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정책’이든 ‘성 평등정책’이든 비전 제시해야”

“경제가 어려워지면 여성들은 힘들어집니다. 저임금의 열악한 환경의 일자리를 얻게 되고, 사회폭력에 노출 되는 도미노 현상을 겪게 됩니다.”
지난 23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서 열린 ‘차기정부를 위한 여성정책 10대과제’ 포럼에서 주제발표자로 나선 유희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기획조정본부장은 “여성들의 일자리와 가정이 안정되어야만 사회가 원활하게 돌아간다”면서 “여성 일자리 질의 문제는 사회 불안과 가정불화의 도화선이 되는 만큼 사회·문화적으로 형성된 성(性) 즉, 젠더관점에서의 복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포럼에는 최금숙 한국여성정책연구원장을 비롯해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김현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민경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허명숙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장 등 여성정책 전문가 100여명이 참석했다.




■ 젠더 자체를 변화 시킬 수 있는 정책필요

▲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


권미혁 한국여성단체연합 상임대표는 국민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분야는 경제 및 소득, 정치, 안전, 고용 노동 순인 만큼 양질의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권 대표는 여성의 경력단절, 일자리 문제는 이제 그만 논의하자는 의견도 많지만 아직도 취약계층이나 여성들은 상당히 고된 상황에서 일을 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대선후보자들의 공약에서도 후보들은 제조업, 벤처, 사회서비스업 등에서의 유연근무제를 통한 노동시간의 단축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양질의 일자리와 비정규직 문제 해결이기 때문이다.
권 대표는 “유연근무제의 경우 뜻은 좋지만 양육과 대비시켜보면 지속적인 고용에 한계점이 생긴다”면서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도 참여할 수 있는 젠더 자체를 변화 시킬 수 있는 구체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 지역산업 수요에 기반한 여성 취업지원 요구

▲ 김현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김현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


“대선이야 말로 각계 각층의 여성정책을 결집해 제도적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김현숙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사무총장은 이번 대선을 통해 여성 더 좋은 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신성장동력 산업과 지역산업 수요에 기반한 취업이 확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0대 후반의 여성 취업률 증가를 비롯해 여성 일자리 창출이 요구되고 있지만 아직도 건설과 기술과 같은 녹색성장부문에서는 남성의 비율이 96.5%로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김 사무총장은 “고령사회와 여초현상을 대비해서라도 준고령 여성의 고려한 취업 지원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취약여성을 위한 사회복지 강화 부문에서 산전·산후 건강관리와 같은 여성의 생리적 특성을 고려한 치료비 지원과 의료보험 확충해야 한다”면서 여성 질병의 개인적·사회적 비용절감을 위한 정책 마련의 시급함도 촉구했다.


■ 지역 특성에 기반한 일자리 발굴 기대

▲ 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한재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농어촌지역의 여성들을 위한 맞춤형 정책들이 제안되길 기대했다.
한 원장은 “경북의 북부권의 경우 다수의 종가집이 자리잡고 있고, 그들은 2~3년전부터 종가음식을 개발해 여성들의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면서 “간장, 된장과 같은 기술을 도시 여성들과 명문 종가의 교류를 통해 제공하는 것도 좋은 일자리 발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여성농어업인들은 작은 기능위주의 일만하는 경우가 많아 이들에게 도시와 교류를 하면서 함께 발전 할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이와함께 한 원장은 농어촌 지역에는 학생수도 적고, 멀리가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지자체와 기관이 연합해서 도시에서 소외된 아이들에게 새로운 교육 제공해야한다고 덧붙였다.

 
■ 성(性)주류화 실현이 차기정부의 핵심 여성정책

▲ 민경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민경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


민경자 충남여성정책개발원장은 차기정부의 기존 여성정책패러다임을 ‘여성정책’에서 ‘성평등정책’으로 과감히 이동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성평등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에 젠더 관점이 통합되는 ‘성주류화가’ 선행되어야 하고, 이 때 여성과 남성이 차별받지 않는 성평등정책이 실현되기 때문이다.
민 원장은 “여성의 지위와 복지가 향상되지 않으면 성평등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서 “기존 여성정책의 패러다임이 변화가 생기지 않는 한 차기정부에도 큰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덧붙여 “미래세대에는 또 다른 형태의 성차별이 예상되는 만큼 여성문제를 ‘여성’이 아닌 ‘성평등’의 시각에서 접근해야한다”고 강조했다.


■ 여성독거노인에 대한 세부적인 정책 필요

▲ 허명숙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장
허명숙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장


허명숙 전북발전연구원 여성정책연구소장은 전라북도의 경우 일부 지역 노인인구 비율이 30%에 육박하는 등 독거노인에 대한 정책도 세분화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 소장은 “여성독거노인은 주거와 신체적 건강의 문제를 복합적으로 갖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사회서비스 차원에서의 정책이 필요하다”면서 “여성독거노인들에게는 단순한 현금서비스 중심의 지원보다 사회심리적인 상담과 같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허 소장은 이어 “고학력과 안정적인 소득기반은 갖춘 베이비붐 세대의 출현은 저소득 빈곤에 초점이 맞춰진 기존의 여성노인정책과는 다른 형태를 보여야 한다”면서 베이비붐 세대의 출현에 대비한 여성노인정책의 변화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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