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에 필요한 것은 경영마인드`

  
 
  
 
부산 기장군에서 저농약 배를 생산하는 <목곡농원>의 ‘행복지기’ 신현아 씨. 행복한 결혼을 꿈꾸는 나이 스물이 되었을 때부터 ‘농사꾼과 결혼하겠다’고 마음먹었던 신현아 씨는 원하는 대로 농촌 총각을 만나 밝은 농업의 미래와 가족의 행복을 일궈가고 있다.

“농원의 명의도 제 것이 아니고, 이제 농사경력이 4년밖에 안 되는 농가의 새내기 주부이지만 저는 남편과 함께 농사를 짓는 파트너란 점을 분명히 하고 싶었어요.”

그의 당당한 자신감은 스스로 ‘농사꾼’이 되겠다며 전문직업을 내팽개치고 한국농업전문학교를 선택했을 때부터 차곡차곡 쌓아온 것이다.

“농업에 미래가 없다고 생각했으면 선택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신 씨는 젊은 농업인들이 새로운 농촌의 변화를 위해 도전하고 실험한다면 어떤 직업보다 가장 보람찬 결과를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신현아 목곡농원대표 (1996년 조선대학교 유전공학과 졸업. 2003년 한국농업전문대학 졸업. 2004년 행복두배 목곡농원 홈페이지 오픈. 부산 농산물 쇼핑몰 입점. 2006년 농업인 홈페이지 경진대회 우수상 수상. 한여농 혁신인재 비즈니스 아카데미 교육 12월 수료예정)


농사꾼되겠다… 전문직 버리고 ‘한국농업전문학교’ 재입학

신현아 씨는 전라남도 장성이 고향이다. 조선대학교 유전공학과를 졸업하고 서울에 있는 폐수처리 약품회사의 ‘폐수분석 기술연구원’이 되었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전문직 일자리였지만 그는 ‘이 일은 내 평생직업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는 더 늦기 전에 ‘도전’이란 걸 선택했다. 3년 동안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수원에 있는 한국농업전문학교에 지원한 것.

공부 잘하고 서울에서 직장까지 잘 다니던 딸이 농사를 배우겠다며 다시 전문학교에 들어간다니 어머니 근심이 컸다. 친구들도 하나같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고집을 꺾지 않았고, 아버지의 든든한 격려까지 받으며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전공은 ‘채소’로 정했다. 가장 생활에 근접한 작물이기도 하고, 평소 관심이 많은 분야였기 때문이다.
그는 남편 최시훈 씨도 바로 이곳에서 만났다. 남편 최시훈 씨는 그보다 1년 선배로 ‘과수’를 전공하고 있었다.
직접 농사를 짓겠다며 한농전까지 졸업했으니 이것저것 직접 시도해보고 싶은 게 참 많았던 신현아 씨는 결국 자신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냈다. 홍보와 판매가 그것.

농협행사와 지역축제에 ‘배’를 직접 들고 나가 큰소리로 호객을 통한 ‘홍보’에 돌입하는 신현아 씨의 적극성은 언제나 ‘직거래 매출’로 연결이 된다.

젊은 농사꾼은 배우는 게 투자다

“지금 농업에 필요한 것은 바로 경영마인드입니다.”
신현아 씨 부부는 이를 위해 전국적인 ‘정보 네트워크’, ‘전문교육이수’ 등 젊은 농업인들이 장기적인 투자에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현재 남편 최시훈 씨는 동문회장을, 신현아 씨는 동문회 내 커플모임 회장을 맡고 있다.

동문회 등의 모임은 단순한 친목도모의 목적이 아니다. 농업에 대한 살아있는 정보의 루트를 개척하고, 자신들에게 필요한 교육을 직접 정해 강사를 초빙하는 등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같은 품목을 재배하는 사람들끼리 긴밀히 연결되다 보니 병충해, 새로운 기술, 시장정보 등이 정부 발표보다 빠르다. 게다가 귀농, 새로운 품종 개발 등에 관한 문의가 오면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일도 도맡고 있다. 게다가 귀농, 새로운 품종 개발 등에 관한 문의가 오면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주는 일도 도맡고 있다.

