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원 제 편집국장
여성농업인신문



계절의 여왕 5월이다.
농촌에서도 5월은 그 어느 때보다도 바쁜 시간을 보내는 시기이다. 밭갈이에 못자리 등 농사일로 하루해가 짧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렇게 많은 일자리가 널려있는 농촌에는 일손이 부족하다.

실업대책의 하나로 시행되고 있는 ‘희망근로 프로젝트’는 그렇지 않아도 부족한 농촌의 인력난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고, 농번기와 겹치면서 농촌 인력이 대거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물론 농번기 농촌 일손 부족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현재 농촌에서는 남자는 7만~10만원, 여자는 5만~8만원의 인건비를 지급해도 제대로 된 일꾼을 구하기가 어렵다고 한다. 고령인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농촌인력이 힘든 농사보다는 대우가 좋은 희망근로 쪽으로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희망근로자는 일당 3만6천원과 휴가 및 4대 보험까지 보장하고 있다. 그렇다고 희망근로 프로젝트가 청년 일자리 창출을 통한 실업난 해소라는 당초 취지에 부합한 것도 아니다.

농촌에서 듣기 힘든 소리가 젊은 사람들의 부부 싸움하는 소리와 아기 우는 소리라 한다. 그 만큼 젊은이들과 아이들이 없다는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표현한 것이라 하겠다.
우리 농촌이 어느새 고령화가 돼 농촌일손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가 돼버렸다.

도시 한쪽에서 새벽마다 열리는 인력시장에서도 농촌일자리는 인기없는 직종에 속한다고 한다. 일의 강도에 비해 수입은 그에 미치지 못한다는 이유에서이다. 그렇다 보니 이제 농촌의 일자리도 서서히 외국인 노동자에게 그 자리를 내어주는 듯하다.
주변에서는 농사를 짓는 사람들이 외국인 노동자를 데려와 일을 시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물론 이런 농촌일손의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대학생들의 농촌봉사활동이라던가 기업체와 농촌마을의 자매결연으로 1사1촌 활동으로 농사일을 도와주고는 있지만 이것 또한 일회성 이거나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행사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일부에서는 농촌일손이 부족한 대신 대부분의 작업들이 기계화가 되었으니 일손이 크게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맞는 말이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농업의 기계화다 뭐다 해서 대부분의 작업이 기계화로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기계화 작업들도 전부 인력을 사거나 기계를 부릴 줄 아는 사람을 겨우겨우 예약을 해야만 쓸 수 있기에 농업인들의 고충은 더 커지는 것이다.

지난 1970~1980년대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미명아래 젊은이들은 전부 도시로 빠져나갔다. 그리고 이후에도 평생을 농사꾼으로 살아온 우리네 부모들은 자식들이 대를 이어 농사짓는 것만을 막으려 열심히 가르쳤고 도시로 올려 보냈다. 그 결과 오늘날 젊은이들 하나 없는 농촌이 되어 버린 것이다.
언제부터 이렇게 우리농업이 천덕꾸러기가 되어 버린 것인지. 젊은이들이 살 수 있는 농촌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야 우리나라 농업의 미래가 있다.

은퇴 후 자연과 함께 하려고 귀농하는 그런 귀농이 아닌 젊은이들이 미래와 비젼을 갖고 귀농해 정착할 수 있는 그런 농촌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젊은이들이 다 떠난 농촌마을에 농사는 누가 지어야 할지를 걱정해야하는 시대가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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