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듬고, 씻고, 채치고, 버무리고~

김장을 담그는 일은 우리 민족의 가을철 풍습 가운데 매우 정겨운 일로 기록된다. 겨울철부터 봄에 이르는 기간 동안 기본 반찬으로 매우 중요하다. 늦가을 배추를 거두어서 소금에 절여 물에 씻어두고 온갖 양념을 무채와 함께 버무려 배춧잎 사이사이에 속을 집어 넣는다.

특히 별다른 반찬이 없고 야채 구하기가 쉽지 않던 시절에 김장 담그는 풍습은 겨울나기를 위한 첫번째 큰일이었다. 김장을 담그는 법은 지역에 따라, 만드는 김치에 따라 매우 다양하지만 공통점은 이웃간에 품앗이로 함께 모여서 담소를 즐기며 공동으로 김장을 담갔다는 점이다.
가족들과 아니면 친구나 이웃들과 함께 정을 나누는 김장을 하고, 힘들지만 일년내내 먹을 김치통들을 김치냉장고에 차곡차곡 넣으며 주부들을 1년 김치걱정을 던다.
김장의 주재료인 배추와 신선한 양념들은 어떤 것들이 신선하고 좋은지 알아보도록 한다.



배추

1.5~2kg 정도의 크기가 적당하고 겉잎이 푸르며 속잎(속고갱이)은 노란 것일수록 맛이 있다. 푸른 잎에는 철분, 칼슘, 칼륨, 엽록소, 비타민 C가 많으며 노란 잎에는 비타민 A가 많고 고소한 맛이 있다. 속에 들어가는 갓과 미나리 등은 진한 푸른색으로 골라야 맛이 있고 영양가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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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추 알맞게 절이기
배추를 알맞게 절이는 것이 포인트로 뿌리쪽의 두꺼운 줄거리나 잎을 똑같은 염도로 절인다. 긴 통에 잘라놓은 배추를 수평으로 담고 뿌리쪽에 소금을 1큰술씩 얹어 배추를 쌓는다. 다시 그 위에 수평으로 한켜를 깔고 같은 방법으로 소금을 얹어나가 통을 채운다. 20%의 소금물을 통에 8할 정도 부은 다음 배추 위에 쟁반을 얹고 그 위에 물을 담은 큰 그릇을 얹어 놓는다.
이 상태로 겨울에는 24시간 정도 절이는 것이 적당하다. 배추에서 수분이 나와 배추가 소금물 속에 잠겨있는데 이것을 물에 3회 정도 씻은 후 체에 밭쳐 2시간 정도 물기를 빼고 사용한다.

소금

정제하지 않고 산지가 확실한 천일염을 쓰는 것이 맛있는 김치를 만드는 첫번째 비법이다.
좋은 천일염은 쓴맛이 나지 않고 살짝 단맛이 나면서도 짜다. 3년 정도 간수를 뺀 것이 좋은 것은 맞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다. 소금의 쓴맛은 염화마그네슘 때문인데, 간수를 뺀다고 염화마그네슘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이미 소금은 만들어지는 날의 날씨와 소금의 결정 시간 등에 따라 확정된다. 쓴맛이 나거나 김치가 쉬 물러지면 중국산일 공산이 크다. 중국산과 국산을 구분하는 간단한 방법은 손에 쥐었다가 펴 보는 것이다. 국산은 수분이 있어 손바닥에 잘 붙지만 중국산은 그렇지 않다. 소금은 입자가 굵고 보슬보슬한 것을 고른다.

고춧가루

추석 전후로 수확한 것을 햇볕에 말리고 곱게 빻은 태양초 고추가 최고다. 고추를 사다가 직접 빻아 쓸 요량이라면 크기나 모양이 일정하면서도 붉은색이 선명하고 윤기가 있는 것을 고른다. 태양초는 꼭지가 노랗지만 비닐하우스에서 말린 것은 꼭지가 퍼렇고 죽은 노란색을 띤 경우가 많다. 고춧가루를 구입할 때는 밝은 선홍색을 띠는 것이 좋다.
매운맛을 내는 캡사이신은 식욕을 좋게 하고 항산화 작용을 한다. 고춧가루는 김치에 사용하는 젓갈의 비린내를 잡아 주고 젓갈지방의 산패를 막아 줄 뿐 아니라 젓산균 발육을 좋게 한다.

