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공주 ‘떳다’하면 마을이 ‘들썩’

 
여성 주체로 마을 활력 불어넣어

아낙네 손맛 모아 유기농 먹거리 선사



▲ 마을 부녀자 회원 7명이 출자해 ‘아낙네 영농조합법인’ 결성
농촌 아낙네 일곱명이 마을을 넘어 남양주를 들썩이고 있다.
경기도 남양주 조안면 조안1리 삼태기마을 부녀자회원 일곱명이 출자해 결성한 ‘아낙네영농조합법인(대표 김미자)’은 아낙네들의 손맛을 모아 건강한 유기농먹거리를 만들어 판매하며 마을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한적하기만 했던 삼태기마을이 떠들썩해진 것은 지난 2006년, 마을 부녀회원들이 “우리 사고 한번 제대로 쳐보자”며 뭉치면서다. 오래 전부터 집집마다 담가먹던 장과 장아찌를 본격적으로 판매, 수익창출과 마을활성화를 시켜보자는 포부였다. 이후 2009년 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하고, 2011년 마을기업으로 선정되며 아낙네영농조합법인은 사업 추진에 탄력을 받게 됐다.

▲ 깨순 장아찌 담그기 체험 모습
현재 아낙네영농조합은 마을에서 생산한 유기농산물로 재래식 전통 된장·고추장·청국장, 깻순·취·뽕잎·오가피 장아찌 등 아낙네의 손맛을 담아 정갈하게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또 Brown Party(브라운파티/장 담그기), Green Party(그린파티/장아찌 담그기), Red&White Party(레디 앤 화이트파티/김장김치 담그기) 등 다양한 체험교육도 운영하며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아낙네영농조합이 탄탄대로를 걷던 것은 아니었다. 처음 출자를 할 때부터 어려움이 많았다고 김미자 대표는 전했다.

“농촌에는 대부분 가부장적이기 때문에 경제권이 남편에게 있어요. 때문에 여성들이 출자를 한다는 것이 쉽지 않았죠. 그리고 장은 담가서 바로 상품으로 나갈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첫해는 수익이 ‘0원’. 각각 집에서 만들어 지인에게 아름아름 판매하는 것이 더 쏠쏠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업을 이어오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김 대표는 서슴없이 대답했다.
“마을을 살리기 위해서죠. 농촌도 도시만큼이나 각박해지고 있는데 아낙네영농조합을 매개로 마을 사람들과 소통하고, 마을로 외부인을 유입시켜 활기찬 마을을 만들기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 유기농 농산물로 만든 장과 장아찌 제조, 판매
도 그럴 것이 7명의 조합원들은 현재까지 일한만큼의 소득을 가져가지는 못했다. 아낙네영농조합의 먹거리의 맛이 알려지며 매출과 체험객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수익금은 다시 투자금으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아낙네영농조합에게는 희망이 있다. 전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마을기업을 제치고 2013 대한민국 마을기업 박람회 부스 운영 최우수상을 받으며 명성을 떨치고 있으며, 지난 2010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린 음식박람회에 참가해 현지의 뜨거운 호응과 함께 수출 제안도 많이 받고 있는 것이다.

“세계로 뻗어나가는 아낙네가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거예요. 특히 품질은 어디 내놔도 손색없지만 식품허가를 아직 받지 못해 본격적인 판매를 할 수 없는 문제점을 개선해야 하죠. 그런데 상수도보호구역이라 식품허가를 받기 위한 시설을 지을 수 없어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김 대표는 아낙네영농조합이 풀어나갈 숙제를 설명했다.

“농촌 여성들의 힘을 보여주겠다”는 김 대표. 지금까지 그래왔듯 앞으로도 어려움을 헤쳐 나가겠다며 크게 웃음 짓는 그녀의 얼굴이 아낙네영농조합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 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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