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선출하회 1000개 목표… 공동계산 500억 달성


‘산지유통1520’ 프로젝트 대상… 강원연합사업단


최근 정부가 확정한 2013년 산지유통활성화사업의 키워드는 ‘공동계산’이다. 그 동안 산지유통활성화사업이 외적인 성장에 치우쳐 왔다는 지적에 따라 자금 지원체계를 개편, 공동계산(공동선별·공동판매·정산)의 비중확대에 초점을 맞췄다. 공동계산을 통해 산지유통조직의 ‘시장교섭력’을 강화하고, 이를 기반으로 ‘농가소득 제고와 안정’이라는 정책자금의 목적을 명확히 하기 위함이다.

산지유통조직의 공동계산률이 높아지면 판로가 안정된다. 통합마케팅으로 지속적인 거래처를 확보할 수 있으며, 연중 공급에 따른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다. 공동출하 구성원들의 결속에 따른 선별 강화로 높아진 상품성은 곧, 수취가격 향상으로 이어진다.
지난 12월 14일 농협의 ‘산지유통1520 프로젝트’ 종합평가회에서 연합사업 실적 1106억 원 달성으로 대상을 차지한 강원연합사업단의 경우 올해 공동계산 실적이 500억 원에 달한다. 토마토를 중심으로 공동계산 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강원연합사업단의 사례를 소개한다.



◆ 연합사업, 농가수취가격 상승

강원연합사업단은 매년 여름철 생산과잉으로 산지폐기를 겪어야 했던 풋고추의 물량해소를 위한 전국 최초의 연합마케팅 사업으로 지난 2001년 태동했다. 지금도 풋고추 수급안정은 연합사업단의 최우선 과제 중 하나다.
출범당시 직원 1명으로 시작한 강원연합사업단은 2012년 현재 11명의 직원이 똘똘 뭉쳐 산지유통 및 연합사업 최우수 조직으로 자리잡고 있다. 강원연합사업단은 15개 시·군, 34개 지역농협이 참여하고 있으며, 103개 공선출하회에 3009농가가 함께하고 있다. 생산규모는 1200만평이며, 토마토, 고추, 오이, 호박 등 11만 3653톤의 농산물을 유통시키고 있다.
강원연합사업단은 2011년 대비 38.5% 성장했다. 친환경을 제외한 전 품목에서 사업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데, 특히 고추류(476억원), 토마토(288억원), 오이(107억원) 등 에서는 25~79.1%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특히 2011년도 매출액 대비 79.1%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는 토마토는 강원연합사업단의 공동계산 주력품목이다. 토마토의 연합사업 실적을 보면 농가의 수취가격이 얼마나 향상됐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토마토 성출하기인 6월 기준으로 강원연합사업단의 판매단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농가단위 개별 판매 때보다 대형유통 판매는 100% 이상, 도매시장 출하는 5% 이상 높은 가격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연합사업단 박영덕 단장은 “지역농협에 속해있는 개별농가가 6월 성출하기에 판매한 토마토 평균가격은 kg당 1058원 수준으로 집중출하에 따른 가격하락을 피하지 못했다”라고 설명했다. 박 단장은 “그러나 강원연합사업단을 통해 대형마트로 직거래된 물량의 같은 기간 평균가격은 kg당 2126원을 받았고, 도매시장 출하물량도 평균 1114원을 기록했다”면서 “개별농가 출하에 비해 대형마트 판매가격은 2배 이상, 도매시장 판매가격은 5.3% 높아졌다”고 강조했다.
이런 영향으로 강원도 지역 토마토 시설하우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토마토 농가 소득이 논 농사에 비해 1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철원 지역에서는 내년도 대단위 시설하우스가 들어설 예정이다.

◆공선출하회는 ‘자부심’… “철저한 선별로 수취가격 상승”

강원연합사업단이 토마토 공선출하 우수사례로 소개한 김화농협은 공선출하를 통한 판매비율이 74%에 달한다. 2009년 이후 공선출하를 선호하는 농가가 늘고 개별출하 물량이 줄면서, 공선출하물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

2012년 김화농협 APC의 전체 토마토 판매액은 111억원. 이 가운데 공선출하를 통한 판매액이 약 82억원(일반출하 28억원)이다. 2009년 이후 매년 2~3%씩 공선출하 비율이 늘고 있다. 특히 소포장을 통한 연합사업단 출하가 늘면서 도매시장 10kg 박스출하에 비해 kg당 1000원 가까이 수취가격이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김화농협 APC가 도매시장을 통해 10kg 박스로 출하한 평균가격은 kg당 1678원인데 반해, 연합사업단을 통해 소포장으로 대형유통업체에 판매한 가격은 kg당 2627원을 기록했다. 소포장을 통해 kg당 1000원 가까운 부가가치 상승을 이끌어 냈다.

