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세우면 어둔 터널에 빛 깃들어”

배움을 통해 끊임없이 자기발전을 하고 계획적인 목표설정을 통해 농업인, 그리고 여성 리더로 인정받고 있는 여성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충청북도 음성군 맹동면에 위치한 함박농원의 안주인 이은옥 대표(한국여성농업인음성군연합회장)가 그 주인공이다.

이은옥 대표는 지역에서 대표 여성농업인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나 그녀가 처음부터 농업을 천직으로 여기며 농업을 반긴 것은 아니었다.

“남편이 농업에 종사하고 있지만 농업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어요. 남편 홀로 농사를 지은 지 7년이 흘렀을까? 남편이 도무지 집에 가져오는 소득이 없어서 은행을 가봤더니 빚이 어마어마하게 있더라구요. 눈앞이 캄캄했죠. 그때부터 제가 하던 사업을 접고 함께 농사를 짓기 시작했어요. 농업을 포기하기 보단 둘이 힘을 모아 농장을 성장시켜야겠다는 마음이 컸으니까요.”

그 당시 이은옥 대표는 어떻게든 빚을 빨리 청산해야겠다는 마음밖에 없었다. 눈뜨면 밭으로 나가 일하고, 집에 오면 피곤해서 쓰러져 자는 것이 일상이었다. 이렇게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그녀의 삶에도 터닝포인트의 기회가 생겼다.

“남동생이 홈페이지를 만들었다고 들어와 보라며 주소를 알려줬어요. 홈페이지를 구경하던 중 흥미로운 걸 발견했죠. 동생의 인생계획표였어요. 진급은 언제쯤 하고, 그동안 하고 싶었던 공부는 언제하고, 정년퇴직을 해서 무엇을 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써 있었어요. 순간 ‘나는 뭐지? 무엇을 위해 이렇게 일을 하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면서 정신이 바짝 들었어요.”

이은옥 대표는 동생의 인생계획표를 보고 그녀의 인생계획표를 작성하기 시작했다. 3년, 5년 등 연수를 나눠 목표를 설정했다. 또 일 년마다 세부계획을 세웠다. 처음 세웠던 계획은 빚을 갚고 내 집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목표를 달성한 뒤에는 농지 넓히기 등 차근차근 다른 목표를 설정해 나갔다.
인생 목표설정으로 삶의 활력을 찾은 이은옥 대표는 주위 농업인들에게도 계획을 세울 것을 권유했다. 그러나 농사는 하늘이 도와야 하는 거라며 계획대로 되는 게 뭐가 있냐고 모두 손사래를 쳤다.

“목표를 설정하나 안하는 것이나 일하는 것은 똑같아요. 그러나 목표가 없이 일을 하면 끝도 없는 터널을 지나는 것과 같아요. 계속 캄캄한 어둠속을 헤매게 되죠. 그런데 목표를 설정하면 희미한 빛이지만 빛을 향해 걸어갈 수 있어 보다 빠르게 어둠의 터널을 통과할 수 있고, 성취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은옥 대표는 현재 3번째 인생목표달성을 위한 5개년 계획을 실행하고 있다. 그녀의 계획은 체험농장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농업·농촌의 소중함을 알리고, 후손, 후배들에게 최고의 농업을 물려주고 가르쳐주기 위해 농업지식기반을 다지는 것이다.

이은옥 대표는 목표달성을 위해 지난해부터 단기적으로 체험농장을 시범 운영하고 있다. 그녀는 단순 농산물 수확에서 벗어나 농산물 하나를 수확하기 위해 들어가는 노력과 과정을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일깨워주기 위한 체험농장을 구상하고 있다.

또 음성군농업기술센터 농업인대학, 마이스터대학, 여성농업인 비즈니스아카데미 등 장단기 농업교육을 이수하며 농업지식을 쌓아 영농후계자 양성을 위해 학구열을 불태우고 있다.
이와 함께 이은옥 대표는 한국여성농업인충청북도연합회 사업부회장을 역임하고 지금은 지역 여성농업인을 위해 봉사하겠다는 마음으로 한여농음성군연합회장을 맡아 일하고 있다.

이은옥 대표는 마지막으로 기자에게 “당신은 꿈이 있습니까?”라고 질문한 뒤, “목표와 꿈을 가지고 살면 항상 생기가 넘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긴장된 삶을 살게 되요. 처음부터 100%목표 달성을 하려고 생각하기보다 60%만 달성해도 큰 성과를 거둔 것이라 생각해 차근차근 인생계획을 세워보세요.”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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