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자분석으로 한우맛 디자인합니다”


지방↓식감↑ 맛형질 개량…소비 트렌드 적극 반영



“지방이 적고 고기의 부드러움을 특징으로 가지고 있는 제품이라면, 소비자 선택의 다양성이 풍성해지지 않겠습니까.”
국립축산과학원 한우시험장이 쇠고기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고 나섰다. 그간 ‘지방=부드러움·풍미’라는 등식을 깨는, 다시 말해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과 관련해 ‘지방이 적고, 식감이 좋은 한우고기 생산체제 확립연구’를 시작한다고 밝힌 것이다. 한우시험장 강희설 장장은 이미 한우 맛형질 개량을 위한 기초조사 연구를 시작한 단계라고 덧붙였다.

지방을 줄이고 맛을 부드럽고 풍부하게 하겠다는 것은 상식적으로는 다소 모순된 얘기로 들린다. 더불어 보는 시각에 따라 기존 쇠고기 등급체계에 반기를 든 모습으로도 비칠 수 있다. 이에 대해 강 장장은 오해이자 확대해석이라고 분명한 어조로 선을 긋는다. “이번 연구는 소비자들에게 선택의 폭을 넓히는 것입니다. 또 연구를 계기로 소비 패턴이 변한다면, 그 이후 제도적인 변화에 기초자료로 도움이 될 수도 있겠죠. 분명 생산적인 연구이고, 한우시험장이 해야 할 일 맞습니다.”

강 장장에 따르면 내년부터 3년간 진행될 한우고기 생산체제 확립연구는 우량유전자정보를 활용한 씨수소 선발, 한우고기 부위별·등급별 혹은 사후관리(숙성)에 따른 연구개선효과도 연구내용에 포함하고 있다.

“한우 맛형질 개량 기초연구를 실시한 결과, 연도와 다즙, 풍미 등의 유전력은 16~20%로 나타나 씨수소선발을 통해 맛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앞으로도 대관령한우 1천여 마리를 대상으로 맛 조절 유전인자 분석과 맛과 관련된 연한 정도, 지방산 조성 등 자료를 수집해 씨수소선발 체계를 세울 겁니다.”

무엇보다 강희설 장장은 시험장 연구진들에게 농가들의 소득향상과 연계된 연구를 강조한다. “당장 한우 초음파 측정 기술을 현장에 지원하는 사업도 실시하게 됩니다. 그만큼 사양관리 기술보급에 중점을 둔 단 뜻입니다. 좋은 맛의 한우고기를 개발하는 것도 농가들에게 도움이 돼야 값진 거 아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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