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일군 자산 ‘사회적 기업’으로 환원

▲ 지난 7년간 기부한 기관들을 적어놓은 게시판을 가리키고 있는 유현주 대표.
“저도 어렵게 살았기 때문에 작은 손길이 얼마나 크게 느껴지는지 알죠. 어려운 사람들에게 용기를 주고 격려하고 싶은 마음뿐입니다.”
유현주 대표는 전라북도 전주시 완산구 삼천동에 위치한 두메산골영농조합법인을 이끄는 여성농업인CEO이다. 그녀가 60억대를 훌쩍 넘는 매출을 올려서가 아니다. 남다른 선행 사연이 뒤늦게 알려지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회사에서는 ‘잔소리꾼’, 지역에서는 ‘억척 아줌마’로 통할 정도로 누구보다 악착같이 살아왔던 유 대표. 이런 그녀의 모습 뒤에 감춰져 있는 아름다운 마음은 아무도 눈치 채지 못했다. 그녀의 선행이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것은 지난 1997년 일반기업으로 설립된 두메산골영농조합법인을 2011년 사회적기업으로 전환하면서부터이다. 일반기업이 사회적 기업으로 전환하는 것은 개인 재산을 사회에 모두 환원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이 자체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또 사회적 기업 등록을 위해 심사과정을 거치며 드러난 것이 그녀의 기부활동이었다. 그녀는 약 7년간을 30여곳에 달하는 기관에 생활필수품, 닭고기 등을 기부했다. 이 같은 사실은 회사직원뿐만 아니라 남편조차도 전혀 몰랐다. 그녀는 “사회적 기업 때문에 다 들통이 났다”며 수줍게 웃었다.

또 유 대표는 사회적기업으로 선정되기 전부터 장애인, 결혼이주여성, 빈곤층 등 사회적 약자를 적극적으로 고용하는 등 사회공헌에도 앞장섰다. 현재 정규직, 아르바이트생까지 총 40명이 두메산골영농조합법인에서 일하는데, 결혼이주여성 9명, 장애인 5명, 고령층 3명, 취약계층 2명 등을 고용하고 있다. 직원 절반이 사회적 약자를 고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 대표가 기부활동에 앞장서고 평생 일군 자산을 사회적 기업을 통해 환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 역시 어렸을 적부터 가난과 싸워왔어요. 힘든 고비도 수없이 넘겼죠. 작게나마 어려웠던 사람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은 마음뿐이었습니다.”

지금은 남부럽지 않은 기업을 운영하고 있는 유 대표지만 그녀의 삶이 순탄치만은 않았다.
유 대표는 결혼 후 남편과 양계장을 운영, 60만수까지 개체수를 늘려가며 성장시켰다. 그러나 행복도 잠시, 경기불황으로 부도를 맞고 길거리에 나 앉게 된 것이다.

“이불과 숟가락만 겨우 챙겨서 나왔어요. 숟가락만 빨고 있을 수는 없기에 500만원을 겨우 빌려 조그마한 닭집을 차렸죠. 돈이 없어서 아들 밥을 못 먹인 적도 한 두 번이 아니에요. 그래도 어떻게든 살아야하기에 열심히 일했어요. 좌절할 시간도 없었습니다.”

이렇게 악착같이 일한 유 대표는 구멍가게에서 점점 규모를 늘려나갔고 직영농장운영도 다시 시작, 육계 생산에서부터 가공ㆍ판매ㆍ유통까지 전담하는 기업으로 성장, 발전시켰다.
또 바쁜 와중에도 늦깎이 공부도 시작해 사회복지학 4년 학과과정을 마치고 현재 석사 3년차에 접어들었다고.

유 대표의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제2가공공장의 완공을 눈앞에 두고 있어 더 많은 사회적 약자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에요. 또 친환경인증 축산물만을 사용하는 것을 넘어서 보존료도 전혀 넣지 않은 가공품을 개발하고 있어요.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좋은 먹거리만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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