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민 경  농업연구사
국립농업과학원 기후변화생태과



지금 우리들이 겪고 있는 기후변화는 전 세계적으로 발생하고 있으며 인류의 생존에 현실적인 위협으로 대두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최근 몇 년 동안 뜻밖의 집중호우나, 가뭄, 폭염, 한파 등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대로 가다가는 농산물 생산 기반 자체가 무너지지 않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최근의 이상기후 때문에 재해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그 피해액이 10년마다 3.2배씩 늘어나고 있으며, 앞으로 30여 년 후가 되면 폭우로 인한 농경지 침수 위험이 43% 증가하고 폭염으로 토양이 지금보다 20% 더 건조해지는 등 농업 피해는 갈수록 심각해질 것이란 예측도 나오고 있다.

기온은 작물의 재배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물 성장뿐만 아니라 개화와 결실을 결정하는데 온난화로 인한 재배 적지도 이동하고 있다. 한라봉은 전북 김제까지, 무화과는 충북 충주까지, 포도는 강원 영월까지, 사과는 경기 포천까지, 녹차는 강원 고성까지 북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온난화로 인해 여름철 채소의 주산지인 고랭지 채소재배 면적도 점차 감소 추세이다. 황사나 겨울철 기온상승 등의 기후변화는 그간 없었던 새로운 병해충이 발생하는 원인이 되었으며 피해지역도 확산 중이다.

최근 월동이 어려워 문제가 되지 않았던 꽃매미는 따뜻한 겨울 날씨가 지속됨에 따라 도시에서도 관찰될 정도로 넓게 확산되었다. 또한 외국과의 교역이 활발해짐에 따라 유입된 외래 잡초는 따뜻해진 기후로 인하여 영역을 점차 확장하여 토종식물과 농작물을 위협하고 있다. 고온이나 저온, 폭우, 일조부족 등의 기후변화는 농작물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생산량도 감소시킨다. 축산분야에서는 동물들의 면역력이 약화되고 전염성 병이 출현할 확률이 높아져 생산량 감소 및 품질저하가 우려된다.
이와 같이 농업분야에서도 기후변화는 이제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에 이상기후에 대처하는 시스템에 빨리 적응하여 위기를 기회로 극복해야 할 것이다.

세계 각국은 기후변화로 인한 농업분야 피해를 줄이고 안정적 식량 공급을 위한 농업분야 기후변화 관리 시스템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우리도 국가차원의 대응 전략을 수립하여 추진하고 있는데, 기후변화를 농정의 주요 지표로 관리하고 재해를 예방하고 농업 생산력을 높이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세부적으로 2020년까지 ▲농업분야 탄소배출량 35% 저감 및 흡수량 6% 향상 ▲자연재해시 농작물 가격의 안정화를 위한 유통구조 효율화 및 유연한 비축물량 관리 체계 확립 ▲기존의 소득보전제 등과 차별화되는 효율적, 합리적 공적보전제도 마련 및 보험 상품 출시 등을 실천과제로 꼽고 있다.

농업 R&D 기관인 농촌진흥청도 기후변화 대응 연구에 집중 투자를 하는 등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주요 연구 내용은 ▲온실가스 통계 구축 ▲토양 탄소저장 확대를 위한 재배기술 개발 ▲비료사용량 절감 ▲탄소흡수작물 발굴 ▲농업기상 정밀도 향상 ▲기후변화 시나리오별 생산예측 모델 구축 ▲병충해 발생 및 피해 확산 방지를 위한 천적·약제·저항성 품종 개발 ▲기후변화 관련 유전자 탐색과 품종 개발 등이다.
앞으로 이러한 노력들을 통해 새로운 농가소득 창출의 계기가 되고 농산업 영역이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핵심 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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