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으로 한우 경쟁력 높여요”

한우개량을 통해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을 이뤄내고 있는 여성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충남 부여군 석성면 증산리 <증산목장> 김정숙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김 대표는 지난 1998년 소 12마리로 축산업을 시작했다. 그녀는 식육매장을 운영했고, 목장은 남편이 담당했다. 그런 그녀가 목장을 도맡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03년 부군이 작고하면서부터였다.

“남편이 목장을 운영할 때는 무조건 소를 많이 키워 판매하는 방식이었어요. 자연교배를 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정액을 사용하니 생산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죠. 또 인력을 고용해 목장을 운영하다보니 소들 관리도 잘 안 됐어요. 이대론 힘들겠다싶어 목장 재정비를 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는 우선 외부 인력을 없애고 목장의 모든 일과 관리를 홀로 해나갔다. 또 수월한 개체관리와 축사 환경 개선을 위해 빽빽이 사육하던 소 사육두수를 줄였으며 개체기록도 꼼꼼히 작성했다.
그녀는 또 소가 사는 곳은 내가 사는 곳이나 다름없다는 생각으로 농장 주변 환경 정화도 신경 썼다. 농장 주변을 돌로 축대를 세우고 나무도 심었다.

한우사육에 대한 배움의 끈도 놓지 않았다. HACCP(햅썹), 친환경, 육종 등 독학으로 공부하며 최고의 한우를 생산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렇게 꾸준히 노력한 결과 지난 2009년 햅썹, 친환경, 육종농가 등을 모두 인증 받을 수 있었다.

“사람들이 모두 놀래요. 모든 인증을 한해에, 그리고 단기간에 받았으니까요. 또 처음 농장을 시작할 때 지은 축사를 그대로 사용하면서 인증을 받았다는 것에 또 한 번 놀라죠. 대부분 햅썹과 친환경 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시설비가 많이 들어간다고 생각하는데 우리는 추가 시설비용이 전혀 들지 않았습니다.”

김 대표는 현대화 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도 예전 시설을 잘 관리하면 햅썹과 친환경 인증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몸소 보여줬다. 현재 가지고 있는 환경에서 최고의 소를 생산하기 위한 그녀의 노력이 결실을 맺은 것이다.

사람들이 김 대표에게 놀라는 또 한 가지는 다른 농장보다 뛰어난 생산성에 있다.
“가축은 생산성을 최대한 높여야 소득이 나오는데,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것이 바로 개량이죠. 크고 능력 있는 소를 만들기 위해서는 계획교배가 필요해요. 아무 정액으로 수정시키면 그 소는 도태될 수밖에 없고 목장은 적자를 면치 못 할 거예요. 생산성 향상과 생산비 절감을 위해 개량을 반드시 해야 합니다.”

김 대표는 개량을 위해 개체별 관리, 현황파악을 꼼꼼히 개체기록부에 적고 있다. 이런 그녀의 노력은 증산목장에서 후보 씨수소가 2마리나 나오는 쾌거도 이뤘다. 또 보통의 소의 체중은 600~750kg이지만 김 대표 농장의 소들은 850~900kg 정도로 개량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렇게 한우 목장 운영에 모범을 보이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김 대표는 지난 2009년 현장교육장을 지정받아 현장교수로도 활동하고 있다.

“축산은 실질적인 현장교육이 많이 열악해요. 학교에서 이론은 배우지만 실기를 배우기는 힘들죠. 대부분 농장에 교육을 온다고 하면 소 똥 치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축산에 대한 현실을 알려주기 위해 한우사육 전 과정을 실습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짜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연간 수많은 교육생들이 증산목장을 다녀가고 있다. 강원도에서 제주도까지 전국의 고등학생, 대학생, 귀농인, 농업인까지 많은 사람들이 그녀의 축산비법을 배우기 위해 그녀를 찾고 있다.
많은 것을 이뤄낸 김 대표이지만 앞으로도 이룰 것이 더 많다고 얘기한다.

“육종을 계속 공부하면서 개량을 이어갈 계획이에요. 능력 있는 씨수소를 많이 생산하고, 내가 가진 환경에서 최고의 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또 깨끗한 농장, 좋은 실습장이 되도록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저작권자 © 여성농업인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