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년 원예강의…야생화 전문가


경기도 광명시 노온사동에 사는 한한석씨(64)는 오늘도 새벽같이 눈을 뜬다. 마삭줄, 벤자민, 바위떡풀 등 집 안팎에 지천으로 자라고 있는 야생화와 식물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한 씨는 계절마다 피고 지는 들판의 야생화를 연구하는 원예 전문가다. 매일 아침 동도 트기 전에 그녀가 서둘러 찾는 곳은 3,000평에 마련되어 있는 야생화 체험장과 하우스. 이곳에서는 거미바위솔, 누운 애기주름, 대문자초 등 이름만 들어도 신기한 야생화가 그녀를 반긴다.

“이 좋은 걸 왜 그렇게 늦게 시작했나 싶어요. 한번 둘러보고 나면 밥을 안 먹어도 배불러요. 하나하나 다 제 손길이 닿은 식물들이라 마음이 쓰이는 건 당연하죠.”

한 씨의 농장 이름은 ‘행복이 가득한 뜰’. 그녀가 야생화와 인연을 맺은 것은 유치원 운영을 하던 지난 1986년 광명시 주부대학에서의 첫 강의에서부터다. 그후 지금까지 26년간 오로지 야생화와 함께했고, 지금도 광명시 여성회관과 문화센터에서 많은 후진들을 양성하고 있다. 또 그녀의 남편 신규철(64)씨 역시 분재전문가로 현장에서 많은 체험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어려서부터 자연 그대로 거침없이 자라는 야생화를 특히나 좋아했어요. 처음 농장을 꾸리며 ‘바로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 씨가 처음 강의를 시작할 때만 해도 도심에서 야생화나 생활원예에 관한 관심은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래서 직접 보고 느낀 것을 고스란히 수강생들에게 전하려 노력했고, 여성농업인 리더쉽 아카데미와 같은 배움의 길도 마다하지 않았다고.

“저의 제자들은 지금 중고등학교, 사회시설과 같은 광명시 전역에서 원예전문가로 활동하고 있어요. 또 저희 농장에는 야생화 분재, 테라리움, 디쉬가든처럼 가정에서 할 수 있는 대부분의 원예체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한 씨가 ‘행복이 가득한 뜰’이란 예쁜 이름의 농원을 만든 것도 많은 이들과 야생화를 나누고 싶었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생활원예관리사 수업을 진행하는데 원예를 배우겠다고 찾는 이들도 늘고 있어 작품 만들랴, 강의하랴, 야생화 채집하랴 늘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사실 야생화나 원예만큼 여성들에게 적합한 취미생활이 없어요. 몇 년 힘써 배우면 부업으로도 가능하고요. 또 도시농업에 대한 수요가 무궁무진해 이를 잘 활용만 해도 돈이 되지요. 어릴 적 곱게 물든 나뭇잎이나 예쁜 꽃을 책갈피에 끼워 두던 기억이 있는 분이라면 한번 도전해 볼 만해요. 무궁무진한 잠재력을 지닌 블루오션이거든요.”

자신도 여성농업이라는 한 씨는 야생화는 “바라만 봐도 좋다”고 한다. 또 1년에 한 가지는 자신을 위한 개발에 투자한다는 그녀는 여성농업인들도 자신의 자리는 자신이 만드는 만큼 늘 새로운 시도를 했으면 하는 바람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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