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농업 선도연구로 한국농업의 미래 개척

국립농업과학원은 농업기초과학 연구와 현장적용 실용기술 연구·개발의 성과를 바탕으로 한국농업의 미래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국립농업과학원이 농업분야 기초연구를 비롯해 비용절감과 현장적용 효율성 제고 등의 다양한 연구를 선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첨단농업기술과 자동화시스템의 결정체 ‘식물생산공장’, 혈전용해제, 탈모예방단백질 생산하는 고부가가치 식물체 개발, 국내 식물자원의 영양·기능성분을 책임지는 데이터베이스 구축 및 활용 등 연구성과가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농과원이 올해 R&D 우수성과로 추천한 분야별 연구를 소개한다.


# 첨단농업기술과 자동화시스템 결정체 식물공장

땅이나 비닐하우스에서만 재배하던 채소를 건물 안에서도 키울 수 있도록 한 것이 식물공장이다. 건물 속에서 빛, 온도, 습도, 배양액 등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날씨나 장소에 관계없이 연중 농작물을 자동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온도 1℃가 상승하면 농업 총수입은 ha당 260~400만원 가량 감소하는 것으로 전망하고 있으며, 농업기상재해로 연간 약 900억원의 막대한 손실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국지성 집중호우, 가뭄 등과 같은 기상 이변으로 노지재배의 피해로 농산물 가격 등락이 요동치고 있고, 식량안보마저 위협받고 있는 현실에서 식물공장의 존재감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대내외 어떤 변화에도 꿋꿋하게 연중 안정적으로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물공장이 미래 농업의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될 거란 사실은 국내외 학자들이 모두 인정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은 앞다퉈 식물공장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물공장은 농작물의 생육환경을 인공적으로 제어해 계절이나 장소에 관계없이 연중 농작물을 안정적으로 자동 생산할 수 있다. 기상이변에 영향을 받지 않고, 지역적인 제한 없이 불모지 등에서도 농산물 생산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식량부족사태를 해소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식물공장은 IT·NT·BT 등 최첨단 융복합 기술이 망라된 전자동 운영시스템이 도입돼 자원의 내부순환이 가능해 앞으로 농업환경이 열악한 중동 등에 고부가가치 첨단 원천기술을 수출할 수 있는 신성장 동력산업으로도 유망하다.
식물공장은 형태가 다양하다. 모양에 따라서 재배층을 단층으로 하는 수평형 식물공장, 여러 층으로 하는 다단식 식물공장, 한 번의 공정으로 파종에서 수확까지 연속적으로 재배하는 수직형 식물공장으로 구분된다.

농과원은 세계 최초로 빌딩형 및 수직형 식물공장을 구축했다. 빌딩형은 LED 및 형광등을 이용해 다단 수평이송 재배시스템이며, 수직형은 태양광과 LED를 이용해 수직이송 재배시스템이다.
농과원은 또 자연광 이용형 식물공장, 인공광 이용형 식물공장 기반기술도 확립했고, 파종부터 수확까지 공정 자동화 일관 시스템도 개발됐다.
또한 ▲육묘공정 자동화 기술 ▲재배공정 자동화 기술 ▲재배베드 이송 및 양액관리 자동화 기술 ▲수확 및 포장 공정 자동화 기술 ▲환경관리 기술 등 식물공장 자동화 기술을 확립했다. 농과원은 IT·NT·BT·RT 등 첨단기술 융복합 연구를 통한 식물공장 요소 기술에 대한 우위를 선점한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농과원 이공인 연구사는 “미래 산업 및 세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첨단 융복합의 핵심 원천기술 개발을 위한 발 빠른 행보를 이어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특히 식물공장의 원천기술을 선점함에 따라 식물공장 실용화를 통해 새로운 소비시장 개척과 연 77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공인 연구사는 “식물공장 30ha를 재배할 경우 1,200명의 고용창출과 연간 500억의 부가가치가 창출되고 또 식물공장 플랜트를 수출할 경우 약 5,000억의 새로운 시장이 생긴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SCI 2건, 비SCI 9건의 논문과 학술발표 38건, 지식재산권 등록 및 출원 48건, 기술이전 13건, 국제협력 2건, 정책제안 8건, 영농활용 11건 등으로 연구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식물시스템을 이용한 혈전용해 단백질 생산 기술

