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 부는 악기 배우기 열풍…1인 1악기 시대

대한민국에 악기를 배우려는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사회경제학자들은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에 이르면 나타나는 여러 현상 중의 하나가 자아실현을 위해 취미 생활을 확대하게 되고 그 중 하나가 악기를 배우는 일이라고 설명한다.

문화인류학자들은 최근 불어 닥친 ‘세시봉’ 바람과 각종 오디션 방송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내재돼 있던 음악 향유에 대한 욕구를 자극한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집안에 먼지만 쌓여가는 악기가 있다면, 맘 먹고 다시 배우고 싶은데 마음만 가득하다면 주목하자. 1인 1악기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대한민국! 악기 배우기 열풍 현장을 찾아가보자.

무료한 삶은 이제 그만!
즐거운 인생 1인 1악기 시대 


최근, 연령과 직업을 불문하고 악기를 배우려 하는 사람들이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의 높은 인기, 그리고 통기타 세대의 부활 등 다양한 이유가 존재한다. 좋아하는 가수의 공연을 가는 것이 옛 방식이라면, 현재는 악기를 사 스스로 연주하자는 욕구가 더 커졌기 때문이다.
 
가장 많이 배우는 악기는 기타

악기 배우기 열풍 속에 가장 사랑 받는 것은 기타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에서 지난 해 8월 직장인 455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6.5%가 현재 악기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 중에서 44.1%가 기타를 배운다고 답했는데, 악기를 배우는 직장인 5명 중 2명은 기타를 배우는 셈이다. 1년 사이, 어쿠스틱 기타는 154%, 전자기타는 98.6%나 수입액이 늘어났다는 점도 기타의 인기를 반영한다. 기본적으로 기타는 다른 악기보다는 중심축에서 혼자 해낼 수 있는 자주적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선호되기도 한다.

 악기 배우기 열풍으로 요즘 들어 악기상가들도 호황을 누리고 있다. 서울 종로의 한 기타 전문점에는 기타를 배우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방문이 늘면서 자연스럽게 매출도 늘어났다. 작년과 매출을 비교하면 약 300%의 매출이 증가했다고 한다. 통기타, 클래식 기타, 일렉트릭 기타 등 종류에 따라, 목적에 따라 기타의 가격은 천차만별! 전문가는 입문자라면 20만원 안팎의 가격대에서 고르는 것이 좋다고 한다.  
한편 기타와 비슷한 모양새를 가진 우쿨렐레의 인기도 높아지고 있다.



악기 이제는 다양화 시대

일반적으로 악기를 배운다 하면 피아노, 기타, 색소폰, 바이올린 등등이 주류를 이뤘던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들 외에 독특한 악기가 다뤄지기 시작했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우선은 우쿨렐레라는 악기의 인기가 열풍 수준이다. 포루투칼계 폴리네시아인들이 사용하는 이 악기는 기타처럼 생겼지만 크기가 작고 현도 4줄에 불과하다. 6개의 줄을 가진 기타에 비해, 줄이 4개밖에 없어 비교적 연주하기가 쉬우며 짧은 시간 안에 여러 곡을 연주할 수 있어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하와이 말로 ‘벼룩이 뛴다’는 뜻을 가진 우쿨렐레는 그 이름에 걸맞게 통통 튀는 소리가 매력적인 악기다. 기타에 비해 배우기가 쉽고 휴대가 간편하다는 이유 때문에 젊은 층 사이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몇몇 우쿨렐레 인터넷 동호인 카페의 경우, 회원 가입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아코디언과 첼로, 플루우트 등의 인기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남녀노소로 확산

우쿨렐레와 기타가 젊은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과 비교되게 남자 중장년층은 색소폰과 아코디언을 많이 찾고 있다. 악기를 배우는 층은 종전에 진학이나 취업을 위해 전문적으로 배우려는 부류가 대부분이었지만 요즘은 취미로 배우는 이들이 크게 늘었다.
연령층도 다양화 돼 50대나 60대가 악기를 배우기 위해 학원을 찾거나 동호회 활동을 하는 경우도 크게 늘었다 백화점 문화센터의 경우도 20대와 30대의 여성들이 주류를 이웠던 것에 비해 요즘은 60대와 70대를 포함해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고 있다.

동호회와 문화센터를 이용하자 

국내의 음악활동을 들여다보면 직장이나 마을 단위의 악기 동호회 활동이 빠르게 팽창해 가는 것으로 관찰하게 된다. 각급 학교도 방과후교실 등을 통해 악기강좌가 지속 확대되고 있고, 참여하는 인원도 점차 늘고 있다. 각 지자체도 주민자치센터나 평생교육센터 등을 통해 주민들의 악기 동호회 활동을 적극 지원하는 사례가 많다.

동호회나 문화센터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악기를 배우고 있다. 악기를 배우면서 새로운 문화생활을 시작하게 된 주부 수강생들. 이렇게 악기 배우기는 이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는 작은 성취감을 준다. 또한 여러 사람이 같이 할 수 있는 것 역시 큰 장점이다.

오랫동안 악기를 다뤘다면 직장인 밴드에 도전

한편, 오랫동안 악기를 다룬 사람들 중에는 프로급 실력을 갖추면서 밴드를 결성하는 이들도 있다. 서울 서초에 있는 한 라이브 클럽. 무대 위에 선 연주자들 모두 평범한 직장인들이다.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에 사는 곳마저 제각각인 멤버들. 단지 음악이 좋다는 이유만으로 의기투합했다. 현재 전국에는 3천 개가 넘는 직장인 밴드가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직장인 밴드에게, 음악이란 취미를 넘어, 삶의 반쪽과도 같은 존재다.

악기를 배우는 이유에 대해서는 대다수가 문화생활에 대한 갈증이라고 대답했다. 특히 상당수가 최근 세시봉 인기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에 자극을 받아 악기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개성 따라, 취향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악기 연주를 즐기는 사람들. 1인 1악기 시대에 접어드는 지금, 악기 배우기 열풍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문화 트렌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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