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가을 타나 봐” 가을 우울증!

“나 가을 타나봐” 수화기 너머로 이맘때쯤이면 친구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활동량이 많은 봄, 여름이 지나고 보니 어느덧 쓸쓸해 보이는 가을이 오고 나이는 한살 더 들어가게 되고 사람에 대한 회한과 자책 서글픔이 밀려온다.


가을이 되어 우울한 기분이 드는 증상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이는 단순히 가을 타는 것이 아닌 계절성 우울증이라는 이름으로 불려 지고 있다. 가을이 되면서 가을 탄다는 이름아래 만사가 귀찮고 무기력하며 우울해지는 가을 우울증. 하지만 이를 일시적인 증상이라고 생각하고 넘어가는 것은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가을 우울증은 계절성 우울증의 일종으로 일반우울증과는 다르다.

일반우울증은 수면을 취하기 어렵고 식욕이 줄어들지만 계절성 우울증은 오히려 잠이 늘고 식욕이 늘어난다. 아무런 이유 없이 짜증이 나고, 우울해지면서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 계절성 우울증으로 보아야한다. 일반우울증은 수면을 취하기 힘들지만, 가을 우울증은 잠에 관여하는 멜라토닌 호르몬이 늘어서 잠이 많아지고, 잠이 많아지면 두뇌 회전이 느리고 멍한 상태가 지속된다.
또한 이런 상태는 단 음식을 찾게 하고, 결국은 살이 찌게 된다. 이런 우울증은 대부분 가을에 시작되어 겨울에 극심해지다가 봄이 되면 거짓말처럼 사라지게 된다.

마음의 감기라고도 불리는 우울증은 치료를 받으면 감기처럼 나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되지만, 감기처럼 누구나 걸릴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전체 성인의 10~20%는 우울증을 경험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5~12%의 남성에게, 10~20%의 여성에게 우울증이 발생함으로써 여성에게 우울증 발생률이 더 높다. 전국민의 5% 정도는 치료가 시급한 우울증 환자이고, 20%정도는 살아가면서 한번 이상 우울증을 경험하게 된다.
특히 여성이 전체 환자의 60~90%로 남성에 비해 훨씬 많다고한다.  계절성 우울증은 특히 가을에 심해지는데, 가을에는 낮의 길이가 짧기 때문에 사람들이 더 쉽게 피로감을 느낀다.

증상은 달라도 모두 같은 병

사람들은 물고기가 많은 곳에서는 미끼만 던지면 월척을 낚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을 낚시는 실패로 돌아가기 싶다. 물고기들도 가을이 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몸을 움직이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도 마찬가지. 가을이 되면 “괜히 울적하고 아무것도 하기 싫어, 단것만 자꾸 먹고 싶네.” 등 가지각색의 증상이 나타난다. 이런 증상은 사계절 중 특정계절에만 나타나고 계절이 바뀌면 나아지는데 이것을 ‘계절성 우울증’이라고 한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기운이 없는 증상이 대부분이지만 음식을 많이 먹거나 단 음식을 찾기도 한다. 또 잠을 많이 자기도 한다. 보통 식욕이 없고 잠을 잘 잘수 없는 우울증과는 반대되는 증상이다.

가을에 계절 우울증을 앓는 사람이 많은 것은 햇빛의 양과 깊은 관계가 있다. 사람의 몸은 햇빛에 노출되는 시간에 따라 멜라토닌의 분비가 달라진다. 멜라토닌은 뇌에서 만들어지는 신경전달 물질로 빛을 감지해 몸의 생체 시계 역할을 한다. 생체 시계란 잠자는 시간, 밥 먹는 시간 등 다양한 생리 현상을 조절하는 몸속 시계를 말한다. 알람을 맞춰 놓지 않아도 밤이 되면 졸리고 아침에 저절로 눈이 떠지는 것은 모두 생체 시계 덕분이다. 빛을 많이 받으면 멜라토닌이 적게 분비되고, 빛을 적게 받으면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된다. 밤이 되면 저절로 잠이 오는 것도 빛이 적어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기 때문. 즉 빛이 적으면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어 졸음이 오고 몸이 나른해진다. 가을이 되면 여름에 비해 햇빛이 적기 때문에 멜라토닌이 많이 분비되어 나른함을 느끼는 것은 지극히 정상적인 반응인 것이다. 그래서 가을이 되면 잠이 많아져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기도 한다.

