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닭 병아리 ‘메카’ 꿈꾼다

 경기도 포천시 소홀읍 창동부화장 김진동 대표는 토종닭산업을 대표하는 종계장·부화장을 경영하고 있다. 토종닭 종계수도 4만수에 육박하고 연간 토종닭 병아리 공급량이 250~300만수에 달한다. 통상적으로 토종닭 병아리는 사전 예약제로 주문과 공급이 이뤄지는 방식이기 때문에 창동부화장은 단골고객이 대부분이다.

김 대표는 ‘창동부화장 병아리는 믿을 수 있다’는 양심을 담아 공급하기 때문에 단골고객이 많다고 귀뜸했다.
김 대표는 “정직과 신뢰가 기본인데다 양심까지 덤으로 판매한다는 생각으로 병아리를 분양하고 있다”며 “사후 관리까지 세밀하게 관리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는 경영철학이 신뢰를 쌓게 됐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김 대표는 전국 각지 병아리 배송에 직접 탑승한다. 고객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장이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고객들과 소통을 통해 창동부화장 병아리의 문제점을 찾을 수 있고 더 발전할 수 있는 계기로 삼고 있는 것이다.
고등학교 졸업이후 병아리 감별사로 유명세를 떨쳤던 형님의 영향으로 양계업에 뛰어든 김 대표는 지난 2008년까지 육용종계장을 운영하다 계열화사업이 포화상태로 도달했다는 것을 직감하고 토종닭 종계업으로 전환했다.

그러나 양계업도 불황과 활황이 반복되는 사업이라 늘 긴장감을 늦출 수가 없다. 특히 활황을 통해 얻은 수익은 농장에 재투자하는 것과 불황에 대비해 적립해 놓는 것이 필수다.
김 대표는 매년 수익의 50%는 불황에 대비해 여유자금으로 확보해 놓고 있다.
문제는 대형 육계계열업체들이 토종닭산업에 뛰어들고 있다는 것. 실제로 올해부터 하림, 체리부로, 사조, 동우 등 굵직한 업체들이 토종닭 생산에 나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그러나 계열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종계, 부화 시스템을 갖춰 개별농장에서 병아리를 구매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때문에 김 대표는 사육농가들이 위탁농가로 전환되고 나면 개별 종계업자들은 병아리 판로가 막혀 사업영위가 매우 힘들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기업들과 개별농장의 상생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하지만 현실의 벽이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그래도 김 대표가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것은 변함없이 창동부화장 병아리를 믿고 구매하는 고객들로 넘치기 때문이다. 그는 고객들과의 신뢰를 유지키 위해 더욱 튼실한 토종닭 병아리 공급에 전력을 쏟을 계획이다.

창동부화장을 이끌어갈 든든한 지원군도 생겼다. 그의 둘째아들 김충현 군이 가업을 잇겠다고 귀농했기 때문. 지난 2년간 종계장, 부화장 관리 노하우를 전수했고, 올해부터 아들이 독자적으로 종계장, 부화장 경영을 맡겨볼 계획이다.

김 대표의 노하우를 흡수하는 속도가 너무 빨라 더 이상 전수해 줄 것이 없을 정도다. 그가 벌써 은퇴를 고민하는 것도 아들의 뛰어난 능력 탓이다. 올해도 토종닭산업의 경기는 암울한 전망이 우세하지만 그래도 가업을 잇겠다는 후계자를 찾았으니, 김 대표의 인생은 성공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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