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지날수록 결혼이주여성 지역사회 역할 커져

베트남, 캄보디아, 필리핀, 중국출신의 결혼이주여성들. 5년에서 10년 전만 해도 농촌마을에서나 간혹 찾아볼 수 있었던 이들을 최근에는 전국 어디에서나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통계청의 ‘다문화인구동태통계’에 따르면 2010년 다문화가정 부부의 이혼건수는 1만4,319건으로 2008년 1만2,430건보다 15.2% 증가했다. 이혼한 다문화가정 부부 가운데 미성년 자녀가 있는 비중도 2008년 11.6%에서 2010년 15.9%로 높아졌다.
다문화 가정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면서 전국 204곳의 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점차 바빠지고 있다.
지난 10일 다문화가족의 현주소를 확인하기위해 경기도 화성시 병점동에 위치한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찾아 한은주 센터장을 만났다.
다음은 일문일답.

■ 화성시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기본적인 설립배경 및 취지는…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2010년에 개소했는데 이에 앞서 화성시에서는 2006년 건강가정지원센터를 개소해 운영하고 있었다. 지금은 이 두곳이 병합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설립은 2000년대 들어서 한국 사회에 다문화 가정이 증가하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운영은 2009년 다문화 가족법이 정부 차원에서 도입되면서 국비와 지방비를 지원받아 이뤄지고 있다.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는 다문화가정 내외적으로 발생하는 문제점을 해결하고, 한국어교육을 비롯해 가족통합교육, 다문화이해교육, 다문화 인식개선 사업 등을 펼치고 있는데 다문화가정이 늘어날수록 이들의 지역사회에서 역할이 커지고 있다.

■ 화성시 다문화 가정 현황

현재 화성시는 2800여 다문화가구가 생활하는데 이것은 경기도에서 7번째로 높은 수치다.
타 지역과 달리 화성시는 도농어복합 지역으로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이들의 지역성을 고려해 교육을 펼치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고, 1400여명의 상담사들이 화성시 구석구석에서 활동하고 있다.

■ 결혼 이주여성들이 느끼는 문화적 차이는?

한국 사회는 생각보다 무척 보수적인 편이다. 지금은 많이 완화가 되었지만 아직도 외국인며느리나 아내에 대한 시선은 그리 곱지 않다. 2000년대 초반 초창기 결혼이주여성들은 그런 것 때문에 고통을 받기도 했다.
하지만 결혼이주여성들이 몸으로 부딪히는 가장 큰 문제는 언어다. 결혼이주여성들도 한국의 일반 여성들과 다르지 않게 가정살림을 꾸리고, 아이를 낳고 키운다. 때로는 한국 남편의 경제사정이 어려울 때는 취업을 통해 돈도 벌어야한다.
결혼이주여성들은 보수적인 성격이 짙은 농촌 집안과 가정을 꾸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남녀에 대한 관점이 평등하지 않다는 것도 문제가 된다. 대부분의 결혼이주여성들은 이 부분에 있어 심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러나 요즘은 결혼이주여성들의 자의식도 강해져서 한국 문화에 대한 조건없는 순응보다는 자문화에 맞춰달라고 당당하게 요구하고 있다. 다문화가정이라고 해서 꼭 가난하고 폭력적인 가정만 있는 것이 아니라, 비교적 여유로운 환경에서 자아를 찾으면서 생활하는 결혼이주여성들도 많다는 뜻이다.

■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의 운영 프로그램 중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결혼이주여성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언어교육이다. 그리고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이들에 대한 교육을 가족중심으로 진행하고 있다.
자신이 살던 나라에서 뚝 떨어져나와 낯선 나라에서 남편, 시어머니, 시아버지 등과 함께 살아가야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은 한국사회에 맞추어 살기 위해서 각고의 노력을 한다.
그리고 이것은 가족교육이 필요함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6월부터 6개월 통합서비스과정으로 가족교육을 실시하고 있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15개 가정은 한달에 두 번 교육과 프로그램을 함께하고 있다.
이전까지는 남편들을 교육한다는 것이 매우 어려웠지만 자의반 타의반으로 참가한 남편들은 캠프와 교육을 통해 비슷한 상황에 있는 서로를 보면서 위로와 격려를 하고 가정에 돌아가서도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다문화 가정내 폭력사건이 종종 보도된다. 이에 대한 어떻게 생각하나?

사실 가정 내 문제는 일반가정이나 다문화가정이나 똑같이 발생할 수 있는 일이다. 거기에서 다문화가정이 특수하게 비춰지는 것은 안타까운일이다. 그저 문화적 차이에 의한 벽이 하나 더 있을 뿐이다. 그런데 언론에서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건 사고를 특별하게 보도하는 등 부정적인 부분을 많이 보여주다보니 다문화가정은 더 숨게되는 경우도 보게된다.
그리고 사회가 다문화가정을 도와줘야 할 소외계층으로 비추다 보니 결혼이주여성들은 점점 의존적으로 변한다. 언론에서도 많은 다문화가정의 밝고 긍정적인 모습까지 비춰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 다문화 가정 및 화성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

다문화가정은 특수한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 이웃이다. 그런 인식이 필요하고, 그들은 강한 자의식과 긍정적인 생각을 가져야한다.
결혼이주여성이라고 해서 소외된 계층 어려운 사람으로 보지 않아도 된다. 반대로 외국에 나가서 사는 우리나라여성들의 입장을 생각해보면 된다. 다문화가정은 우리 사회 구성원의 일부이고, 모두가 같이 노력해서 함께하는 사회를 만들어나가면 좋겠다.
 문의 : 화성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 031-267-87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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