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여행> 


지은이 오주환·오석규 / 출판사 상상출판

<세계가 인정한 한국의 아름다움 한국의 세계문화유산 여행>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세계문화유산을 여행작가의 눈으로 꼼꼼하게 안내한다.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세계문화유산. 인류 전체를 위해 보편적인 가치가 있다고 인정하는 유산들을 중심으로 유네스코가 등재하는 문화유산이다. 그래서 각 나라의 문화와 역사를 대표하는 경우가 많다. 우리나라의 세계문화유산을 알아보는 일은 곧 우리나라의 고유한 문화를 이해하는 지름길인 셈이다.
 작가는 말한다. “저마다 살아가는 이유가 있듯 역사나 문화유산도 존재하는 이유가 있다. 어렵고 딱딱해서 접근하기 쉽지 않다고? 가벼운 마음으로 여행을 떠나보자. ‘어디로 갈까’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등을 고민하면 여행은 점점 어려운 존재가 된다” 세계문화유산 여행에는 왕도가 없다는 것이다.


<흑산(黑山)>           


               지은이 김 훈 / 출판사 학고재 

신유박해란 1801년 정월, 나이 어린 순조 즉위 후 섭정에 나선 정순대비의 명에 따라 천주교 신자들이 박해 받아 100여 명이 처형되고 400여 명이 유배된 한국 천주교 탄압사이다. 소설가 김훈은 “특별한 주인공이 없는 소설”이라 이야기한 것처럼 출신성분이 다양한 수많은 인물이 등장해 거대한 아수라장 같았던 당시의 시대상을 촘촘하게 담아내고 있다.

소설은 크게 두 개의 이야기 축으로 나뉜다. 정약전·황사영 등 당대 엘리트들의 행로와 마노리·육손이·길갈녀·강사녀 등 민초들의 길이다. 정약전은 흑산도에 유배되자 사실과 관찰의 세계에 빠져 어류도감 『자산어보』를 남긴다. 반면 민초들의 최후는 끔찍하다. 천주교 신자였다가 변절한 하급 무관 박차돌에게 쫓긴다.

20일 오전 간담회가 열린 서울 삼청동의 한 음식점에서 등산복 차림으로 나타난 소설가 김훈은 “이번 소설은 수많은 천주교 순교자, 그보다 더 많은 배교자(背敎者), 배교해서 삶을 찾은 사람들과 배교하고도 살아남지 못한 자들의 얘기”라고 했다. 또 “자유, 사랑, 인간의 영원성, 불멸성 등을 위해 목숨을 바친 사람들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소설에서 천주교는 그야말로 들불처럼 번진다. 그만큼 먹고 살기 어려웠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위정자들은 꿈쩍하지 않는다. 각각 왜적과 청나라라는 외부의 적을 상정했던 전작 『칼의 노래』나 『남한산성』과 달리 『흑산』의 적은 오직 내부로 향한다. 민초들을 괴롭히는 위정자들이다.
소설가 김훈은 “내 소설은 역사에서 소재를 취할 뿐 역사소설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지금이 조선시대라면 우리들은 순교자인가? 배교자인가? 역사를 거울이라 했다면 소설 ‘흑산’속에 나타난 오늘날의 현실, 천주교 박해를 통한 이 시대의 자화상을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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