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여성농업인 고려한 ‘보건지소 활성화’ 추진할 터”

도정 실무행정에 당당히 도전장을 낸 여성농업인이 있다. 바로 한명희 강원도청 보건복지여성국장이다.
한 국장은 양구여성농업인센터를 설립하고 10여년간 여성농업인의 지위 향상과 복지정책을 위해 앞장섰던 현장전문가이다. 그런 그녀가 지난 2011년 7월 1일 보건복지여성국장으로 취임했다. 1년 3개월 동안의 행보와 향후 계획을 들어봤다.

■취임 후 1년 3개월을 돌아본다면?
실무행정은 나에게 새로운 영역이었다. 그동안에는 여성농업인센터를 운영하며 여성농업인과 농촌, 아동, 청소년, 노인, 다문화가정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보면서 문제점을 지적, 제시하고 요구하는 쪽이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요구를 받아들이고 실행에 옮기는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1년 3개월간 끓임 없이 문제를 해결하고 풀어가는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실무행정을 펼치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공모를 통해 정당하게 들어왔지만 전문적으로 행정을 한 것도 아니고, 여성이기에 주변의 편견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사람들의 편견을 깨고자 최대한 빠르게 실무행정 일을 파악하려 노력했다.
또한 어려움이 발생했을 시 여성의 부드러움을 살려 해결하려 했다. 때로는 일방적인 통보가 더 좋은 방법이 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마찰이나 문제점이 발생하면 ‘소통’을 통해 풀어 갔다. 대화를 통해 이질감을 해소하고 벌어진 틈을 좁혀나갔다.

■취임 후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했던 사업은 무엇인가?
보건지소 활성화이다. 강원도의 통계를 살펴보면 타 지역에 비해 건강지표가 낮고 자살률도 높다. 하지만 이에 대한 예방과 대책은 미미한 상태다.
또한 강원도의 대부분은 농촌인데 현재 농촌은 급격한 고령화로 진행되고 있어 이 문제들을 포괄해 해결해 나갈 보건지소 활성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보건지소 활성화를 통해 건강한 강원도, 활력 넘치는 농촌을 만드는데 주력해야 한다.

■보건지소 활성화를 위해 무엇을 계획하고 있나?
현재 면단위마다 보건지소가 있고 그곳에는 의사선생님이 배치돼 있다. 또한 면단위 별로 사회복지사가 근무하고 있다. 하지만 이 좋은 인력을 활용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겠나?  보건지소와 보건복지사를 연계해 의료, 복지 예방, 관리 기능을 높일 계획이다.

■앞으로 계획을 구체적으로 말해 달라.
지역마다 필요로 하는 의료·복지부분이 다를 것이다. 첫 번째로 지역별 특징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어느 지역에 사망률이 높다고 가정했을 때 그 이유가 무엇인지를 조사해야 한다. 분석을 통해 얻어진 자료를 근거로 지역별 맞는 예방 의료·복지정책을 펼치자는 것이다. 우선 내년에는 시범 사업으로 전개하고 점차 전파해 나갈 방침이다.

■또 다른 계획은 무엇인가?
국장에 취임이 되고 많은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이 ‘여성문제 해결’이었다. 그러나 가장 쉽지 않은 문제가 바로 여성문제이다. 보건복지여성국에서 여성업무를 보고 있는 여성청소년가족과에서는 여성 전반을 다루고 있다. 그 안에 여성농업인을 포함한 여성노동자, 여성 CEO를 총괄할 수 있는 부서는 없다.
특히 여성농업인은 농업 안에서 다뤄야 할 부분도 있지만 여성 안에서 다뤄져야 할 부분도 많다. 그러나 특정분야라 여성관련 담당자들은 이에 대한 관점이 부족한 실정이다. 쉽게 정리될 부분은 아니지만 앞으로 차근차근 개선해갈 생각이다.

■여성농업인들에게 마지막으로 할 말은?
20여년 간 여성농업인으로 살면서 항상 외치던 것이 보건지소 활성화였다. 점점 고령화되는 사회에서 보건지소 활성화는 여성농업인을 고려하고 배려한 사업이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 이것이 관철될 수 있도록 많은 협조 부탁한다.
또 여성농업인들이 원하는 것이라면 언제든지 듣고 조율해 사업에 반영할 의사가 있다. 정책 사업에서 여성문제가 밀리지 않도록 여성농업인들이 적극적으로 나서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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