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만여명 운집해 국회 비준 찬성 의원 낙선운동 경고


“농민에게 FTA는 사형선고다”
한미FTA저지 농수축산 비상대책위원회(한국농민연대, 농수축산연합회 소속 36개 농어민단체)는 지난 6일 서울 여의도 문화마당에서 ‘한미FTA 국회비준 저지 전국 농어민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논과 밭에서 오곡백과가 무르익어 한창 바쁠 시기에 전국 농어민 1만여명은 아스팔트 바닥에 모여 “한미FTA 국회비준 즉각 중단하라”며 울부짖었다.

▲ 생활개선 임원진(오른쪽부터 이미자 회장, 남옥희, 권영숙, 김정숙 부회장)이 집회에 참가해 한미FTA 중단을 성토했다.
이날 집회에 모인 농어민들은 ▲대책 없는 한미FTA 국회비준 즉각 중단 및 농업현안 해결 ▲밀실협상 의혹 진상규명을 위한 청문회 실시 ▲무차별적 FTA 추진 중단 및 통상절차법 제정 ▲퍼주기 조공외교, 이명박 대통령 미국 방문 규탄 등을 강력히 촉구했다.

한국농민연대 이준동 상임대표는 대회사를 통해 “위키리크스에 따르면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은 2014년 쌀 재협상을 당연시하고 있으며, 남경필 국회 외교통상위원장은 의원들이 농민들과 맞설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면서 “한미 FTA를 추진하려는 의원들을 절대로 용납하지 않을 것이며, 400만 농어민과 36개 농민단체가 똘똘 뭉쳐 한미FTA를 결사적으로 반대할 것이다”고 목청을 높혔다.

▲ 전국 여성 농어민들이 한미FTA 국회비준안 중단을 촉구했다.
이어 농수축산연합회 김준봉 상임대표는 “농민들은 땀으로 농사를 짓고 있지만 돌아오는 것은 치솟는 생산비와 수입 농산물 등으로 인한 빚더미다”면서 “농민들의 최소한의 생존권을 지키고 식량주권을 쟁취하기 위해 한미FTA로부터 우리 농업을 지켜내자”고 외쳤다.
이날 대회에 참가한 생활개선회 남옥희 수석부회장은 “이대로 한미FTA가 통과되면 우리나라 농업은 끝장이다”라며 “정부는 국민의 먹거리를 책임지는 농민의 말을 귀담아 듣고, 선대책 후체결을 해 농민들이 살 수 있는 길을 열어줘 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의문을 통해 한미FTA 저지 농수축산비상대책위원회는 “FTA를 통한 무차별적인 농어업개방은 농어업을 붕괴시키고, 농어업의 붕괴는 국가의 재앙이 될 수밖에 없다”고 전한 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 방문 때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개방이라는 선물보따리를 챙기더니 이번에는 한미FTA라는 선물보따리를 챙겨들고 있다”면서 “국익을 위한 외교가 아니라 퍼주기 조공외교인 방미를 반대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이날 성명서에서 “한미FTA의 국회비준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경우 지역구의원을 항의 방문하고 내년 총선에서 낙선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 한미FTA 국회비준 저지 위해 전국 각지에서 농어민 1만여명이 운집해 결의를 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이날 참가한 36개 농민단체 대표장들은 한미FTA를 규탄하는 글귀가 적힌 천을 찢는 퍼포먼스를 벌였으며, 집회 도중 무대 오른쪽에서는 농민들의 삭발식도 이어졌다.
또한 꽃상여를 만들어 장례식을 치르고 결의대회가 끝난 뒤에는 꽃상여를 앞세우고 여의도 공원에서 국회 앞까지 행진했으며, 국회의사당 앞에서 화형식을 진행했다.

이날 결의대회를 마친 농민들은 지난 10일 각 지역별로 한미FTA비준 저지를 위한 농민대회를 진행했으며, 12일 국회 앞에서 국회의원 결의대회 등을 통해 한미FTA 저지를 위한 목소리를 높여갈 예정이다. 
한편, 13일 방미를 앞둔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김황식 국무총리가 대독한 시정연설을 통해, 무엇보다도 한미FTA 비준동의안은 국가 경쟁력 측면에서 시급히 처리돼야 할 사안이라며 한미FTA 비준동의안을 빠른 시일 내에 처리해 줄 것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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