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장맛 지키는 것은 나와의 약속

대전광역시 보문산자락 탑골은 보문산이 평지와 만나면서 내어준 골짜기에 흙담을 마주하고 옹기종기 모여 사는 사람들의 마을이다.

이 곳 탑골에는 100여개의 항아리에서 전통 방식 그대로 장을 담그는 금중탑골농원이 자리하고 있다.
고비송(55)대표는 이름만큼 특이한 이력을 가진 여성농업인으로 의류사업가와 사진작가로 활동하다가 6년전 본격적으로 장류사업에 뛰어들었다.

“원래 이 터는 부모님이 하시던 과수원 자리였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살면서 폭설로 무너진 창고자리에 장독을 놓고 장을 담갔어요. 물론 장 담그는 법은 어머니한테 배웠죠. 지금은 언니와 함께 장을 담그고 있습니다.”

한국인의 밥상에서 장류는 없어서는 안 될 식문화로 요즘은 장을 대부분 사먹지만 예전에는 집에서 담가먹었다. 그리고 공장에서 생산하는 장보다는 전통방식으로 장을 담그는 곳을 찾는 추세다.
고비송 대표의 금중탑골농원 역시 100% 국산재료와 전통방식으로 고집하고 있는데 소금의 선택에서부터 항아리 손질까지 철저한 관리에서 이뤄진다.

금중탑골농원의 소금은 6년전 영광 법성포 염전에서 사와 간수를 완전히 뺀 후 사용하고 있고, 고추도 무주군 안성면에서 계약재배를 맺고 최고급만 들여오고 있다.
사실 고비송 대표는 금중탑골농원을 세우면서 만든 철칙이 있다. 무방부제·무색소·무화학조미료·무밀가루와 같이 4무를 실천하고, 100% 국내산 재료, 위생청결 유지하는 것이다. 또 맛을 유지하기 위해서 언니와 자신만 계속해서 장을 담글 계획이다.

“초심을 가지기 위한 방법이에요. 사업장을 확장할 생각도 없고. 어머니한테 전수 받은 장맛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전달하고 싶은 마음뿐이에요. 또 장류사업이 돈을 목적으로 시작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철저하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나와의 약속이잖아요.”
고 대표의 이런 마음가짐과 맛 때문인지 금중탑골농원의 장은 방문구매와 맛본 사람들의 재구매 비율이 높다.

아울러 고 대표는 교육에 대한 열정도 여느 여성농업인 못지 않은데 지난해는 대전광역시농업기술센터 문승주 팀장으로부터 수원에 있는 농업기술실용화재단 창업보육 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듣고는 창업에 관한 전반적인 교육도 받고 있다.

“교육을 받으면서 농산물 가공 제품이 여러 가지 절차를 거쳐야 하고, 혼자 하기도 힘들다는 것을 알았어요. 생산자 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서 서봐야 하는 것도 알았고요.”
앞으로 고비송 대표는 체험관광농원을 계획 중이다. 대전 시내와 가깝고 보문산의 자연이란 이점이 있기 때문이다. 된장 만들기, 효소 만들기, 매실주 만들기나 천연 염색을 접목해볼 생각이라고 한다.
어머니의 손맛을 이어나가겠다는 집념과 철칙을 발판으로 고비송 대표는 지금에 이르렀다. 앞으로도 금중탑골농원이 비상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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