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래피는 말하는 글씨, 맛있는 글씨 표방


제사농과 협약맺고 농어촌 재능기부에도 앞장

캘리그래피가 순수예술로 대중에게 인식 희망



최근 농업 농촌에 스토리텔링을 필두로 한 감성마케팅이 자리잡으면서 농산물과 같은 상품에도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보다 아름다운 디자인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가운데서도 캘리그래피는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결합된 독특한 손글씨가 가져다주는 매력이 있다.
말하는 글씨, 맛있는 글씨를 표방하는 석산 진성영 작가는 우리나라 대표 캘리그래퍼이다. 지난 17일 서울 방이동에 위치한 그의 일터에서 캘리그래피의 세계에 대해서 들어봤다.

캘리그래피(Calligraphy)란 무엇일까. 이 생소한 단어의 뜻은 펜이나 붓과 같은 도구를 이용해 아름다운 글씨를 만들어내는 기술을 말한다. 또 캘리(Calli)는 아름다움(美)을 뜻하며, 그래피(Graphy)는 화풍·서풍·서법 등의 의미를 갖고 있다.

진성영 작가는 한 화장품회사 사내 방송국 책임 PD이면서 캘리그래피 작가로 활동하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그는 방송생활 21년차의 베테랑이지만 늘 꼬리처럼 붙어있는 창작의 고통속에서 우연찮게 캘리그래피의 세계에 푹 빠져들었다고 한다.

“몇 년전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다가 타이틀 서체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했었어요. 그래서 직접 써 보자는 생각을 가진것이 캘리그래피 작가로서의 첫 걸음이었어요. 당장 필방에 들러 서예도구를 사고 그 때부터 계속 쓰기 시작했어요. 그러고는 몇 달 후에 방송에서 캘리그래피에 대한 프로그램을 보고 바로 이것이구나 했었죠.”

그 후에는 우리나라 4대 서예가인 초정(草丁) 권창륜 선생의 마지막 제자로 사사(私事)를 받았다고 한다. 진성영 작가에 따르면 캘리그래피의 기초는 서예다.
“캘리그래피의 기초는 손으로 쓰는 서예가 밑바탕이 되고, 포토샵과 일러스트 같은 컴퓨터프로그램을 이용해 탄생되요. 많은 작업과정을 통해 뼈를 깎는 창작의 아픔이 함께하는데 제대로 된 작품을 보면 언제그랬냐는 듯이 싹 잊게 되요.”

사실 진성영 작가의 존재감은 우리 농촌에서 빛나고 있다. 그는 현재 제주도사이버농업인연합회(제사농)와 협약을 맺고 농산물 타이틀에 활용할 수 있는 캘리그래피 작품을 재능기부 형태로 제공하고 있다.
“농산물 포장에도 감성이 필요한데 저의 캘리그래피가 도움이 되길 바랬어요. 농장 상호를 비롯해 특산품 브랜드 캘리디자인 사업에 일정의 재능기부를 실천하는데 농업인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었어요. 저도 전라남도 진도의 조도(鳥島)라는 작은 섬에서 10대까지 지낸 농촌출신이거든요. 도시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있지만 농업인들에게 마음이 더 가는 것이 사실이에요. 또 농업 농촌에 캘리그래피 재능이 필요하면 언제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놓고 있어요.”

이와 함께 진성영 작가의 작품들은 SBS 드라마 나쁜남자의 타이틀서체를 비롯해 이건희, 정몽준 회장 등 사회저명인사의 저서, 가수 김건모 20주년 스페셜 앨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다. 특히 지난 7월에는 독도수호 후원금 제원마련을 위해 사회적기업인 나눔스토어와 가수 정광태씨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독도티셔츠를 출시해 많은 인기를 얻기도 했다.
진성영 작가는 하나의 바람이 있다. 그것은 캘리그래피가 상업화로 물들지 않고, 한글의 우수성과 독창성을 표현하는 즐거운 순수예술로 대중들에게 자리잡는 것이다.

“캘리그래피가 대중들과 밀접한 분야라 상업적인 요소로 치우칠 수가 있어요. 대중성이 생긴다는 것은 작가로서 반가운 일이지만 과밀은 이뤄지지 않았으면 해요. 또 이웃나라 일본은 국민들의 90%이상이 캘리그래피를 이용하면서 생활속에 자리잡고 있는데 이것은 우리나라도 지향해야할 부분인 것 같아요. 우리나라도 아름다운 한국적인 정서가 있거든요.”

선정후상(先情後商)이란 말을 늘 소신으로 여기면서 초심으로 작품활동을 펼친다는 그의 철학처럼 캘리그래피가 우리 생활속에서 자리매김 하는 날이 기대된다.
말하는 글씨, 맛있는 글씨 02-388-4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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