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짐 덜고, 행복은 얹는다”

여성농업인의 역할은 매우 다양하다. 농업과 농외소득 활동에 중추적인 경제주체이며 자녀양육과 교육, 가사노동, 부모부양, 지역사회활동 등 셀 수없이 많다. 여성농업인들이 이 모든 역할을 완벽하게 해내고 있어 마치 슈퍼우먼처럼 보인다. 그러나 기댈 곳 없는 몸과 마음은 이미 파김치가 된지 오래이다.
임실여성농업인센터(센터장 유지숙)는 지난 2004년부터 여성농업인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 그들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고 힘든 부분을 함께 나누며 얼굴에 웃음꽃 필 수 있도록 행복 에너지를 전파하고 있다.

▲ 여성농업인 건강증진을 위한 요가교실


■“열악한 농촌 교육현실에 한숨만…”

여성농업인들의 가장 큰 걱정 중 하나는 바로 아이의 교육이다. 여성농업인들은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영농활동으로 아이들을 잘 돌보지 못 할뿐 만아니라, 학원도 기껏해야 읍내에 나가야지만 다닐 수 있어 고민이 크다. 아이를 집에 방치하자니 안전상 걱정이 되고, 우리 아이가 도시의 아이들보다 뒤떨어지면 어떻게 하나 라는 고민도 앞선다.

임실군은 특히 이농, 이주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도심지인 전주시와 자가용으로 20분정도의 가까운 거리에 있어 도심지로 아이를 유학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최근 그 현상이 더욱 심해져 읍 소재지의 초등학교는 학년 당 400명 가까이 되던 학생들이 50명이 안될 정도이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피해를 받는 것은 농촌에 남아있는 아이들이다. 농촌에 남아있다는 것, 도시에 나가지 못한 것이 패배자로 인식되며 농촌에서 자라나는 아이들의 자존감을 낮추고 있다.

임실여성농업인센터는 아이들이 농촌에서도 꿈을 펼치며 주체적, 자주적으로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에서 청소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농촌에서 살기 때문에 성공하기에는 늦었고, 낙후된다는 좌절감보다는 농촌을 사랑하고, 농업인인 부모님을 존경하는 아이들로 자랐으면 하는 마음에서이다. 더 나아가서는 다시 임실군로 학생들이 유입되고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곳곳에서 울려 퍼지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 청소년 진로 탐색 스쿨

■“애들아, 우리 함께 꿈꾸지 않을래?”
임실여성농업인센터는 아이들에게 진정한 자아 발견을 위해 탐구하고 자아 개발과 발전을 위해 스스로 길을 찾아갈 수 있도록 ‘농촌지역 학생들의 창의인성·진로·비전 스쿨’을 진행하고 있다. 이 사업은 임실여성농업인센터에서 구상·추진하며 삼성꿈장학재단에서 후원받아 진행하는 사업으로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실시하고 있다.

지난해는 이론과 참여 학습위주로 참여 아동의 자기관리능력향상과 진로의사결정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전문코칭과 함께 참여 학습위주로 진행했다. 올해는 실전적인 체험위주로 임실지역의 다양한 직업을 직접 체험하며 자신의 꿈을 구체화하는 기회를 주고 있다. 또한 동아리를 운영하며 자기능력개발에 도움을 주어 진로의사결정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했다.

■여성농업인 얼굴에 웃음꽃 만발
임실여성농업인센터는 여성농업인들의 근심걱정을 덜어줄 뿐 아니라 삶의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다양한 소모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요가교실’은 명상을 통해 마음의 안정과 스트레스를 해소시켜주고 있으며 건강한 몸을 가꾸어 삶의 활기와 자신감을 채워주고 있다.

책 읽는 어머니 모임인 ‘코스모스’는 독서토론을 통해 세상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올바른 자녀교육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한 땀 한 땀 뜨개동아리’는 혼자서 손쉽게 할 수 있는 뜨개를 함께 하며 취미활동을 즐길 수 있게 마련했다. 특히 겨울에는 모자, 장갑 등을 만들에 지역 어르신들에게 전달해 추운 겨울을 좀 더 따뜻하게 보낼 수 있도록 사회봉사활동에도 적극 동참하고 있다.

■쉼터이자 소통의 공간
임실여성농업인센터는 청소년의 따뜻한 휴식 공간인 청소년 카페 ‘꿈꾸지 않으면…’을 운영하고 있다. 방과후 집으로 가는 몇 대 안 되는 버스를 타기 위해 시내를 방황하고 PC방을 전전하는 아이들에게 안전하고 편안한 쉼터가 되고 있다. 아이들은 이곳에서 공부도 하고, 책도 읽고, 간식도 먹고, 놀이를 즐기는 등 자율적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

또한 청소년 카페가 아이들의 공간이라면 어른들의 공간인 ‘행복나눔가게’도 운영하고 있다. 행복나눔가게는 지난해 처음 개장한 곳으로 중고물품을 판매하는 가게이자 소모임 활동의 장소, 또 지역주민들의 사랑방으로 이용되고 있다. 행복나눔가게에는 중고의 의류, 도서, 모자, 그릇, 신발, 가방, 생활용품 등이 가득하다. 모두 지역주민들이 자발적으로 가져온 물품들이다. 지역주민들은 365일 활짝 열려있는 행복나눔가게에서 자신의 물품과 교환을 하거나 싼 가격에 물건을 구매하고 있다. 특히 여기서 나온 수익금은 조손가정 아이들을 돕는데 사용하고 있어 주민들이 호응이 높다.


인터뷰 유지숙 임실여성농업인센터장


“지역주민 모두가 하나가 되는 공간 마련할 것”

실여성농업인센터는 여성농업인들의 삶의 무거운 짐을 함께 나눠 들며 마음 놓고 영농에 종사할 수 있게 도와주고 농업생산과 지역사회의 주체가 될 수 있도록 적극 돕고 있다.
이에 청소년들에게는 청소년카페를, 어른들에게는 행복나눔가게를, 어르신들은 찾아가는 마을 교육을 통해 연대에 맞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임실여성농업인센터는 청소년, 어른, 어르신들을 함께 아우를 수 있는 프로그램과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목표이다. 어른들은 아이들에게 관심을 갖고 돌보고, 아이들은 어른들을 보필하며, 서로가 서로에게 멘토-멘티가 되는 화합의 공간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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