는 당진시의 간척지에 전국 최고의 허브 공원을 조성하고 싶었다고 추억했다.“미국, 일본에서 해외 생활을 오래했어요. 유학생활로
농림축산식품부는 5월의 농촌융복합산업인으로 강원도 철원군 ‘철원고추냉이가(家) 영농조합법인’의 박상운 대표를 선정했다.철원고추냉이가 영농조합법인은 고추냉이 수경 재배에 유리한 철원의 자연환경과 특허 받은 재배 기술을 이용해 국내 최대 규모의 물고추냉이 재배단지를 조성하고, 고추냉이를 활용한 다양한 가공제품 개발 및 특색있는 체험 프로그램으로 농촌융복합산업화에 성공했다.2대째 가업을 승계하고 있는 박상운 대표는 사계절 13℃의 낮은 수온을 유지하는 철원 샘통을 활용, 온도와 이산화탄소 농도 등을 원격으로 측정&m
농민들은 봄을 앉아서 맞이하는 법이 없습니다. 한 해의 농사를 새로 일구느라 계절의 변화를 음미하고 그 운치에 젖을 여유가 없을 뿐, 언제나 계절을 가장 앞서서 만나는 이들입니다.이에 반해 도시인들은 자연이 희박한 인위적 공간에 사는 탓에 계절을 맞이하는 여행에 익숙합니다. 봄 마중 갔다가 그 바람에 실려 돌아오는 여정은 참으로 매혹적입니다. 우리부부 사는 곳에서는 매년 수도산 꼭대기에 자생하는 철쭉꽃이 피는 때에 맞추어 철쭉제를 지냅니다. 우리부부의 놓치기 싫은 봄맞이 행사이기도 합니다. 수도산 중턱에 이르자 안개가 내리기 시작합
“우리 농원 이름이 열린체험이잖아요. 열린 마음으로 계절체험을 진행하고 있어요.”경기도 평택시 진위면에서 열린체험농원. 농원에는 블루베리가 열매를 맺을 준비를 하고 있고, 한켠에는 동물들이 신나게 뛰어놀고 있다.박정숙 대표는 10여년전에 서울에서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귀촌 후 농사와 농촌체험 프로그램을 하고 운영하고 있다.현재 운영하고 있는 농촌체험은 로컬밥상체험을 비롯해 블루베리화분 만들기, 동물체험 등이 있다. 또 올해는 오미자를 심어 체험을 준비하고 있다.그 중에서도 그녀가 최근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비농업계와의 소통’ ‘농정의 틀 바꾸는 것’ ‘농어민이 행복해야 국민이 행복하다’지난 12일 농특위 사무실이 위치한 서울 광화문에서 박진도 위원장이 농특위 출범 직후 첫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회의 내내 농특위 활동 골자로, 이같이 강조했다. 다음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요지.앞으로 농특위는 무슨 일을 하는가.“2002년 김대중정부 당시의 농특위와 완전 다르다. 그때는 WTO 농업협상으로 위험에 빠진 농업분야에 특별대책이 필요했기 때문이고, 이번 농특위는 &l
“농사는 갈수록 여건이 안 좋아져요. 가격도 좋지 않고, 공기도 안 좋고, 안 좋다는 소리만 계속 나와요. 한편으로는 꼭 이겨내겠다는 경쟁심도 생깁니다.”충청남도 논산시 더불어농원 권태옥 대표는 오랜시간 유기농, 저탄소 농업을 추구하고 있는 여성농업인이다.그녀가 남편 신두철씨와 함께 짓고 있는 유기농업은 덜 편하게 농사를 짓는 방법이다. 땅을 갈지 않고 농사를 짓는 무경운농법을 고수하고 있고, 각종 친환경 액비도 모두다 자신들이 만들어서 사용하고 있다.“바람에 낙엽이 떨어지고, 낙엽이 땅을 비옥하게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번 달부터 우수한 아이디어와 기술을 가진 농식품 벤처·창업기업을 ‘이달의 어벤처스(A-벤처스)’로 선정·소개한다. 또 이들 기업의 제고와 판로 확대, 창업 선도사례 제시를 통해 농가소득 창출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A-벤처스’는 농식품(Agri-) 벤처라는 의미와 농식품 산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벤저스’라는 두 가지 뜻을 담고 있다. 이달의 A-벤처스 제1호는 ‘농업회사법인 ㈜그린그래스’에게 선정의 영예
축구경기에서 패색이 짙은 팀은 침묵 속에서 경기를 합니다. 의기소침한 선수들은 서로의 시선을 피하거나 자꾸만 땅바닥을 내려다보게 됩니다. 시간이 빨리 흘러 악몽 같은 경기가 끝나기만을 기다리듯 헛발질만 계속합니다. 농사일도 이와 같아 아내와 제가 머리를 맞대고 일하는 중에 정적이 감돌 때가 있습니다. 요즘처럼 밭이랑을 짓거나 여러 모종을 심는 일을 하루 내내 이어 하다보면 그렇습니다. 해야 할 일이 많습니다만, 심고 가꾸는 일은 대개 비슷한 일들의 연속이어서 지루하고 때론 짜증이 나기도 합니다. 코앞의 일에만 매달려 비지땀을 흘리는
타닥타닥 콩 볶는 것 같은 빗소리가 나자마자 아내가 비닐하우스 저쪽 끝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릅니다. 뱀이라도 나왔나싶어 부리나케 뛰어갔더니 “비 온다, 비 온다고.” 하면서 헤벌쭉 웃는군요. 제 의지와는 무관하게 반사적으로 약이 오릅니다. 제가 비 오는 날이면 대낮부터 막걸리 잔을 기울이고 노래나 흥얼거리기를 즐겼는데, 비닐하우스가 생기고서는 꼼짝없이 그 안에서 일해야 하니 고소하다는 웃음이겠습니다. 그게 무에 약까지 오를 일이냐 하시겠지만, 사연이 있습니다.아시다시피 대부분의 채소는 일 년 농사가 고작 6개
‘느림의 미학’으로 일컫는 ‘된장’, ‘고추장’, ‘식초’ 등은 말 그대로 느긋한 기다림이 절대적이다. 순간의 욕심으로 인해 언제든지 그릇된 결과물이 탄생될 수 있기에 주인장의 됨됨이는 장의 품질과 직결될 수밖에 없다.경기도 파주시 적성면에 소재한 ‘구본일 발효(대표 구본일)’는 철저한 기다림으로 최고의 장(醬)을 내놔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 고작 장(醬) 산업에 뛰어든 지 불과 6년 만에 제대로 된 발효 연구가로 입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