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쪽·감잎 등 주변 모든 색재료”


매월 ‘천연염색 무료교실’도 인기




충북 청원군 강내면 저산리 방향으로 가다보면 오른편 길 한켠에 ‘자연염색 공방 반딧불이’이라는 작은 간판 하나를 볼 수 있다.

간판을 따라 들어가니 바짝 올린 머리에 자그마한 체구의 염숙희(43)씨와 동갑내기인 남편 김남현씨가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집마저 옛날 한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고풍스러움을 느끼게 해주었다.
저산리는 청정의 상징인 반딧불이가 밤에 빛을 내고 갈 정도로 자연친화적인 마을로 염숙희대표는 4년여전에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염숙희 대표는 충북지역은 물론이고 전국에서도 이름난 염색공예가인데 뜻밖에도 그녀의 전공은 한복그림그리기였다고 한다.

“옛날에는 한복에다가 그림을 그렸었어요. 그러면서 공예염색은 조금씩 했었는데 어느 순간인가 천연염색에 푹 빠져있는 저를 보고 나서는 이 길로 들어섰어요. 지금은 천연염색하고 바느질 강의도 하고 있어요.”

염숙희 대표의 염색 스승은 지역에서 염색 대부로 통하는 연방희선생이다. 연방희 선생은 충북지역 천연 염색의 산실인 괴산군 도안면 천연 염색의 집 고래실에서 염색 후학들을 양성하고 있는데 2001년부터 이곳을 거쳐간 염색 장인들만 어림잡아 100명이 넘는다고 한다.
염숙희 대표는 이곳 고래실의 3기로 스승인 연방희선생의 가르침대로 마음을 설레게 하는 색을 찾고 나누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특히 매월 마지막주 토요일에는 염색 무료 체험 교실을 열고 있는데 염색 교실에는 초보 염색인들부터 어린아이들까지 연령대도 다양하고, 서울·충주 등에서도 많은 발걸음을 하고 있다.
또 무료 체험 교실이 서는 날에는 그동안 틈틈이 주변에서 구한 염색 재료들을 새벽부터 손수 끓여 놓고 손님들을 맞이하는데 생쪽부터 토끼풀·칡넝쿨·감잎 등 주변에 있는 모든 염색 재료들을 정성스럽게 모아 제공한다.

여러 사람들과 색을 나누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고 해요. 염색에 관한 가능한 많은 것을 보여주려고 하는데 그것은 여기까지 찾아온 분들에 대한 예의라고 생각해요. 그래야 저도 무료체험을 하는 보람을 찾고, 그 분들도 찾아온 보람을 느끼세요.”

염숙희 대표는 염색 재료들의 특성과 염색 방법, 관리법 등을 꼼꼼히 일러준 뒤 교육생들이 가져온 면 손수건, 양말 등을 염색 물에 담가 함께 쪽물, 치자물, 흙물 등을 들인다.
이와 함께 빨랫줄에서 염색한 옷가지들이 마르는 동안에는 도시락 등을 나누며 이야기꽃을 피우거나, 계절에 따라 나물을 뜯기도 한다.

이와중에도 작품 활동은 꾸준히 펼쳐 2001년부터 20회가 넘는 전시 및 패션쇼를 펼쳤고, 정부대전청사와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염숙희 대표의 작품들이 전시 판매돼고 있어 한국의 미를 알리는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염색은 생활의 일부가 된 것 같아요. 생쪽을 갖고 염료를 만들어 내려면 며칠을 기다리고 작업해야하는데 자연에 순응하고, 감사하는 마음이 필요해요. 앞으로도 우리 천연 염색을 이해하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아 졌으면 좋겠어요.”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