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딸기, 자부심으로 일궈

지난 12일 김포IC에서 올림픽대로 방면으로 오른쪽에 위치한 ‘영일딸기농장’. 안으로 들어가니 탐스럽게 익은 딸기가 주렁주렁 매달려 있다.
이곳에서 박기일(59), 차영순(58) 부부는 500평의 하우스 두동과 딸기육묘장을 갖추고 딸기체험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도시에서 사업을 하다가 7년 전 농사를 시작한 이들 부부는 처음에는 엽채류 채소를 경작했는데 2011년 1년 교육과정인 농업대학 최고농업경영자과정을 공부하면서 딸기를 접하게 됐다.

박기일 씨는 “교육과정 중 농장을 방문해 토론하는 수업이 있었다”면서 “방문 농장 중 일산 딸기농장을 방문했을 때 딸기 고설재배하는 것을 보고 ‘이것이구나’하는 생각에 그 분에게 딸기농사를 짓고 싶으니 도와달라고 부탁했다”고 시작 배경을 밝혔다.

이어 “농사를 지으면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되는 것 같다”며 “처음에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지만 해가 갈수록 농사는 어려운 것 같다”고 토로했다.
사실 농가들 중에 육묘까지 하는 곳은 그리 많지 않다. 박기일, 차영순씨 부부는 아직 딸기농사 2년차 밖에는 되지 않았지만 목표를 세우면 끝까지 파고드는 성격이라 전국의 고수들을 찾아다니면서 배우는 중이다.

이들 부부가 재배하는 딸기품종은 한국인의 새콤달콤한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설향으로 9월초에 정식 후 모종에 영양생식을 해 10월 말까지 생식생장으로 바꾸면 꽃이 피기 시작하고, 45일정도 지나 11월 말부터 수확하고 있다. 특히 고설재배를 하면 땅에서 재배하는 것보다 빨리 수확하고, 기간도 길어지고, 수확량도 많고 관리하기도 편리해 노동력도 절감할 수 있다고.
또한 영일딸기농장은 체험위주의 농장으로 체험을 예약 받아 운영하고 있는데 입장비와 체험비가 없으며 체험하면서 딴 딸기 값만 받고 있다.

아내 차영순씨는 “우리 농장은 입장비와 체험비를 받지 않고 딸기의 무게로 비용을 지불한다”며 “이것을 고집하는 이유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와함께 부부의 또 다른 고집도 엿볼 수 있었는데 영일딸기농장은 딸기재배시설이 1m 20㎝간격으로 넓게 설치되어 있었다. 그 이유는 농장을 만들 때부터 휠체어도 다닐 수 있는 체험공간을 만들고 싶어서였다고 한다.

박기일씨는 “일반 농가에서 재배하는 방식으로 좁게 만들면 배드설치를 많이 할 수 있어 딸기를 더 많이 수확해 소득을 높일 수 있겠지만 처음부터 이것만은 꼭 지켜야겠다는 생각으로 만들었다”며 “특수학교에서 딸기체험을 왔을 때 그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에 보람을 느꼈다”고 말했다.
끝으로 부부는 농장에 믿음을 갖고 있는 분들 때문이라도 이 먹을거리는 안전하게 지켜줘야겠다며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김포는 서울 근교이다 보니 아이들과 주말에 가족단위 체험객이 많은데 영일딸기농장은 주차장이 좁다. 그래서 40대정도 주차할 수 있게 넓힐 계획이고, 여건이 된다면 토마토체험농장도 겸할 생각도 하고 있다. 또 인삼수경재배, 명월초, 수세미 등을 부작목으로 재배해 농장에 오신 분들에게 직거래를 통해 안전한 먹을거리를 공급할 계획이다.

이들 부부는 “농사경력이 많지는 않지만 고소득 부가가치를 높일 수 있는 작물이라면 앞으로 전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큰 아들이 대학을 졸업하고 평생직장을 고민하기에 농사의 비전을 제시하고 권유했다. 지금 권유를 받아들여 한국농수산대학 3학년으로 편입해 공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젊은 농부가 많아지고 농촌이 젊어지면 농업의 어려운 현실에도 희망이 보이지 않을까, 박기일, 차양순 부부의 이런 기대가 농장을 이어갈 아들에게 전해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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