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광장서 성남 농심 표출…범국민대회 개최


한미FTA 비준안이 지난달 22일 국회에서 직권상정 강행 처리된 가운데 이를 규탄하는 시위가 서울 도심에서 이어지고 있다.

이에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와 민주당·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잔보신당·국민참여당 등 양5당은 지난달 24일 서울 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한미FTA 비준 무효’를 주장하는 범국민대회를 열었다.

전국에서 상경한 3000여명(대회주최 추산 7000명)의 농민들은 “날치기 처리된 한미 FTA 비준안은 무효”라며 “비준안을 기습적으로 통과시킨 정부와 한나라당을 내년 총선에서 심판 하겠다”고 성남 농심을 표출했다.

이준동 한국농민연대 상임대표는 대회사에서 “지난 20세기동안 농업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있는 힘껏 지원해준 미국의 농업과 한국의 농업이 경쟁하는 것은 어른과 아이의 싸움”이라면서 “그런데도 농업을 말살시키려는 한미FTA를 그것도 기습적으로 처리하려는 이 정부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정치발언을 통해 “지난10월6일 여의도에서 1만여명 농민들이 모여 한미FTA 비준안에 대한 1차 경고를 했고, 이후 10월28일과 11월4일에 2차, 3차 경고를 했지만 국회는 이를 무시하고 지난달 22일 농민들을 죽이라고 하는 사망선고를 내렸다”면서 “이제는 촛불이 아닌 횃불을 들고서 투쟁해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연대발언에 나선 정동영 민주당 최고위원은 “협정문 24장 5조에 따르면 협정 당사자가 상대에게 서면으로 조약의 무효를 통보하면 6개월 뒤 협정의 효력이 정지된다”며 무효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뒤, 전날 경찰이 영하의 날씨에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쏜 것을 두고 “어제 모자 쓴 여학생의 머리에 얼음꽃이 핀 것을 봤다”며 “추운 날씨에 물대포를 쏘는 것은 기본권을 유린하는 행위로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은 날치기 처리함으로써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겠지만 2라운드는 이제 시작”이라며 “대통령의 비준안 서명을 막아야 하고 이를 거부하면 자리에서 내려오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맹공을 퍼부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30분께 서울광장 인근의 을지로, 명동, 종로 일대에서 가두행진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경찰과 대치하는 등 긴장이 고조됐으나 큰 충돌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와 함께 이날 한미FTA저지범국민운동본부는 결의문을 통해 “한미FTA는 이 땅의 식량주권을 지키고 있는 400만 농민을 몰락시키고 한국농어업을 말살하는 농어업말상 협상”이라면서 “대한민국의 미래와 한국농어업에 사망선고를 내린 한나라당과 151명의 매국노들의 이름을 분노로 가슴에 새길 것이며, 역사와 국민이 심판을 내릴 것”이라며 결의를 다졌다.

한편, 지난달 29일 이명박 대통령이 한미FTA 14개 이행법안에 서명함으로써 비준을 위한 절차를 모두 마쳤으며, 이달 초 FTA 이행 점검을 위해 각각 상대국의 법령 등을 검토하는 ‘발효협상’에 들어갈 예정이다. 양국 정부는 내년 1월 1일 발효를 목표로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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