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을 실은 하모니로 힘과 쉼터가 되어드리겠습니다”


“사랑의 꽃비 내리면 보고픈 추억의 사랑/고이고이 내 가슴속에 소중히 간직한 사랑/사랑의 꽃비 맞으며 뜨겁게 사랑한 사람…”<꽃비 여인-정정아>

매주 화요일, 목요일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 옥산면사무소 2층 강당에서는 옥구슬이 굴러가는 듯 아름다운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기자가 찾아간 지난 6일에도 한적한 시골 동네에 가수 정정아의 ‘꽃비 여인’이 반가운 봄비와 함께 퍼져가고 있었다.
이 아름다운 소리의 정체는 바로 군산시를 넘어 전국에서 그 실력을 인증 받은 ‘옥구슬합창단(단장 배광순)’의 하모니이다.

옥구슬 합창단은 군산시 옥산면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스타이다. 그런데 이 숨은 진주가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제1회 노래하는 농부들 합창 경영대회’에 출전하면서 부터이다.
지난해 11월 10일 농촌진흥청에서 개최한 최고 농업인합창단을 선발하는 ‘노래하는 농부들 합창 경연대회’가 있었다. 이날 대회에는 강원도 횡성의 ‘울림청가’, 충남 부여의 ‘굿뜨래’ 등 엄선된 7팀이 출전했지만 옥구슬합창단은 이런 쟁쟁한 상대들을 제치고 독보적으로 대상을 차지했다.

배광순 단장은 “김미정 소장(군산시농업기술센터 옥산면상담소)의 적극 추천으로 참여했다”면서 “그저 단원들과 함께 즐거운 추억하나 만들어보자는 생각으로 참가했는데 생각지도 않게 큰상을 받게 돼 기쁨이 배가 됐다”고 말했다.
대상을 거머쥔 이후 옥구슬합창단에게 공연요청 문의가 여기저기서 들어오고 있다. 그런데 처음 창단된 5년 전만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고 한다.

영농과 집안일로 쌓인 스트레스를 풀 곳이 없는 여성농업인들을 위해 군산시농업기술센터에서 옥산면에 노래강좌를 개설했지만, 조용한 시골 마을에서 여자들이 모여 노래를 부르는 것을 못마땅해 하는 사람들이 적잖게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반대도 잠시. 합창단 활동을 통해 옥산면에 활기가 생기고, 여성농업인들에게 합창단 인기가 파다하게 퍼지면서 옥구슬합창단은 금세 활성화가 됐다.

김민정 강사는 “5년 동안 단원들을 지켜보고 합창대회도 같이 준비했는데, 그때나 지금이나 단원들이 열성적으로 배우고 있다”면서 “면사무소에서 멀리 사는 분들도 많이 계시는데 꼬박꼬박 빠지지 않고 참석해주고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단원들의 갈고 닦은 노래 실력은 지역축제에서 축하공연 가수로 초청되며 유감없이 발휘되고 있다. 또한 이 실력은 공연장뿐만 아닌 더 값진 곳에서 발휘되고 있다. 매년 2번씩 요양원에 찾아가 공연을 하며 웃음을 선물해 주고 있는 것이다.

배광순 단장은 “요양원에서 공연을 할 때 무표정으로 있던 노인분들이 웃으며 노래와 율동을 따라하는 것을 보면 합창단을  하는 것에 보람을 느낀다”면서 “올해도 요양원을 찾아가 공연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한 “앞으로도 전국에 유명한 합창단이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며 “농업인이 부르면 언제든지 달려가 힘이 되어 드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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