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농가들 너무 힘들어 지금도 적자, 대책 세워달라”

“솔직한 말로 축산농가는 다 죽게 생겼는데 이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네에...”
경북 예천군은 회룡포와 삼강주막 등 볼거리가 많아 경북 북부권의 여행지로도 손꼽히는 곳이다. 이뿐만 아니라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한우고기와 돼지갈비의 맛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3일 만난 성우농장 이성우 대표(49·한우협회예천군지회장)는 소를 키우며 올해만큼 힘에 부치는 때가 없다고 했다. 12년째 소를 먹이고 있지만 올 해는 현상유지도 겨우 할 뿐이라고.

이 대표는 동네에서는 지천명을 바라보는 나이지만 아직 청년으로 불릴 만큼 기력이 좋다. 하지만 갈수록 치솟는 사료값 때문에 소를 계속 먹여야 할지 고민이 깊다. 얼마 전 한·미 FTA협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되면서 이 대표를 포함한 축산농가의 불안감은 점점 커져가고 있다.

“소 키우는 사람들은 굶어죽는데 텔레비젼에서는 미국산 쇠고기 먹으라고 광고 때리고, 시체말로 자동차 팔아 돈 벌었으면, 논농사직불제처럼 소·돼지 먹이는 사람들한테도 축산업직불제 같은 거 해줘서 먹고살게 해 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그는 이어 “지난해 구제역이 발생해 백신 접종을 했는데, 한우협회에서는 하지 말자고 했다. 그러나 정부에서 백신 접종을 했는데, 그 뒤부터 쇠고기 값이 내려갔다. 소비자들은 백신 접종한 소를 먹으면 인체에 영향이 있을까 싶어 고기를 먹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50두 이상의 농가는 50% 자부담에 자가접종을 실시하고 50두미만 소규모 축산농가는 관내 공수의사 10명을 접종지원반으로 편성해 수의사가 직접 접종하고 있는데 이 역시 형편에서 다소 맞지 않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그에 의하면 현재 국내 한우농가 16만호 가운데 50마리 이상 키우는 전업농가는 8.3%에 불과한데 대부분 경쟁력이 낮은 부업 농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라 한우도 양돈처럼 전업농에 대한 지원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미FTA 협정과 적정사육두수에 관해서도 성토했다.

“한미FTA 사전에 대처하지 못해서 곪아 터진 것으로 이전에 적정 두수를 유지했으면 문제가 없다”면서 “일본은 암소 두수를 적정두수를 줄여 왔는데 우리는 문제가 터지고 나면 대책을 세운다고 호들갑이니, 호미로 막을 일을 불도저로도 못 막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에 따르면 최근들어 은퇴한 퇴직자들이 정부의 보조를 받아 소를 먹이다보니 몇 년 사이에 두수가 20~30% 증가했는데 이 역시도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축산법 개정에 따라 축산물 허가제가 도입돼 마음대로 축산업을 영위할 수 없고, 축산물 허가제 도입에 따라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교육을 받는 등 일정한 자격요건 갖춘 사람에 한해 축산업 허가가 내려진다.
끝으로 “그는 사육두수 감축에는 농업인들의 각오도 뒤따라야 한다”면서 자성의 노력도 필요함을 이야기했다.

“한우농가들은 사육두수 감축에 동참하고, 정부는 이에 맞춰 암소도태자금 지원을 늘려서 농가들 기반이 흔들지 않도록 딱 잡아줘야 해요. 정부는 또 캐나다산 쇠고기까지 들인다고 하는데 이런것들 말고 군납 같은데서 수입산 말고 한우 먹도록 해줘야 서로가 편하게 먹고 살 수 있어요. 안 그러면 축산농가들 소 끌고 청와대 들이닥치는 거 불 보듯 뻔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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