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농업인, 농업ㆍ농촌의 당당한 주체로”

대한민국 최남단에 위치한 제주도 서귀포시 대정읍, 옹기종기 모여 있는 집들 가운데 ‘여성농업인 쉼터’라 쓰여 진 곳이 눈에 들어온다. 항상 여성농업인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마음의 안식처가 되고 있는 곳, 바로 대정여성농업인센터(센터장 김옥임)이다.
대정여성농업인센터는 지난 2004년 개소한 이래 찾아가는 마을 교육, 동아리활동 등을 꾸준히 이어오며 여성농업인센터의 문턱을 낮추고 여성농업인들에게 더 가까이 가기 위해 노력했다.

■문턱 낮춘 ‘마을사랑방’

▲ 마을을 순회하며 다양한 정보 제공과 취미ㆍ문화교육 실시
성농업인만의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개소한 대정여성농업인센터, 그러나 취지와는 달리 여성농업인들은 여성농업인센터 방문을 꺼려했다. 여성농업인들의 눈에는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는 행정기관과 별반 다를 바 없었을 터. 대정여성농업인센터는 그 무엇보다도 문턱을 낮추는 일이 급선무라고 생각했다. 이에 마을로 찾아가는 순회 교육인 ‘마을사랑방’ 교육을 진행했다. 여성농업인들이 다가오는 것이 아닌 여성농업인센터가 다가가는 친근한 교육 프로그램을 선보인 것이다. 여성농업인들의 반응은 아주 좋았다. 항상 오가는 장소인 마을회관에서 마을 주민들과 교육을 들으니 부담 없이 교육을 즐길 수 있었던 것이다.
또한 ‘마을사랑방 교육’은 교육의 기회가 부족한 마을의 여성농업인들에게 다양한 교육의 기회를 제공했다. 마을별 요구와 실정에 맞는 교육과 함께 농정 이슈로 떠오른 문제를 고민해 보는 시간도 가졌다. 대기업이 농사를 짓는 것이 우리나라 농사를 왜 망치는지, 한중FTA를 왜 막아야 하는 지 등 함께 이야기하며 우리 농업·농촌을 지킬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나갔다.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 지역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리더십 교육 진행
대정여성농업인센터는 마을사랑방 교육과 함께 동아리 형식의 부정기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오름동아리’는 상대적으로 문화혜택이 적은 여성농업인들에게 각종 문화생활 체험 기회를 마련해 주는 동아리이다. 평소 경험해 보지 못한 다양한 체험을 하며 여성농업인들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시켜줘 더욱 활기찬 영농생활을 할 수 있게 도와준다. 산야초를 이용한 효소를 만드는 모임인 ‘산야초사랑’은 몸에 이로운 산야초 효소를 직접 만들며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있다.
또 책을 사랑하는 엄마들의 모임 등 다양한 동아리를 만들어 운영할 계획이다.
김옥임 센터장은 “동아리 형태로 부정기 사업을 운영한다는 것은 여성농업인 스스로가 주인이 되어 교육과 활동을 진행한다는 의미”라며 “여성농업인의 사회의식을 높여주고 농업경영 주체로 설 수 있게 하는 좋은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제주 토종종자 지키자!

▲ 스스로 주인이 되어 활동을 진행하는 주체적인 동아리 개설
대정여성농업인센터는 농업의 원천이자 자원인 ‘토종종자’를 보존하고 가꾸는 일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토종종자는 우리 농업의 원천이자 자원이다.
이에 대정여성농업인센터는 제주도여성농민회와 함께 토종종자 지키기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토종종자를 발굴하고, 토종종자를 활용한 토종음식만들기 등을 여성농업인, 도시소비자 등을 초청해 함께하며 토종종자의 중요성을 인식시키고 있다.

올해는 토종콩을 이용한 막장 담그기, 토종 고구마 캐기, 토종감을 이용한 천연염색 및 소품만들기 등 토종 농산물을 이용할 다양한 활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김 센터장은 “예부터 씨앗은 여성농업인의 몫”이었다면서 “과거 우리 어머니들이 지켜왔던 토종종자를 여성농업인들이 이어 지켜가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농촌의 소중한 가족 ‘다문화’

농업 주요 자원인 ‘토종종자’를 지키는 것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인력자원이다. 그런데 고령화되는 농촌에서 20~30대는 결혼 이주여성이 대부분이다.
현재 농촌을 지키는 세대 다음으로 농촌공동체를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사람이 바로 결혼이주여성 또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이야기다. 다문화 가정에 대한 교육이 절실한 상황. 그러나 다문화종합지원센터는 시내에 위치해 있어 읍면에 있는 다문화가정을 보살피기에는 역부족이다.

인터뷰 김옥임 대정여성농업인센터장


“여성농업인 전문 상담 공간으로 발전”

여성농업인센터의 필수사업은 취미ㆍ교양교육, 상담, 영유아 보육, 방과후 교실, 도농교류 등이 있다. 이 중 여성농업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사업이지만 집중적으로 펼치지 못한 것이 여성농업인상담이다.
앞으로 필수사업을 분업화하고, 상담공간을 마련해 가정과 자녀 교육, 개인 문제 등을 해소할 수 있는 상담자의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계획이다. 여성농업인들의 몸과 마음의 쉼터가 될 것이다.
또한 어려운 농촌현실 속에서 여성농업인들은 능력개발은 물론 자아실현의 기회조차 얻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이에 대정여성농업인센터는 여성농업인들의 자아실현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꾸준히 개발해 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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