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게 띄운 황토빛깔 메주로 건강한 세상 만들어요”

온 집안을 구수한 냄새로 물들이고, 따뜻한 아랫목을 모두 내주어 몸은 시리지만 마음만은 포근하게 해주었던 메주. 새끼줄을 꼬아 처마 밑에 대롱대롱 달아두면 금덩이라도 달아둔 것처럼 부자가 된 것 같았다.
이맘때쯤이면 예쁘게 모양낸 메주들이 집집마다 매달려 있어야 하지만 생활양식의 변화로 집에서 메주를 쑤는 것이 점차 줄어들고, 겨울철 아랫목을 차지하던 메주의 모습도 사라져가고 있다.
경남 진주시 문산읍에 위치한 ‘건강세상’ 강정자(69) 대표는 우리의 것을 지키고 계승하기 위해 전통방식을 고수하며 메주를 만들고 있다.

강정자 대표는 “우리 세대는 대부분 집에서 만들어서 먹었기에 메주가 익숙하지만 요즘 세대들은 된장이 뭔지 메주가 뭔지 모르는 사람들도 많다”면서 “우리 먹거리를 지키기 위해 전통방식을 고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렸을 적 어머니와 함께 메주를 만들며 어깨 넘어 배웠다는 강정자 대표. 어머니의 손맛을 고스란히 담기 위해 ‘건강세상’의 메주는 특별함이 아닌 건강과 전통, 무엇보다 정성을 담았다.

강정자 대표는 “동짓달, 가마솥에 장작을 때 메주콩을 푹 삶아 모락모락 김이 나는 메주콩을 절구에 찌고 예쁘게 메주를 정성으로 빗는다”면서 “통풍이 잘되는 곳에 꾸덕꾸덕 메주를 말리고 벽을 황토로 만들고 바닥은 옥을 깔아 만든 발효실에서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띄우면 안에까지 잘 발효 된다”고 말했다.
고운 황토 빛깔을 뽐내며 잘 발효된 ‘건강세상’의 메주는 없어서 못 팔 지경이다. 사업장을 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홈페이지도 없지만 진주시에 파다하게 입소문이 퍼져 작년에도 메주가 금방 동이 났다고.
지금도 최고의 메주 맛을 뽐내고 있는 강정자 대표지만 아직도 더 맛있고 현대인의 입맛에 맞는 맛을 찾기 위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강정자 대표는 “메주를 띄우는 것은 온도와 시간이 가장 중요해 온도계와 타이머로 정확한 시간을 기록하며 최상의 맛을 찾기 위해 아직도 노력하고 있다”면서 “지금의 메주도 콩을 몇 번 버리며 실패를 거듭해 얻어낸 결과물이다”고 전했다.
이어 “연구 자료나 책 등 여러 매체에서 좋은 방법이 나와 있어 많이 보고 접해보는 것이 좋다”면서 “하지만 무조건 따라 하기보다는 나만의 방법과 접목해 보고 내 것으로 만들어 사용해야 한다”고 장류 일감갖기 사업을 하고자 하는 여성농업인들에게 조언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 강정자 대표는 “문산읍에 이주여성이 많은데, 내년 메주 쑬 때와 김장할 때 ‘건강세상’으로 이주여성들을 초대해 함께 만들며 우리 전통 요리를 한가지라도 더 가르쳐주고 싶다”고 전한 뒤 또한 “맛있게 띄운 청국장으로 청국장 농가맛집도 운영해 보고싶다”며 앞으로의 당찬 포부도 밝혔다.
한편, 강정자 대표는 7대 생활개선경상남도연합회장과 5대 생활개선중앙연합회 부회장을 역임했으며, 진주맛집으로 유명한 25년 전통 원조삼계탕집인 ‘성심농원’의 대표이기도 하다.

주소 : 진주시 문산읍 부동 1000-3
전화 : 055-761-5283, 018-558-5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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