식물을 이용한 의료용 단백질 생산 연구개발 국제 경쟁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다. 식품시스템을 의약품, 식품소재, 화장품, 사료 및 산업용소재 생산을 위한 녹색공장으로 이용하는 연구도 활발하다.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식물시스템을 이용해 의약품이나 화장품, 식품소재, 사료 및 산업용소재를 생산하는 녹색공장 시장규모는 전세계적으로 지난 2012년 1,795억 달러에 달했고 오는 2016년에는 2,382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재조합단백질 시장도 급성장, 지난 2010년 4조8,000억원에 달했고 매년 20~30% 성장 중이다.
식량생산에 전념해왔던 과거에서 벗어나 산업화소재 생산기능 전환으로 농업의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농진청 연구진은 최근 농작물에서 혈전용해제 t-PA를 생산하는 기술을 응용, 탈모예방단백질 생산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탈모인구 1,000만명, 탈모산업 2조원 시장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민 것이다. 미래 노벨의학상은 탈모제 개발이 될 것이라는 우스게 소리가 나올 정도로 탈모시장 규모는 엄청나다.
또 연간 6억9,600만 달러의 t-PA의 세계시장에서 국내 80억원, 세계시장 8,400억원의 수출 및 수입대체 효과도 가능해졌다. 혈전용해제 t-PA는 뇌졸중, 심근경색, 폐색전증 환자에게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생물소재공학과 한범수 연구사는 “이러한 기술개발로 농업인은 새로운 농업소재 이용으로 소득원이 확보되고, 기업은 바이오의약품으로 국제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으며, 일반 국민들도 의료비용 절감과 의약품의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효과가 있다”고 밝혔다.
농과원은 식물체 의료용 단백질의 조기 실용화를 위해 산업체와 연계해 시제품 개발에 본격적인 행보에 나서며, 식물체에만 특이적으로 존재하는 당단백질의 당쇄 구조를 인체 당단백질 구조로 개조해 인간화한 의료용 단백질 생산 연구를 수행할 계획이다. 이 기술은 학술회의 발표 39건, 특허출원 1건, 등록 3건, 국내외협력분야 5건 등 연구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 국내 식품자원 영양·기능성분 책임지는 D/B 구축

농촌진흥청은 지난 1970년부터 ‘국가표준식품성분표’를 발간해 국민들이 많이 먹는 식품의 영양성분 함량 정보를 제공해 왔다. 이 책자는 국민의 영양실태를 파악하고 국내 식품수급 계획을 수립하는 정책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또 국민들의 관심은 높으나 ‘국가표준식품성분표’에서 상세히 나타낼 수 없는 아미노산, 콜레스테롤 등 특수성분에 대해서는 별도의 식품성분표로 발행하고 있다.
농진청은 지난해 곡류, 채소류, 과일류, 육류 등 22개 식품군 중 국민들이 즐겨 찾는 총 1,400종 식품을 분석해 가식부(식용 가능 부위) 100g당 들어 있는 지용성비타민의 함량을 소개한 ’지용성비타민 성분표’도 발간했다.

이 성분표는 (http://koreanfood.rda.go.kr) 웹서비를 지원하고 있으며, 월평균 38,764건, 연간합계 465,162건의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이밖에도 국내산 식품자원의 영양·기능성분 D/B 구축, 글루코시놀레이트, 리그산, 안토시아닌 D/B 작성, 천일염 명품화를 위한 한국산 천일염의 성분 특성 분석, 소비자 영양정보 확산을 위한 국가식품정보 시스템 구축 등 괄목할만한 연구성과를 내고 있다.

특히 식품산업과 국민건강을 위한 정책지원에 지대한 공헌을 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 국가식품수급계획 수립, 보건복지부의 국민건강 정책개발 및 각종 질병예방을 위한 영양역학 연구, 식약처의 영양표시 정책지원, 단체급식 계획 수립 등에 기초 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지난 1970년 UNICEF, WHO, FAO 한국지부 협조로 시작한 국가 식품성분 데이터 관리는 40여년의 기간동안 우여곡절을 겪어왔다. 지난 2002년에는 과학기술부에서 ‘경제성도 없고 논문실적도 없는 연구를 왜하느냐’, ‘실적이 너무 미흡하니 다른 사업으로 전환하라’는 혹독한 평가로 기관의 정체성마저 위협 받았으나 국가적으로 반드시 필요한 데이터라는 신념으로 사업이 추진돼 왔다. 그 결과 현재 식품산업, 국민영양 및 건강관리에 필수적인 국가정책 데이터로 인정받아 식품의약품안전처, 농림축산식품부 등에서 관련 정책에 적극 활용되고 있으며, 수록된 식품종수와 영양성분을 확대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칠 정도다. 

식품영양 데이터베이스가 없다면 국민 필요영양 섭취량 산출이 어려워 저체중, 과체중 등 영양취약계층이 증가하고 국가는 연간 공급할 섭취량 산정에 차질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기능성식품과 김정봉 연구사는 “국내에서 유통되는 거의 모든 식품을 분석한 자료가 바로 이 식품성분표”라며 “식생활 과학화는 물론 우리 국민의 건강 증진과 식품산업 발전에도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전문학술지 논문게재 14건, 특허 출원 10건, 등록 11건, 정책제안 15건, 기술이전 37건, 영농활용 44건 등 연구성과를 인정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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