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국과위 우수연구개발 100선 5년째 최상

연구 성과 현장실용화로 ‘매듭’, 기술보급체계도 호평





◇ 개발기술의 신속한 현장 파급

농촌진흥청(청장 박현출)은 국가과학기술위원회가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에 지난해 11건, 올해 10건이 선정되는 등 최근 5년 연속 최다선정 기관에 등극했다. 농업분야뿐 아니라 과학 전체분야를 대상으로 한 국가핵심과학기술을 뽑는 것이기에 농촌진흥청의 자부심은 대단하다.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 능력만 높이 살 것은 아니다. 농업기초과학분야 개발기술이 우수 국가성과로 뽑힌 것은 차치하더라도, 농업분야 개발성과들이 현장에 보급돼 적잖은 파급효과를 얻었기 때문에 ‘국가대표’ 연구 성과에 등극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농촌진흥청 이학동 농촌지원국장은 이와 관련해 “연구개발의 종착점은 농업현장”이라며 “우수성과가 된 개발기술들은 궁극적으로 농업인의 행동양식을 변하게 하고 농촌현장을 바꾸는 데 성공한 기술들”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농촌진흥청은 지역별 특화품목을 전략적으로 육성하기 위해 ‘지역농업특성화사업’을 정착시키는 한편 영농현장의 복합적인 기술민원 해결을 위해 ‘농촌현장지원단’을 운영해오고 있다. 이와 함께 농업인에게 희망과 자립의지를 확산하는 차원에서 작지만 강한 농업을 목표로 한 ‘강소농 경영컨설팅사업’을 추진했으며 농업농촌현장의 불합리한 규제와 제도를 발굴해 개선하는 노력도 병행해왔다. 한마디로 ‘연구와 지도’의 쌍두마차가 현장을 종횡무진하는 모양새다.

◇ 성과 큰 품목별 기술보급사업

품목별, 분야별 기술보급은 연구개발 성과의 현장실용화에서 핵심부문이라고 할 수 있다. 식량의 안정생산기술 보급, 친환경농업 확대와 농업환경 개선, 안전 농축산물 생산과 사료비 절감기술 보급, 농업에너지 절감과 수출경쟁력 향상기술 보급, 원예·특용작물 품질 향상과 생력화기술 보급, 농업인 현장애로기술 해결 등이 개발기술의 현장실용화 성과로 꼽힌다.

이를 세분하면 식량분야의 경우 식량 안정생산을 위한 신기술 보급, 특수기능성 가공용 쌀 재배기술과 비용절감 생력재배 종합기술 보급, 탑라이스 생산단지 운용, 잡곡 경쟁력 향상 프로젝트 추진, 가공용 서류 재배·생산·유통 일관체계 확립, 논벼 대체 팝콘옥수수 상품화를 주요성과로 꼽을 수 있다.
예컨대 전남 진도는 흑미, 홍미, 현미, 찹쌀, 녹미로 무농약인증 오색미 상품개발로 고부가가치 창출에 성공했으며 강원 철원은 34헥타르 면적에 오대벼 무논점파기술을 적용해 생산비 절감을 이뤘다.

친환경농업 종합시범단지 육성, 친환경 유기농산물 생산기술 보급도 지역별 성공사례를 속속 등장시켰다. 친환경농업 종합단지는 지난해까지 8도, 17시군을 선정, 육성해왔는데 추진결과 농가소득이 11〜59% 향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친환경 유기농산물 생산기술의 경우 2010년 안성, 여주, 양평, 삼척, 옥천, 부안, 나주, 산청 등지에 시범단지를 조성한 결과 친환경농산물 인증농가는 전년대비 21% 늘고 인증면적도 35.5% 증가했다. 부안 변산 친환경단지의 경우 유기농 쌀 생산을 통해 관행대비 무려 76% 소득증가효과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 연구 연계한 현장맞춤기술 보급

축산분야의 경우 청보리와 이탈리안 라이그라스 혼파재배기술을 통한 안정적 조사료 생산, 가축질병 예방을 위한 차량과 방문객 차단 방역시설, 봉독(벌침)과 미생물발효사료배합기술을 통한 항생제 저감과 생산비 절감, 개체를 식별한 한우 체외수정란 이식기술 보급, 발효사료를 이용한 ‘우리맛닭’ 생산기술과 소비층 확보, 고품질의 기능성 양봉산물 생산을 통한 농가소득 향상, 가축분뇨 활용 자연순환농업 시범단지 육성, 로봇 포유기 같은 동물복지 적용 가축사양기술 보급, 위해요소중점관리제도(HACCP) 사업추진을 통한 안전축산물 생산기술 등이 연구 성과의 현장실용화 성공사례로 꼽힌다.

