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주민 힘 모아 고령마을 활력 넣다”


주민 8명 출자…농촌 공동체 실현
장류사업으로 농촌어르신 일자리 창출


▲ 꾸준한 일거리가 생겨 행복하다는 어르신들
“일 하는 게 힘들지 않냐구? 당연히 힘들지. 그래도 재밌어. 여기서 일하면 얘기 나눌 친구들도 만날 수 있고, 꼬박꼬박 수입도 생기잖아. 내가 번 돈으로 명절에 서울서 올라온 손주들한테 용돈 줄 생각에 행복해.”
고추장을 담그기 위해 건고추를 다듬는 할머니들, 단순노동이라도 계속되는 작업이 힘들 법도 하지만 전혀 힘든 기색이 없다. 오히려 일하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한다.

이곳은 충청남도 논산시 상월면 대촌리에 위치한 영농조합법인 계룡산궁골식품(대표 최명선)이다. 된장, 고추장, 청국장, 간장 등 전통장류를 생산하는 계룡산궁골식품은 겉보기에는 여느 가공사업장과 별반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농촌과 더불어 살며 마을 공동체를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계룡산궁골식품은 지난 2008년 최명선 대표가 소규모로 시작한 장류사업으로부터 시작했다.

▲ 최명선 대표
논산시에 귀농한 최 대표는 부가수익창출을 위해 장류사업을 시작했는데, 직접 재배한 콩과 고추가 부족하면 마을 주민들의 것을 수매해 사용했다. 주민들이 최 대표의 가공공장을 드나드는 횟수가 늘어났고 장을 만드는데 부족한 일손을 거들어 주기도 했다.

이것을 계기로 지난 2009년 8월 마을 주민 8명이 출자해 ‘계룡산궁골식품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본격적인 가공사업을 시작하게 됐다.
현재 계룡산궁골식품은 대표를 포함해 9명이 일하고 있다. 이중 65세 2명, 70세 이상 3명 등 5명이 마을 어르신들이다.

최 대표는 “농촌 어르신들은 자기 텃밭을 일구면서도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일거리를 찾는 일을 찾지만 대부분 하루 종일 해봐야 손에 쥐는 것은 몇 푼 되지 않고 일감도 불규칙적이다”며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마을 어르신들을 고용하니 비록 큰돈은 아니어도  꾸준한 돈벌이가 생겨 좋아한다”라고 전했다.

계룡산궁골식품에서 일하는 한 할머니도 “평생 살면서 내 이름으로 된 통장하나 없었다”며 “이 일을 하며 통장도 만들고 나중에 더 나이가 들어 자식들에게 손 벌리지 않게 적금도 넣고 있다”고 말했다.
계룡산궁골식품은 농촌에 꾸준히 일거리를 창출하며 농촌마을 활성화에 기여함과 동시에 봉사활동도 꾸준히 이어왔다. 중증 장애를 앓고 있는 최 대표의 딸을 생각하며, 장애인 복지기관에 꾸준히 후원을 하고 있었던 것.

룡산궁골식품은 이러한 활동 등으로 논산시의 적극적인 추천을 받아 지난 2011년 사회적기업으로 인정받게 됐다.
최 대표는 “시골에는 할 일이 무궁무진 하지만 도맡을 젊은 인력이 없다”며 “우선 농촌에 일거리를 창출해 낸다면 귀농·귀촌인도 늘어날 것이고, 농촌이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마을 어른신들과 함께 즐겁게 일하며 마을의 가치를 올릴 수 있는 일을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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