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초도 우리 꿈도 자꾸커요 자꾸커!”

“안녕하세요~반갑습니다!”
섭외전화부터 까랑까랑한 경상도 특유의 말투가 귓가에 전해진다. ‘젊은 여자같은데 어떻게 이렇게 사투리를 강하게 쓸까’ 하는 생각이 스치면서 이번에 만날 여성농업인도 꽤나 재밌는 스토리를 가졌을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 그리고 그 예감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맞아떨어졌는데 자매는 자동차정비 전문가이고, 어지간한 악기와 운동은 다 섭렵한 다재다능한 여성들이었다.

창녕군 유어면에서 천년초를 재배하는 자꾸커농장 오난희·오연화씨는 이름, 얼굴, 말투, 헤어스타일, 미혼, 걸어온 길 등 싱크로율이 99%에 가까운 자매로, 더 특이한 것은 친자매처럼 보이지만 이들은 사촌지간으로 오연화씨가 몇 살 더 많은 언니다.

“저희가 많이 닮았지요. 보는 사람마다 그렇게 얘기를 하세요. 어렸을적부터 엄청 가까이 지냈고, 직장생활도 파주에서 같이 했어요.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농사도 같이 짓게 됐어요. 자매지만 친구처럼, 애인처럼, 부부처럼 그렇게 지내요.”

이처럼 서로에게 애틋한 이들 자매가 천년초에 반해 창녕군으로 들어온 것은 지난 2007년으로 알 수 없는 만성 두통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던 동생 오난희씨가 우연하게 천년초즙을 먹고 건강을 되찾으면서부터라고 한다.

그길로 오난희씨는 파우치에 적힌 천년초농장을 찾아가 천년초재배 현장으로 눈으로 봤는데 ‘이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직감했다고 한다.
이후 외가가 있는 창녕군으로 내려가 본격적으로 천년초재배에 돌입했고, 곧이어 언니 오연화씨까지 합류해 지금까지 7년째 동고동락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 자매가 반해버린 천년초는 어떤 작물일까.

천년초는 손바닥 선인장에 하나인데 일반적으로 약용이나 식용으로 사용되는 선인장 중에 줄기, 열매, 뿌리, 꽃 등 선인장 전체가 상품가치가 뛰어나다. 흔히 백년초와 헷갈리기도 하는데 백년초와는 다르게 껍질에 독성이 없어 통째로 갈아서 먹어도 된다. 중약대사전, 본초강목 등 고헌에 따르면 천식, 수면부족, 변비, 갑성선, 위장병, 당뇨병 등에 효염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처음에는 농촌도 처음이고, 천년초 농사도 처음이라 많이 헤맸어요. 있는돈 없는돈 끌어모아 50평에 천년초를 심었는데 모든점이 가시밭길이란 표현이 딱 맞았어요. 실제로 2~3년은 수익이 그다지 없어 마을에 품앗이도 많이 했고, 또 천년초 가시 때문에도 고생했어요. 지금이야 아무것도 아닌것이 그땐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처럼 느껴졌어요.”
그리고 이들 자매는 50평의 농사를 1000평으로 성장시켰고, 천년초를 가공해 판매하는데 까지 이르렀다.

“‘자꾸커’란 이름도 천년초가 아무 병 없이 잘 자라고, 농장도 점점 커나가라고 지었어요. 사람도 이름 따라가고, 가수도 노래제목 따라간다는데 우리 농장도 이름따라 자꾸커 나갔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자연속에서 건강도 찾고, 내가 하고 싶은 일 해가면서 산다는게 참 좋은 것 같아요.”
끝으로 이들 자매에게 서로에게 어떤 존재인지 묻자 1초의 망설임도 없이 ‘골칫덩어리’라면서 호탕하게 웃는다.

“골칫덩어리 맞죠. 다음에는 누가 먼저 어떤 사고(?)를 칠까 궁금하기도 하고요. 하지만 인생의 동반자로 계속 함께 할거에요. 설령 그 길이 가시밭길이라고 해도요.”
흔히들 잘살고 못사는건 타고난 팔자라고 한다. 하지만 이들 자매의 만남은 서로에게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오난희, 오연화 자매가 영원한 동반자로 자꾸커 나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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