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움 필요하면 “내게 말을 걸어 주세요”


한국생활 10년, 사회적 편견 ‘톡투미’ 활동으로 극복
‘모니카인형’ 판매, ‘이모나라 여행 프로젝트’ 운영
“다문화가정 아이들 편견없는 한국사회서 살길 원해”



▲ 톡투미 이레샤 대표
스리랑카에서 온 페라라 헬레세게 이레샤 딜라니(38)대표는 ‘오늘을 열심히 사는 사람에게 내일이 있다’는 생각으로 인생을 보다 적극적으로 살아가고 있다.
지난 2002년 의류바이어로 한국으로 건너와 한국남성과 결혼을 하고, 두 아이를 둔 엄마로 살아가고 있는 이레샤 대표는 아이들에게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엄마로 살아가기 위해 오늘도 바쁘다.
방송인, 강사, 결혼이주여성 봉사단체 대표로 할 일도 많고, 하고 싶은 일도 많고, 또 해야 할 일도 많다는 그녀의 도전하는 삶 속으로 들어가 봤다.


■ 톡투미의 소개를 해달라.
톡투미(Talk To Me)는 스리랑카, 태국, 베트남, 중국, 일본,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필리핀, 인도 등 다양한 이주 여성 20명이 모여 2010년에 만든 봉사단체다.
‘내게 말 걸어달라’는 뜻을 가진 톡투미는 회원 서로가 가진 다양한 문화적 재능 기부를 통해 한국사회의 소외계층에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또 더불어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가고자 한다. 이를 위해 모니카인형만들기, 말하는 도시락사업, 이모나라여행 프로젝트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전국 500여명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 톡투미와 같은 사회 봉사활동을 시작한 계기는.
한국에 온 지 10년이 넘었지만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느껴야 했다. 또 다문화가정에 대한 편견으로 힘들었다.
아직도 한국사회에서 다문화가정은 어렵고 도와주어야 할 대상이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그런 선입견을 깨고 싶었고, 이주여성들도 도움을 받는 약자가 아닌 도움을 줄 수 있는 존재라는 인식을 심어 주려 했다.
그리고 결혼 후 아이를 출산하면서 내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달라졌으면 하는 마음을 갖게 됐다. 이주여성들 스스로 사회적 편견을 깨고 무엇인가를 할 수 있는 자신감을 가지고 한국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기회를 만들어 주고 싶었다.

▲ 톡투미 이레샤 대표(왼쪽)와 우싸 사무국장은 단짝이다.
■ 한국사회 정착을 위해 톡투미는 어떤 활동을 주로 하나.

먼저 재활용 헝겊으로 여러 가지 피부색을 가진 모니카인형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청소년들에게 모니카인형 만들기 체험을 통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시도했다. 모니카 인형은 먼 곳에서 왔다는 뜻인 ‘머니까’를 재밌게 표현한 것이다.

또 다양한 피부색을 가진 모니카인형이 한데 모여 있는 것처럼 한국 사회도 다양한 사람들이 자연스럽게 어울리는 사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최근에는 ‘말하는 도시락’사업을 진행해 큰 호응을 얻고 있는데 스리랑카를 비롯해 태국, 베트남, 키르기스스탄, 일본, 터키, 중국처럼 세계 각국의 음식과 간식을 만들어 출장뷔페, 단체도시락과 같은 형태로 판매하고 있다.

특히 판매 수익금은 지난해 1회 이모나라 여행 프로젝트를 통해 스리랑카에 있는 카루다라학교 개보수와 장학금을 지원하는데 쓰여졌다. 올해는 인도에서 제2회 이모나라 여행 프로젝트를 열 계획이다.
이모나라여행 프로젝트는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주여성들의 모국을 지원한다. 현지에서 현지 아이들과 함께 다양한 방식의 봉사를 펼치고, 이주여성들은 두 나라를 잇는 가교역할을 한다.

■ 봉사활동을 하면서 어려운 점은.
‘나눔에는 국경이 없다’는 말처럼 봉사활동은 우리를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지 가고 있다. 그러나 항상 섭외가 어렵다. 가령 전화상으로 병원에 봉사하러 가겠다하면 “언제든지 오세요”라고 대답했다가 “우리단체는 이주여성들이 모여서 봉사하는 단체”라고 설명하면 “글쎄요 상의해보고 전화드릴께요”라고 답하고는 연락이 없다. 이렇게 통화만 한 곳이 수십곳은 되는 것 같다.
또 봉사활동을 시작하면서 처음에는 남편들이 어디를 가는지, 왜 가는지 캐묻기도 했었는데 봉사활동 네다섯번에 한번씩은 가족을 참여시키니까 이제는 남편과 아이들도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 한국사회에서 다문화사회 정착을 위한 방향을 제시한다면.
한국의 다문화사회에서 인도, 스리랑카, 태국과 같은 나라는 소히 말하는 ‘기타’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사회 다문화가정의 정책에는 주류국가들의 의견이 많이 반영된다고 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피부색이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도 다문화라는 편견 속에 살아가는 기타에 속한 사람들도 무시해서는 안된다.
다문화가정이 한국사회에 동화되기를 바란다면 차별받는 기타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 한국사회에 대한 앞으로 바람은.
우리 아들, 딸처럼 다문화가정 2세들이 편견 없는 세상에서 살게 하겠다는 꿈을 안고 활발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0년 동안 결혼이주여성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다문화가정의 2세들도 학교에 들어갈 나이가 되어 간다. 향후 5년에서 10년만 지나도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이 한 학급에 상당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하지만 한국사회는 아직까지 다문화가정 아이들을 도와줘야하는 대상, 특별하게 배려해야 되는 대상으로 여기고 있다. 다문화가정은 배려의 대상이 아니라 한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훗날에 많은 다문화가정 아이들이 사회로 진출하게 되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의문이 생긴다. 다문화아이들도 우리의 미래다. 편견을 버리고 동등한 한국인으로 함께 살아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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