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닭시장 스스로 변화를 꽤해야 합니다”


“산닭시장 종사자들이 단순히 장사꾼에 머문다면 미래를 담보할 수 없습니다.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추고 변화를 추구해야만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습니다.”

한국토종닭협회 이성주 초대 산닭분과위원장은 벼랑 끝에 내몰린 산닭 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종사자들 스스로가 변화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2008년 AI 발생시 농림수산식품부는 ‘자가도축’을 금지토록 하는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을 추진한데 반발에 전국 3천여 산닭 종사자들을 결집시켜 조직을 꾸리는데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특히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에 맞서 자발적으로 위생방역교육을 실시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전개해 결국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을 중단시킨 바 있다.
이 위원장은 “전국 3천여명에 달하는 산닭 종사자들은 무시하고 대안?대책도 없이 막무가내로 그만두라 식의 정부 정책에 분노가 폭발했던 것”이라며 “소비자들의 적극적인 관심과 산닭 종사자들의 결집된 힘이 있었기 때문에 축산물가공처리법 개정을 막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산닭은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으로서 후대에 물려줘야 할 가치를 지니고 있음에도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은 종사자들 스스로 현실에 안주하고 변화에 능동적이지 못한 탓이 크다”면서 “단순히 토종닭을 잡아 판매하는 장사꾼으로 머물기 보다는 변화된 소비자들의 의식을 파악하고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도록 스스로가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경찰청의 강력한 산닭시장 단속도 지난 2008년 이후 종사자들이 현실에 안주해 변화를 꽤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이제라도 10년 후, 30년 후를 내다보고 산닭시장의 적극적인 변화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위원장은 초대 산닭분과위원장을 역임하고 일선에 물러나 현장으로 돌아가 산닭시장과 소비자가 공감대를 이룰 수 있도록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산닭시장은 토종닭 사육농장에서 구매해온 토종닭이 7~10일간 머물 수 있는 하치장을 별도로 두고 있다. 이 위원장은 하치장에서 머무는 기간동안 토종닭 사양관리 여부에 따라 소비자에게 질 좋은 토종닭을 공급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그래서 인지 그가 운영하는 1,000평 규모의 하치장은 갖가지 정원수를 식재하고 다양한 꽃나무를 심어 토종닭이 최적의 환경에서 자랄 수 있도록 조성했다.

그는 “사육농장에서 자란 토종닭은 밀집 사육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지만 적어도 하치장에서는 편안하게 머물 수 있도록 세심하게 관심을 쏟고 있다”며 “밀집사육으로 인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난 토종닭은 지방이 감소하고, 육질이 부드러워지는 등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는 토종닭으로 재탄생하게 된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소비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때 토종닭 전체 유통물량의 30%를 차지하고 있는 산닭 시장은 당당히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불법’으로 낙인 찍혀 패배의식을 갖기 보다는 제도권내로 진입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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