볏짚과 왕골로 전통문화 맥 이어가기 위해 노력
영주시연합회 소속으로 전통을 이어가는 소백산 짚신회는 지난 2008년 생활개선회원 4~5명으로 발족했다.
이들은 남자들이 주로 하는 짚신공예를 여성농업인들의 섬세한 손길을 활용하면 더 아름다운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으로 시작해 지금까지 100여점의 작품을 만들어 냈다.
짚신회가 처음 조직됐을 때는 짚신공예에 대한 정보도 부족하고,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공간마저 없어 비닐하우스에서 얼은 손 녹여가며 활동을 시작했다. 하지만 지금은 20명의 회원들과 함께 어엿한 전용 공간에서 마음껏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
김정희 분과장은 “짚공예는 우리 농산물에서 나오는 부산물로 작품을 만드는 활동”이라면서 “흔히 보이는 재료로 농가소득도 창출하고, 전통도 이어가는 두 가지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작은 비닐하우스에서 했지만 지금은 시청에서 지어 준 건물에서 편안하게 작업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영주시 조암동 파머스마켓 맞은편에 위치한 건물은 1층은 마을 경로당으로, 2층은 소백산 짚신회의 작업장으로 꾸며져 있다.
특히 이들은 볏짚뿐만 아니라 왕골로도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데 지난 해는 영주시농업기술센터의 도움으로 왕골씨를 심고, 직접 재배한 왕골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김창란 영주시농업기술센터 담당자는 “농업기술센터에서는 소백산 짚신회가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에 도움을 주기위해 강화도에서 왕골씨를 들여왔다”면서 “짚공예가 인견, 인삼, 사과에 이어 영주시를 대표하는 또 하나의 자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짚공예 작업이 쉬운 것만은 아니다.
볏집과 왕골로 작품을 만들다 보면 손목은 저려오고, 지문이 없어질 정도로 신체적인 아픔도 따른다.
여호영 회원은 “지금 내 나이가 65세인데 작품을 만들다보면 육체적으로는 안 아픈 곳이 없다”면서 “하지만 여기서 스트레스도 풀고, 회원들하고 정을 나누다보니 정신적으로는 오히려 젊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소백산 짚신회는 짚공예를 더 알리고 발전시킬 수 있는 방안도 계획하고 있다.
김정희 분과장은 “영주시와 농업기술센터와 연계해 우리가 생산하는 짚공예품들이 영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판매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면서 “지역 축제때 전시 홍보하는 것을 비롯해 홈페이지 개발과 체험학습 준비 등 다양한 생각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 예로 복조리는 중장년층들에게는 복(福)을 바라는 마음의 향수를, 젊은 층과 어린 아이들에게는 전통문화를 인식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들의 생각이다.
또 판매 수익금이 늘어난다면 지역발전을 위해 사용할 뜻도 갖고 있다.
바쁜 농사일에도 불구하고 우리 농산물 부재료로 농촌을 지키고, 문화를 이어나가면서 자신들의 내면을 살찌우는 소백산 짚신회의 아름다운 행보가 주목된다.
성낙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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