신현아 씨는 얼마 전 한여농에서 주최하는 ‘비즈니스 아카데미’를 다녀왔다. 신현아 씨는 교육장에서 만난 30여 명의 선배 여성농업인들을 통해 자신의 미래를 더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는 이번 교육을 통해 “농업의 미래는 네트워크와 정보공유임을 다시 한 번 확신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한농전을 통해 배출된 젊은 농업인재들이 그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믿는다.

유통구조 바꾸고 가공식품 개발하는 게 살 길

신현아 씨는 “유통구조만 개선해도 농가소득을 조금 더 올릴 수 있을 껏”이라고 말한다.
<목곡농원>이 출하하는 배의 50%는 전자상거래 즉 직거래로 유통된다. 처음엔 부산농업인기술센터 추천으로 ‘부산농산물 전자상거래몰’ 입점이 시작이었지만 최근에는 자체 홈페이지도 열었다. <목곡농원> 홈페이지(www.h2b.co.kr)는 2006년 농림부 주최 농업인 홈페이지 대회에서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신현아 씨가 또 하나 주력하는 것은 바로 ‘배즙’ 생산이다.
‘못생겨서 탈락한’ 배들을 모아 농장 한 켠에서 가꾸고 있는 오가피 등 한방재료와 함께 ‘배즙’을 만들었다. 지난해 이 배즙만으로 1천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목곡농원>은 얼마 전부터 ‘배나무 분양’을 시작했다. 부근 도시 사람들에게 한 그루당 10만 원에 분양하는데, 봉지 씌울 때, 배꽃 필 때, 수확할 때 찾아와 일손도 돕고 하루 놀다 가면 된다.
FTA를 앞두고 생산이력제도 실시 중이다. 지난해 도전했다가 중도에 포기했던 ‘무농약 배’ 생산도 다시 한 번 도전해 볼참이다.

신현아 씨는 한농전 2학년 필수 교과과정인 해외현장실습을 중국에서 마친 경험이 있다.
“중국은 땅만 넓은 게 아니에요. 그만큼 다양한 수준의 사람들이 살고 있어요. 고급 농산물 수요가 뚜렷하고 그 시장도 매우 큽니다.”

신현아 씨는 특히 국내산 ‘배’는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달고 물이 많아 시원한’ 배 품종의 우수성에 우리 농가의 재배기술이라면 중국 내수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가지원 전에 반드시 경영교육부터 마련해줘야

“농가지원책 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교육’입니다. 젊은 사람이 건방지다고 말할지도 모르겠지만….”
이 말을 꺼내는 신현아 씨는 지금까지의 농정은 한마디로 ‘퍼주기식 농정’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일단 주고보기식 지원금 제도로 농업인들이 빚에 대한 감각이 오히려 둔해졌다는 것. 일단 융자금이라며 목돈을 받으면 이걸 갚아야 할 돈으로 인식하지 못한다.

그러다 부채가 쌓여가고 정권이 바뀌면 선심성 ‘농가부채탕감’ 대상이 된다. 이렇게 ‘면제받는 것’에 익숙해져 습관화된 사람들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신현아 씨는 “최근 100% 지원금도 많아졌는데 이럴수록 제대로 된 사업계획서를 쓰게 하고, ‘경영’의 개념을 인식하도록 가르친 후 자금 지원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안복자 대표 성공 3계명

1. 공부해야 길이 보인다
미리 예측하고, 규모 있게 경영하지 않으면, 돈을 벌어도 새는 금액이 더 많다.
2. 도전을 두려워하지 말자
도전하지 않으면 성과도 얻을 수 없다.
3. 만족하라
얻는 것이 있으면 잃는 것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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