원예작물 분야에서는 에너지 절감기술 보급과 우리품종 개발, 보급이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다겹 보온커튼을 이용한 온실보온력 향상기술, 축산분뇨의 효율적인 제조처리를 통한 화석연료 대체 난방 활용기술 등은 시설원예 에너지 절감의 표본으로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수출효자 파프리카를 이을 수출유망품목 ‘수국’ 육성과 보급, 화훼 우리품종 재배기술 시범사업을 통한 생산성 증대와 해외수출도 연구와 지도의 합작품이다. 최고품질 과실 프로젝트와 시설원예 생력화 기술 보급, 구기자순과 오미자, 오디 등 특용작물의 부가가치 증대 기술도 현장의 호응이 크다.
이와 함께 강원도 수출나리 산학연 협력단의 경영비 절감과 수출 확대를 통한 소득향상, 유기농 강황을 이용한 항균 구강청결보조제 개발과 상품화, 고들빼기 종자를 펠릿으로 만들고 정밀파종기술을 개발해 보급한 것도 지역별 전략품목 육성과 품목별 기술보급사업의 주요성과로 꼽힌다.

◇ 농업현장 지도사업 기반 조성

과학영농 기술지원을 위한 농업현장의 지도기반시설 지원도 눈에 띈다. 연구개발 기술의 현장 실용화에 있어 실질적인 ‘손발’이라고 할 수 있는 지방 농촌지도기관을 지역농업 기술보급의 중추기관으로 육성하기 위한 기반정비의 일환이다. 시험포장을 지역농업인의 현장실증 교육장으로 활용함으로써 농업인의 기술수준을 끌어올리는 한편 관련 시설과 장비를 현대화해 새 기술과 정보를 신속히 확산하기 위한 조치이기도 하다.

국비와 지방비로 성사된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의 미생물 배양시설 확대는 친환경농업 기반 구축 시범사례로 꼽힌다. 미생물 배양장비를 갖춰 유용미생물 생산과 공급을 확대함으로써 친환경 농축산업 기반을 조성한 것이다. 새만금 간척지를 활용한 시험포장 운영과 적합한 화훼작물 선발, 전국 143개소에 걸쳐 운용되는 병해충 예찰포와 진단시스템, 맞춤형 토양진단을 위한 종합검정체계 내실화와 기능 강화, 시범단지 선정을 통한 친환경축산 관리실 운영 등은 농업현장 지도기반 조성사업의 주요성과가 되고 있다.

이와 함께 농촌진흥청 연구개발 성과의 신속한 현장보급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전문인 양성도 농업기술 실용화를 완성하는 한 부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품목별농업인연구회, 전업농가 등을 대상으로 한 지역의 농업인대학 운영, 새로 영농에 투신하는 신규 농업인에 대한 기술 교육, 농촌지도자회를 비롯한 농업인단체 육성, 농촌진흥청과 지방 지도공무원의 네트워크 강화와 개인역량 확충을 위한 전문연수, 농촌지도공무원의 국제기술협력 활동 보장 등이 연구와 지도를 원활하게 돌게 하는 ‘톱니바퀴’ 구실을 하는 셈이다.



인터뷰  이학동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연구개발 궁극은 농업인의 행동 변화”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 성과는 자못 크다. 농업연구 대표기관으로 수년째 국가과학기술 우수성과 백선 최상위 자리에 있다. 연구 성과의 확산과 보급도 그만큼 중요하다.

= 전체분야 과학기술 연구에서 농업연구, 특히 농촌진흥청의 연구개발 성과가 5년째 가장 많이 선정됐다. 지난해 열한 건, 올해 열 건이 선정됐으니 그만큼 농촌진흥청의 연구역량이 뛰어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개발기술 하나하나가 그 자체로도 우수하지만, 한편으로 개발기술이 농업현장에 보급돼 큰 파급효과를 얻었다는 점도 우수성과 선정에 보탬이 됐을 것이다.

농촌지원국은 연구개발을 통해 배출되는 선진기술들을 농업현장에 접목하고 농업인에게 신속히 보급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결국 농업기술강국이라는 것은 ‘연구와 지도’ 역량이 동반상승하고, 이 둘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정확하고 원활하게 돌아가야 가능하다. 따라서 농업분야 연구개발의 성과 또는 개발기술의 최종 종착지는 농업 현장이며, 궁극적인 목표는 선진기술을 체득함으로써 가능한 농업인의 행동 변화일 것이다. 농촌지도공무원들은 연구와 현장을 잇는 가교이자 농업인들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촉매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항간에는 농촌지도사업의 위축을 우려하는 시각도 많다. 연구와 지도를 싸잡고 일선현장에서 선도역할을 해야 할 농업기술센터의 전문성까지 의심받기도 한다. 대안이 있나?

= 주위에서 우려하는 바를 어느 정도 이해한다. 1997년 지방 농촌지도공무원들이 지방정부 소속으로 바뀌면서 정체성이나 역할의 혼란을 겪기도 했다. 이후 10여 년이 지나면서 지도공무원이 절반으로 줄었고 그에 따라 지도기능을 만회하기 위해 역량을 강화하는 데 적잖은 노력을 기울였다.

농업기술에 관한 전문성도 오히려 농업인에 미치지 못한다는 일선의 불만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농업기술강국 실현과 개발기술 보급의 전초로서 그 임무를 다하고자 힘쓰고 있다.

현재 전국 4300여 농촌지도공무원들이 분투하고 있는 상황에서, 농촌진흥청은 그들이 열정과 의지를 지니고 현장농업인과 동고동락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 아울러 농업인의 행동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도록 농촌지도공무원의 역량 강화와 전문성 함양에도 힘쓰고 있는 만큼 좋은 결과로 나타날 것이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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