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부터 노인까지 여성 모두의 ‘놀이터’”

“대부분 조직이나 정책, 사업들이 남성위주로 진행되어 왔어요. 여성들의 권익이 높아졌다고는 하나 여전히 남성들과 동등한 입장은 아니에요. 당연히 여성들에게 줘야할 권리를 준 것인데 ‘배려’한다고 표현하는 것에서 알 수 있죠. 이에 예산농협은 여성농업인만을 위한 사업과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여성농업인센터를 설립하게 됐습니다.”

박재호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장(예산농협 조합장)은 여성농업인들에게 피부에 와 닿는 지원과 여성농업인 모두가 주인인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예산여성농업인센터 설립을 마음먹었다.
지난 2011년 설립된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는 갓 두 돌을 넘긴 신생 센터이지만 여성농업인들을 위한 맞춤형 복지제공으로 여성농업인들에게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영농생활에 활력을…

▲ 전통무용 공연중인 여성농업인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가 단기간에 여성농업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 입구 벽면에 붙여져 있는 ‘여성농업인센터 강좌 시간표’를 보는 순간 알 수 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빡빡하게 프로그램 일정이 잡혀있었다. 1년 12달,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는 바쁘게 돌아가고 있었다.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에서는 큰 강당을 활용할 수 있는 활동적인 프로그램이 많이 진행되고 있었다. 다이어트댄스, 요가교실, 한국전통무용, 노래교실, 합창단, 난타교실 등을 통해 여성농업인들이 영농으로 받은 스트레스와 피로를 싹 풀어주고 삶의 활력을 불어넣어주고 있다. 한국전통무용과 합창단의 경우에는 단순 취미활동을 넘어 선수 부럽지 않는 실력으로 지역 행사에 초청돼 공연도 다수 가졌다.

■결혼이주여성의 친정집

▲ 부채춤 통해 한국문화 알아가는 결혼이주여성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의 인기비결 두 번째는 농촌 여성 소외계층을 위한 부정기 사업도 꾸준히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문화가정에 대한 사업을 활발히 진행하며 결혼이주여성들의 친정집이 되고 있다.
예산군에는 다문화 가정이 400여 가구나 된다. 다문화가정은 점점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에 대한 관심은 미미한 상태이다. 지역에 몇몇 기관, 단체에서 다문화가정을 위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일회성에 지나지 않는다.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는 지역에서 소외되고 있는 다문화가정을 위한 꾸준한 사업을 진행하며 결혼이주여성들의 한국 정착을 돕고 있다.
처음에는 다른 곳과 비슷하게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을까라는 걱정과 염려 속에 여성농업인센터를 찾았던 결혼이주여성들도 이제는 제 집처럼 여성농업인센터를 드나들고, 결혼이주여성의 가족들도 여성농업인센터를 간다고 하면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다.

■“우리도 여성농업인!”

▲ 국선도를 하며 삶의 활력 충전
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에서는 지난해 ‘다문화여성대학’에 이어 올해 ‘결혼이민여성 기초농업교육’을 운영하고 있다.
다문화여성대학은 한국어와 한국문화 전반에 대한 강좌가 주를 이뤘다면 결혼이민여성 기초농업교육은 결혼이주여성들도 여성농업인으로서 기초농업교육을 통해 활발한 영농생활을 영유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개설됐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이 교육을 통해 예산의 농특산물인 방울토마토, 사과를 재배하는 농가를 찾아가 견학하고 적과, 봉지 씌우기 등 간단한 농작업과 농기계 조작요령 등 농사방법을 배우고 있다. 또 농산물 유통 경로와 구조를 살펴보며 생산에서 유통까지의 전 과정의 흐름을 살펴보는 시간도 갖는다. 이와 함께 한국 여성농업인의 삶을 알아보며 결혼이주여성들이 여성농업인으로서의 역할에 대해 알아볼 수 있는 강좌도 진행된다.

5월부터 9월까지 장시간에 걸쳐 진행되는 교육은 결혼이주여성들이 한국에서 여성농업인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당당히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유익한 시간이 되고 있다.
더불어 한국 전통음식 만들기와 한국고전무용 등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 시간도 이뤄진다.

인터뷰 박재호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장


“소외된 여성 계층 감싸 안아야”

우리나라는 단일민족이란 말이 사라지고 다문화시대로 접어들었다. 특히 농촌은 다문화 가정이 많다. 그러나 타지에서 기댈 곳 없는 이들을 감싸안아줄 곳은 아무 곳도 없었다. 이들을 우리나라 농촌사회에 잘 적응토록 하는 것이 예산여성농업인센터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가 다문화가정을 위한 부정기 사업과 어린이집 운영, 여성농업인 교육사업, 고령 여성농업인을 위한 복지사업 등을 통해 아이들에서부터 노인 그리고 다문화가정까지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여성농업인들의 ‘놀이터’가 될 것이다.

이로써 예산농협여성농업인센터가 여성농업인을 위한 사업을 활발히 펼쳐 다른 시·군의 모델이 돼 많은 곳에 여성농업인센터가 설립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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