가을 타는 남자, 봄 타는 여자

가을이 되어 호르몬 분비가 달라지는 것은 남녀 구분이 없다. 그런데 유독 남자가 더 가을을 탄다고 이야기한다. 이것은 호르몬의 변화 중 멜라토닌이 여자보다 남자에게 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또한 ‘가을타는 남자’는 진화론으로도 설명할 수 있다. 원시 시대부터 남자는 주로 사냥을 통해서 먹을 것을 마련해왔다. 옛날에는 전기가 없었으므로 햇빛이 많은 여름에 주로 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갑자기 햇빛의 양과 시간이 줄어드는 가을이 되면, 사냥 활동을 할 수 없게 되어 무기력함을 느끼게 되는 것이다. 이런 남자의 신체 라듬이 오늘날까지 이어져내려온 것이다. 그래서 가을을 남자의 계절이라고 한다. 반대로 봄은 여자의 계절이다. 여자가 봄을 타는 것은 멜라토닌의 영향보다는 여자가 남자보다 시각과 후각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봄에 활짝 핀 꽃의 화려한 색이 시각을 자극하는 것, 또 꽃향기 그윽한 냄새는 뇌의 ‘변연계’로 직접 전달 되는데 변연계는 기억과 감정을 조절하는 곳이기 때문에 냄새가 감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 것이다.

계절을 타는 이유를 햇빛의 탓으로만 돌릴 순 없다. 감정은 친구들과의 관계, 가족문제, 건강상태 등 다양한 이유로 변하기 때문이다. 우울한 기분이 들 때는 이유를 천천히 생각해 보고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지나친 경쟁심이나 승부욕은 너무 높은 목표를 세우게 하고 목표를 이루지 못했을 땐 쉽게 좌절하게 만든다. 이럴 땐 적절한 목표를 세우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성실히 노력해야 한다. 하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일에 긍정적인 마음을 가진다면 계절이 바뀌어도 우울한 기분을 쉽게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계절성 우울증, 가을 우울증 극복하기

햇볕쬐기 - 일조량이 줄어들면 우울증이 증가한다. 세로토닌은 햇볕에 의해 생성되기 때문에 잠깐이라도 햇볕을 쬐어 세로토닌을 생성해야 한다. 휴식 시간에는 잠시 사무실을 나와 햇볕을 쬐어준다. 햇볕을 쬐면 세로토닌 분비는 물론 비타민D가 생성되기 때문에 우울한 기분을 조금은 해소할 수 있다. 10~14시 사이에는 자외선이 강하기 때문에 피하고 하루 2시간 정도를 3~4회 나누어서 햇볕을 쬐는 것이 좋다.

취미활동하기 - 가을에는 외로움의 강도가 커진다. 외로움이 지속되는 것 역시 우울감을 유발한다. 무언가에 열중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운동이나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에 새롭게 도전하면서 열심히 열중하면 그 과정에서 성취감과 기쁨이 우울감을 줄여준다. 또한 취미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사람들과 여러 가지 활동릉 하는 일은 우울증을 완화하는데 매우 중요하다.

운동하기 - 운동을 하는 것은 우울증에 큰 도움이 된다. 운동은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모두 우리를 튼튼하게 한다. 가볍게 산책을 하거나 조깅을 하는 것도 좋고 스트레칭을 하는것도 좋다. 스트레칭을 통해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쓰면 노폐물 배출 효과와 함께 기분이 한결 가벼워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대화하기 - 대화를 하는 것조차 무기력하고 짜증스럽겠지만 우울할 때에는 대화를 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우울한 기분이 들 때에는 혼자 묻으려고 하고, 혼자 해결하려 하는것보다는 주위 사람들에게 대화를 하면서 감정을 표출하는 것만으로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으며 이는 우울증에도 큰 도움이 된다.

비타민 D 섭취하기 - 비타민은 인체에 에너지를 생성하는 영양소이다. 비타민D는 햇볕을 쬘 때 생성되는데 우울증 치료에도 비타민D가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비타민D가 풍부한 음식을 통해 풍부하게 섭취해야한다. 비타민D는 우울증을 해소할 뿐만 아니라 골다공증, 치주질환, 당뇨, 암 등을 예방하므로 버섯, 우유, 계란, 고등어 등의 음식 섭취를 늘리는 것이 좋다. 

천연허브 놓아두기 - 천연허브는 각 식물의 향 성분을 오일로 추출한 것이다. 허브 오일을 통해 아로마테라피를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책상이나 침실 등에 기분을 안정시키는 허브 오일을 놓아둔다면 마음이 안정되고 가벼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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