생강

쪽이 굵고 굴곡이 적으며 육질은 단단하고 진한 황토색을 띠는 것이 좋다. 한덩이에 여러 조각이 붙어 있는 것으로 고른다. 껍질을 벗겨 파는 생강은 껍질이 잘 벗겨지라고 물에 담가 놓기 때문에 맛이 싱거울 수 있다.
음식의 독을 해독하고 식중독과 생선의 비린내를 제거할 뿐 아니라 특유의 풍미를 더한다. 대장 속의 유해균과 항암물질을 배출시키는 역할도 한다.

마늘

모양과 크기가 일정한 육쪽마늘이 좋다. 들었을 때 알이 단단하고 묵직하며 겉껍질은 하얗고 윤기가 있는 것으로 고른다.
깐마늘을 구입할 경우는 알이 작고 마른 것보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것이 제격이다. 마늘 속의 알리신 성분은 살균작용을 하며 비타민B1의 흡수를 높이고 소화기 계통의 기능을 활성화시킨다.

쪽파

김장에는 주로 대파보다 쪽파를 많이 사용한다. 미끈거리는 진액이 대파보다 적기 때문인데 김치로 만들어 놓으면 씹는 맛도 일품이다.
뿌리부분은 굵고 통통하며 흰 부분인 연백부가 길어야 좋고, 초록색 잎은 부드럽고 탄력이 있는 것이 괜찮다. 비타민C가 토마토의 1.5배나 되며 비타민A와 각종 무기질도 고루 함유하고 있다.

젓갈

김치에 사용하는 젓갈은 새우젓, 황석어젓, 멸치젓과 조기젓 등이다. 최근에는 비린내가 나지 않는 생선으로 만든 액체육젓을 이용하기도 한다.

- 새우젓 : 김장용으로는 음력 6월에 담근 새우젓이 가장 좋다. 어떠한 김치에도 잘 어울리는 가장 일반적인 젓갈이다.

- 조기젓·황석어젓 : 국물이 많고 노란기름이 많은 것이 좋다. 김장에 쓸 때는 살을 저며 배추소에 넣고 머리와 국물은 달여서 멸치젓과 함께 김치국물로 사용한다.

- 멸치젓 : 중간크기의 붉은빛이 도는 것이 좋다. 전라도에서 많이 사용하는 젓갈 중의 하나. 고들빼기나 갓김치에 넣으면 잘 어울린다.

- 액체육젓 : 비린내가 적은 광어, 민어, 병어 등의 흰살생선을 오랫동안 발효시켜 달이거나 끓이지 않고 그대로 김치를 담글 때 사용한다.



오늘은 김장하는 날!
지역별 재료에 따라 김치 종류·맛 다양해


일년 중 가장 다양한 종류의 김치를 즐길 수 있는 계절은 겨울이다. 지역에 따라 봄부터 가을까지 수확한 각종 농작물과 수산물, 발효식품 등을 활용해 특색 있는 김치를 담그기 때문. 지역마다 토양과 기후 등 자연환경이 다른 만큼 김치에 들어가는 맛내기 재료도 각각이다.


서울 - 배추김치
서울은 조선시대부터의 도읍지로 오랜 기간 문화 생활의 중심지였기 때문에 김치도 궁중에서 많이 먹던 김치를 중심으로 발달하였다. 궁중음식으로 고춧잎깍두기, 오이소박이, 장김치 등이 독특하였으나 요즈음은 여러 지방의 사람들이 모여살므로 이외에도 아주 다양한 종류의 김치들이 많이 있다.
종류 : 배추김치, 오이소박이, 나박김치,백김치, 열무김치, 동치미, 깍두기, 갓김치, 섞박지, 보쌈김치, 장김치

