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은 농촌에 꼼딱한 보물이우다”

제주도 제주시 애월읍 봉성리 여느 농촌 마을과 다를 바 없는 한적한 마을 한 가운데 2층 건물 하나가 눈에 띤다. 이곳은 지난 2012년 설립된 애월여성농업인센터(센터장 오임옥)이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니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쉴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고, 여성농업인들의 밝은 미소가 담겨있는 사진을 붙여놓은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올라가니 갖가지 효소가 전시돼 있는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친환경농업 앞장서는 전문농업인 육성

애월여성농업인센터는 센터 앞에 전시돼 있는 효소를 보고 짐작할 수 있을 만큼 EM(유용미생물)을 활용한 사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EM은 유용미생물이 공생하는 항산화 발효 미생물제라는 뜻으로 농업 부산물과 자연에서 얻은 재료로 만든 유용미생물이다.

오임옥 센터장은 친환경농업을 공부하면서 알게 된 EM이 농업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여성농업인들에게 제격이라고 생각했다.
오 센터장은 “농촌은 자장면 하나도 시켜먹기 어려울 정도로 생활여건이 좋지 않아요. 또 여성들은 집안 살림에 보탬이 되기 위해 한 푼이라도 아끼려 노력하죠. 그래서 농가에서는 자급자족을 많이 하는 편인데, EM은 자급자족을 할 때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어 EM에 관련한 교육 사업을 많이 펼치고 있습니다”고 사업 취지를 설명했다.

애월여성농업인센터에서는 EM활용 및 자가 퇴비 교육 등 EM을 농업에 활용할 수 있는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친환경농산물, 웰빙 먹거리 등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여성농업인들도 EM교육에 대한 호응이 높다.
오 센터장은 “EM을 활용해 친환경농업을 실천할 수 있어요. 화학비료나 농약처럼 즉각적인 효과는 기대할 수 없지만 장기간 계속 사용하면 토양개량은 물론 환경을 정화하면서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할 수 있죠. EM농업의 확산으로 여성농업인의 농가소득 증대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라고 전했다.

■여농, EM으로 농외소득 올린다 

애월여성농업인센터는 농업뿐만 아니라 EM을 활용해 여성농업인들의 농외소득을 올릴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EM과 농산물이 만나면 몸에 좋고 맛도 좋은 건강음료가 탄생해요. 요즘 커피만 찾는 시대는 지나고 건강음료를 원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EM을 활용한 발효음료에 대한 관심이 커졌죠. 당장은 매실이 가장 대중화되어 있지만 다양한 농산물을 활용한 EM 발효음료 개발로 농가소득 창출을 도울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농업인들이 흘린 땀의 대가만큼 농산물 판매 가격이 측정되면 좋지만, 가끔 밭을 통째로 갈아 엎어야할 정도로 터무니 엎는 가격을 받을 때도 있다. 또 좋은 농산물은 판매에 문제가 없지만 조금이라도 흠집이 나면 상품가치가 떨어져 판매하지 못해 그만큼 소득이 줄 수밖에 없다.
이럴 때 여성농업인들이 EM을 활용해 효소를 만들거나 발효음료를 만들면 농가소득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애월여성농업인센터의 지속적인 EM교육으로 여성농업인들은 지역 농산물을 활용해 청매실, 황매실, 비트 등 다양한 발효음료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여성농업인들이 전에는 집주변 산과 들판에서 자라는 산야초를 무심코 지나쳐 버렸다면 지금은 직접 캐 애월여성농업인센터에 가져와 발효음료를 만드는 방법을 상담하고, 직접 집에서 만들어보기도 한다.
오 센터장은 “앞으로도 EM을 꾸준히 교육해 여성농업인들에게 농산가공사업을 통한 소득창출의 기회를 마련해 줄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놀플레이’로 창의력 쑥쑥

애월여성농업인센터가 여성농업인들의 교육과 함께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농촌 아이들 돌봄 프로그램이다.
농촌에는 부모 모두가 농업에 종사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출퇴근 시간, 휴일이 따로 없이 밤낮으로 바쁜 농업인들은 아이를 제대로 돌볼 시간이 없다. 가족여행은 물론 소풍도 한 번 가기 어렵다.
이에 애월여성농업인센터는 농촌 아이들의 어머니 역할을 자처했다. 매주 일요일 아이들과 함께 제주의 좋은 곳을 찾아 주말 나들이를 떠난다.

낮에는 애월도서관에서 책을 보고 실내에서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오후에는 제주도의 멋진 곳을 찾아 소풍을 가거나 수영 등 활동적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오 센터장은 “어른들은 책을 통해서만 공부가 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아이들은 친구들과 놀이를 통해 창의력이 커지고 대인관계에 대한 공부도 해나가죠. 애월여성농업인센터는 ‘놀플레이’를 지향하며 놀이와 공부를 함께 하고 있습니다”라며 설명했다.


인터뷰 오임옥 애월여성농업인센터장


“여성농업인 ‘복지프라자’ 될 것”

애월여성농업인센터는 이제 갓 한 돌을 맞은 신생 여성농업인센터이다. 그동안 낙후된 농촌에서 힘들게 살아온 여성농업인들을 위해 할 일이 많다.
특히 여성농업인들에게 새롭고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농촌에서도 다양한 일을 창출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고 싶다. 이를 위해 여성농업인들과의 상담을 자주 갖고, 다양한 교육을 실시할 계획이다.
앞으로도 EM처럼 농촌에서 활용하면 좋은 사업들을 파급시킬 수 있는 지역 선두 역할을 하는 여성농업인센터로 거듭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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