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역의 대반란, ‘꽃바구니’ 날개 달고 세계로 훨훨 날다

예부터 미역은 생일이나 산모들의 산후조리에 빠지지 않는 중요한 음식으로, 맛과 영양은 물론 생명의 탄생을 축복하는 의미로 여겨졌다. 하지만 ‘미역을 먹으면 시험에서 떨어진다’는 등의 미신으로 그 의미가 점점 퇴색돼 가고 있는 실정. 이에 미역의 의미를 되새기고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미역을 문화상품으로 만든 기업이 소비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끌고 있다.

경기도 양평군 서종면 문호리에 위치한 해맑은번영(대표 김분순)은 1989년 건어물 소납품점으로 시작해 20년 넘게 자연산 미역, 다시마, 해조 간식 등 해조류를 공급해 주는 전문기업이다.

특히 경북 영덕·울진·감포, 부산 기장 등에서 해녀가 직접 채취한 자연산 미역은 양식 가공 미역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안겨준다. 돌 틈에서 자라난 자연산 미역을 해녀가 물질해 채취, 해풍에 자연건조 시키기 때문에 다소 고가에 팔리고 있지만 그 값어치만큼 양식 가공 미역보다 맛과 영양이 풍부하다.

김 대표는 “양식 가공 미역에 비해 자연산 미역으로 국을 끓이면 쌀 뜬 물처럼 뽀얀 국물이 우러나온다”면서 “다른 첨가물을 넣지 않아도 미역 자체에 구수한 맛이 일품”이라고 전했다.

또한 미역의 미끈미끈한 물질인 알긴산(alginic acid)은 위산의 역류를 방지하며, 중금속 배출과 배변을 원활하게 해주는데, 가공된 미역에 비해 자연산 미역에 많은 함량이 포함돼 있다고 강조했다.
이런 명품 미역은 한국은 물론 미국, 일본,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몽골 등에 수출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해맑은번영은 국내외에 자연산 미역 공급과 함께 또 한 번의 상품 차별화를 시도했다. 지난 2007년부터 미역 꽃바구니를 개발해 문화상품으로 거듭 발전시킨 것이다.

우리는 기념선물로 의례 ‘꽃’과 ‘케이크’ 등을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해맑은 번영은 이런 고정관념을 과감히 깨고 자연산 미역을 이용한 꽃바구니를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김 대표는 “딸(실장 김지선)이 남자친구에게서 꽃바구니 받았는데 꽃이 시들고 나니 바구니를 처리할 방법이 없었다”면서 “예쁜 포장지에 싸인 바구니를 버리기도, 가지고 있기도 아까웠는데 그때 생각난 것이 꽃바구니에 미역을 넣어 선물하는 것이었다”고 전했다.

김 대표는 이거다 싶어 바로 미역 꽃바구니를 만들어 지인에게 선물했고, 그 반응은 가히 폭발적이었다. 실용적이면서 예쁘기까지 한 미역꽃바구니의 매력에 모두 매료된 것.
미역 꽃바구니에는 30g(4인분)씩 한복감과 한지로 예쁘게 소포장된 ‘해녀가 딴 미역’ 꽃송이 10여개 들어있다. 한 끼에 한 개씩 꺼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또한 미역을 포장하기 위해 사용된 한복감은 한복을 만들고 남은 자투리 천을 이용해 만들고 있으며, 미역포장 천은 책 포장지 등으로 활용할 수 있어 버릴 것이 하나 없는 1석 4조 미역꽃다발이 탄생된다.
이렇게 해맑은번영은 자연산 미역과 미역꽃바구니로 지난해 15억원 매출을 달성했으며, 매출액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해맑은번영은 미역꽃바구니와 함께 미역꽃목걸이, 꽃미역가방, 미역복주머니 등 다양한 상품을 개발했으며, 즉석미역국 출시를 눈앞에 두고 있다.

또한 해녀 및 농어민들에게 미역꽃바구니 기술을 전파하며 수산업과 농어촌의 발전을 도모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김 대표는 “남들과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쉽지만 생각을 실천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품질은 기본이고 남들과 다른 생각으로 용감하게 앞장서 나가야 한다”고 농산가공품 생산을 하고자하는 여성농업인들에게 조언의 말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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