전라도 - 가지김치
전라도는 전국에서 가장 음식이 맛있고 다양하기로 유명한 지역으로 짜고 매운 맛의 음식이 많다. 조기젓·밴댕이젓·병어젓 등 젓갈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고 참깨와 계피가루를 넣어 독특한 향과 쌉쌀한 맛을 내기도 한다. 멸치젓국을 많이 써 색깔은 탁하지만 깊은 맛이 있으며 채소를 다양하게 골고루 사용한다. 갓김치와 고들빼김치는 이 지방의 대표적인 김치로, 특히 고들빼기를 소금물에 절여 쓴맛을 우려낸 다음 젓국과 고춧가루를 많이 넣고 담그는 고들빼기김치는 그 독특한 향과 맛이 입맛을 살려준다.
종류 : 가지김치, 부추김치, 고추김치,고구마줄기김치, 콩나물김치, 배추김치, 갓김치, 우엉김치, 고들빼김치, 깍두기

경기도 - 총각김치
경기도지리적으로 중간에 위치한 경기도의 김치는 모양이 화려하고 풍요롭다. 그리고 서해의 풍부한 해산물과 동해산간지방의 산채와 곡식재배가 어우러져 김치의 맛과 종류 또한 매 우 다양한 것으로 유명하다. 젓갈은 새우젓·조기젓·황성어젓 등 담백한 것을 많이 쓰고 생새우·생태·생갈치 등을 넣기도 하며, 멸치젓을 쓰기도 한다. 간은 짜지도 싱겁지도 않게 하기 때문에 먹기 좋다.
종류 : 총각김치, 백김치, 동치미, 보쌈김치, 비늘김치, 고구마줄기치

충청도 - 나박김치
충청도 충남지역의 해산물과 충북지역의 야채가 함께 어우러진 충청도의 음식은 소박하면서도 담백한 것이 특징이다. 충청도의 김치는 젓국을 많이 쓰지 않고 소금만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며, 배추와 무를 주재료로 김치를 담글 때 삭힌 풋고추, 미나리, 청각 등을 함께 넣기도 한다. 그리고 표고버섯을 채썰고 배·밤 등의 재료를 넣어 은근한 맛이 우러나오도록 담그기도 한다.
종류 : 나박김치, 가지김치, 장김치, 열무김치, 갓김치, 총각무동치미

경상도 - 깻잎김치
경상도의 음식은 고춧가루와 마늘을 많이 사용하여 얼얼하고 맵게 만드는 것이 특징으로, 김치도 진한 젓갈맛과 매운맛이 강하게 느껴진다. 그리고 따뜻한 기후 때문에 김치가 쉽게 시어지므로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금간을 짜게 하고, 국물이 없으며 양념이 비교적 적다. 젓국으로는 멸치젓을 달여서 삼베로 걸러 국물만 쓰고, 갈치속젓을 넣어 맛을 내기도 한다. 부추김치와 우엉김치는 경상도 지방을 대표하는 별미김치이다.
종류 : 깻잎김치, 가지김치, 부추김치, 우엉김치, 고들빼기김치, 미나리김치, 파김치, 무말랭이김치, 비지미

강원도 - 해물김치
강원도산맥을 중심으로 산간지방과 해안지방으로 나뉘어진 강원도는 소박하면서도 먹음직스러운 음식들이 많다. 산간지방에서는 고기와 생선을 많이 쓰지 않고 야채로만 만드는 음식이 많은 반면, 해안지방에서는 해물을 많이 넣어 싱싱한 해물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들이 많다. 창란젓깍두기·채김치·동치미·가지김치·해물김치 등의 김치가 유명하고, 특히 각종 해물을 듬뿍 넣어 담그는 해물김치는 이 지방의 별미로 손꼽힌다. 해물김치에는 동해바다에서 많이 잡히는 생태, 물오징어, 낙지 등의 해물을 많이 넣기 때문에 단백가가 높다.
종류 : 동치미, 가지김치, 해물김치

제주도 - 나박김치,해물김치
제주도는 섬이라는 특성과 어울리게 김치에 해물이 많이 들어가고, 국물을 넉넉히 부어 담그는 김치가 많다. 우리나라 제일 남쪽에 위치하여 한겨울에도 싱싱한 채소를 구할 수가 있기 때문에 김장도 많이 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겨울 김장 맛에 물리면 눈 속에서 자라는 재래종 배추의 줄기나 꽃봉우리로 동지김치를 담가 일찍이 봄의 미각을 즐긴다고 한다. 물김치에 전복을 큼직하게 썰어넣고 담그는 전복김치가 있다.
종류 :해물김치, 나박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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