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육식물 키우는 재미 ‘쏠쏠’, 소득도 ‘쏠쏠’”

“남편이 귀농을 하자고 하는데, 시골에서 산다는 것이 엄청 싫었어요. 지금요? 서울로 가라고 등 떠밀어도 절대 안가요.”
다육식물 농장인 성주농원의 김미진 대표(한국여성농업인용인시연합회장)는 지난 1995년 경기도 용인시 남사면 원앙리에 새터전을 마련했다. 서울깍쟁이였던 귀농 19년차인 그녀의 농촌 정착기는 파란만장했다.

김 대표는 귀농을 원하는 남편 배효경 씨와 둘째 아이의 건강상의 이유로 서울을 떠나 용인에 귀농하게 됐다. 처음 그녀는 아이의 치료와 함께 부업을 해보자는 생각으로 주말농장을 계획했다.
“연고지도 없는 용인에 와서 정말 고생했어요. 집도 완공되지 않아서 몇 달간은 텐트에서 지내기도 했었죠. 그때 남편은 낮에는 직장에 나가고 밤에 와서 일을 도와줬어요. 대부분 저 혼자 농장을 운영해야 해서 버거운 점이 한둘이 아니었죠. 그래도 이왕 시작한 농사 이 악 물고 버텼습니다.”

주말농장으로 텃밭을 운영하겠다는 김 대표는 그녀의 땀과 노력이 땅에 깊숙이 스며들며 본격적으로 ‘여성농업인’의 길을 가기로 마음먹었다.
이후 김 대표는 후계농업인에 선정되고, 더 많은 농업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각종 농업 관련 교육을 받았다. 젊은 여성이 혼자 농업을 하겠다고 불철주야 노력하는 모습이 예뻐보였을까? 당시 한여농 용인시회장의 추천으로 일본 해외연수의 기회가 김 대표에게 주워지게 됐다.

“일본연수를 갔는데 너무 다른 세계였어요. 농업에 대해 다시 생각하고, 여성농업인으로서의 마음가짐을 다시 하는 기회가 됐죠. 이후에도 농업전반에 걸친 시스템과 마케팅을 알아야 우물 안 개구리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미국, 네덜란드 등 선진지 교육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있습니다.”
김 대표는 현재도 끊임없는 교육과 견문을 통해 농업에 매진한 결과 ‘성공한 귀농인’으로 입지를 다지고 있다.

김 대표가 첫 작목이었던 고무나무를 접고 다육식물을 키우게 된 것은 5년 전의 일이다.
“지인의 소개로 다육식물에 대해 알게 됐어요. 처음에는 고무나무 옆에서 작게 재배하며 아름아름 판매를 했었는데 꾀 소득이 쏠쏠 하더라구요. 겨울철에도 20도를 유지해야 하는 고무나무에 비해 5도만 유지해도 잘 자라는 다육식물에 더 눈이 들어왔죠. 또 80%이상은 자가생산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습니다.”

김 대표는 3천여평의 땅에서 에케베리아, 투들레야, 하월시아 등 100여종의 다육식물을 재배하며 억대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김 대표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그녀는 7대에 이어 올해 8대 한여농 용인시연합회장을 연임하며 여성농업인 리더로서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다.
“기존에 여성농업인들이 농사나 외부 활동들도 많이 해왔지만 밖에 드러나지 않은 경우가 많았는데, 최근에는 점점 활동이 드러나고 있는 추세죠. 이젠 여성농업인들도 남성의 뒤에 있는 것이 아닌 당당히 앞서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성농업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우리의 목소리를 함께 찾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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