김화농협 공선출하회는 7일 주기 공동정산이 원칙이다. 공선출하회원은 출하물량 및 거래처, 가격 등에 대해 ‘무조건 수탁’이 기본이다. 농협과 공선출하회 참여농가 사이에 출하약정 체결과 농작업 재해보험이 의무다.  만약 관련 규약을 위반할 경우 1·2·3차 경고이후 3년간 공선출하회 가입이 제한된다. 또한 농협의 모든 사업에 대한 지원도 중단된다.

김화농협 APC 관계자는 “공선출하회를 통해 경영비 절감과 상품성 향상 등 참여농가의 자부심이 대단하다”면서 “참여농가의 결속력 강화와 함께 지역 농협입장에서도 구매사업과 신용사업이 성장하는 등의 연쇄효과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인터뷰 - 강원연합사업단 박영덕 단장


“산지유통사업은 참여주체인 생산자 농민과, 산지농협, 연합사업단이 삼위일체로 역할에 충실해야만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농민은 생산에 주력하고, 산지농협은 APC 운영에 충실, 사업단은 농가 지원과 지자체 협력 등 통합마케팅에 주력해야 성공할 수 있다.”

강원연합사업단을 맡고 있는 박영덕 단장은 “현재 강원연합사업단은 9~10년차 경력을 가진 품목별 담당자들의 탄탄한 사업역량을 바탕으로 소비지에 대한 교섭력을 강화하고 있다”면서 “2017년까지 원예 농산물 분야 마케팅보드 역할을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강원연합사업단은 5명의 팀장이 품목별·판매업체별 관리를 전담하고 있다. △1팀(팀장 지윤용)은 토마토, 메론, 수박/이마트, 롯데마트 △2팀(팀장 김남진)은 무, 배추/홈플러스 △3팀(팀장 임봉국)은 고추류 전품목/홈플러스, SSM △4팀(팀장 박택근) 오이, 호박류, 가지/롯데마트, GS리테일 △5팀(팀장 장석만)은 친환경농산물, 복숭아, 콩/메가마트 담당이다.

강원연합사업단은 2013년도 3대 사업으로 △풋고추 자조금 △공동출하조직 육성 △공동브랜드 포장재를 구상하고 있다. 풋고추는 강원연합사업단을 출범시킨 품목으로 광역 자조금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자조금 성격으로 모아온 적립금을 자조금으로 전환시켜 도 15%, 시군 35%, 자부담 50%의 자조금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지자체와 농식품부의 지원을 통해 공선출하회를 강화시킬 계획이다. 농가교육과 컨설팅, 조직화 교육 등을 통해 공동출하조직을 확대시킨다는 방침이다. 또한 ‘맑은청’ 브랜드의 리뉴얼이 추진된다. 기존 브랜드의 핵심요소는 유지하되, 일부 내용을 변경시켜 도매시장과 유통업체 출하를 구분하는 디자인 개발을 염두하고 있다.

강원연합사업단이 일구어온 주요 성과를 살펴보면 대형유통업체와의 직거래사업 확대를 통한 연합마케팅 내실화를 꼽을 수 있다. 대형유통업체 출하를 위한 소포장 상품화를 통해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협 중심의 판매체계를 구축했다.

강원연합의 광역단위 브랜드 ‘맑은청’의 소비지 인지도 제고도 성과다. 기존 지역브랜드와 함께 ‘맑은청’을 병기하면서 브랜드 홍보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연합판매사업의 내실있는 성장도 성과다. 연합사업은 농가 조직화 없이는 불가능한 사업이다. 따라서 연합사업의 성장은 곧 농가 조직화 확대로 연결된다.

박영덕 단장은 “올 한해 농가 조직화를 위해 25개 조직농협에서 70회 동안 2500명을 대상으로 교육이 진행됐고, 도매시장과 협력을 통한 마케팅 강화 목적으로 전국 도매시장의 토마토·풋고추 경매사를 초청해 사업설명회를 개최했다”면서 “2020년까지 공선출하회 1000개 육성을 목표로 시군 지자체와 정부 등과 연계가능한 교육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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