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산의 부장들

김충식 (지은이) | 폴리티쿠스 | 2012-11-30

방송통신위원회 김충식(가천대 교수) 부위원장이 동아일보 기자 시절 같은 제목으로 2년2개월동안 연재한 기사를 한데 묶은 이 책은 당시 금단의 성역이었던 옛 중앙정보부의 18년 역사를 통해 박정희 정권을 재조명한 것이다. 책 제목의 ‘남산’도 5.16 쿠데타로 탄생한 중앙정보부를 가리키는 속칭이다.
이 책은 1961년 군사 쿠데타로 권력을 거머쥔 박정희 전 대통령과 김종필 전 총리가 미국의 CIA를 본떠 만든 중앙정보부가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에 대한 일종의 추적기다.

저자는 3년여간의 심층취재와 당시 동아일보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남긴 미공개 취재노트를 바탕으로 박정희 정권 18년동안 ‘남산의 부장들’이 저지른 정치공작, 선거조작, 이권배분, 정치자금 징수부터 미행, 도청, 고문, 납치, 대통령의 여자 관리까지 도맡아 한 과거 행태를 파헤쳤다. 저자 본인이 전두환 정권 시절 ‘중공기 승무원 송환’ 기사로 남산에 끌려가 취재원을 대라며 고문을 당한 일은 잘 알려진 얘기다.
개정증보판은 등장인물 176명을 현재의 시점에서 인맥사전으로 정리해 권말 부록으로 담고 있다. 또 박정희 정권 기간 10대 사건과 쟁점에 대해서도 종합적으로 정리한 시각을 담았다.



광기의 리더십

나시르 가에미 (지은이) | 정주연 (옮긴이) | 학고재 |
 2012-12-10 | 원제 A First-Rate Madness (2011년)

토니 블레어나 리처드 닉슨이 훌륭한 지도자이긴 하지만 윈스턴 처칠이나 존 F. 케네디만큼 ‘불세출의 리더’로 평가받지 못하는 이유는 뭘까.
미국 터프츠 의대 교수인 정신과 의사 나시르 가에미는 신간 ‘광기의 리더십’에서 희대의 지도자를 낳은 결정적 요인이 정신 질환에 있다는 도발적인 주장을 펼친다. 위기의 시대에는 정신적으로 건강한 지도자보다 우울증이나 기분 장애 같은 정신 결함을 지닌 리더가 빛을 발했다는 것.

저자는 처칠과 케네디를 포함해 에이브러햄 링컨, 마하트마 간디 등 ‘광기의 리더십’을 발휘한 8명의 발자취를 샅샅이 짚어본다.  신의학적으로 봤을 때 이들이 보인 공통적인 특성은 4가지.
위기에 부닥쳤을 때 현실의 부정적인 측면을 냉철하게 간파하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며, 좌절을 겪어도 빠르게 회복하고, 남들과 다른 독창적 아이디어를 가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정상적인 지도자는 혼돈의 시대에 우왕좌왕했다.

블레어와 닉슨, 조지 W. 부시 등은 평화로운 시기엔 더없이 좋은 리더지만 위기가 닥치면 난국을 헤쳐나가지 못했다는 것.
나치가 보여준 극단적 리더십도 마찬가지.
저자는 나치가 오히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들이었다는 검사 결과를 근거로 들었다.
저자는 이처럼 지도자의 정치적 능력과 정신 건강 사이에 대체로 유의미한 관계가 없다고 결론짓는다.
그는 “국가와 군대, 기업의 지도자들은 정상적인 삶에서는 접할 수 없는 힘든 일과 위기에 직면한다”면서 “비정상적인 어려움에서는 비정상적 지도자들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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