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곡물조달시스템 졸속 추진” “중국 수출기지 비리의혹 커”


▲ 김재수 한국농수산유통식품공사 사장
국가곡물조달시스템…총체적 부실 ‘질타’


최근 미국 내 곡물 유통망 확보를 위해 야심차게 출범했던 aT 그래인컴퍼니(AGC  aT Grain Company)가 채 3년을 버티지 못하고 해체됐다. 더욱이 컴소시엄에 참여했던 민간기업들이 참여의사를 철회했고, 국내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STX 팬오션이 가지고 있던 미국 선두권 곡물회사의 지분마저 국제 곡물 메이저에서 넘어갔다.  

이에 대해 민주당 김우남 의원은 “국가곡물조달시스템이 헛다리만 반복하다 결국 좌초하면서 아무런 소득 없이 54억원의 예산만 낭비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자체 곡물도입에 실패했고, 민간기업과 합작해 AGC 설립 후에도 실적이 전무한데 이어 STX 와 합작해 또 다른 법인의 설립을 추진하던 중 좌초됐다”면서 “700억원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예산을 사용하지도 못함으로써 예산 활용의 효율성을 해쳤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배기운 의원은 “이명박 정부에서 타당성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한 결과 헛돈만 낭비하고 있는 대표적 사업”이라며 “곡물사업 특성상 페쇄성이 높아, 업계 정보, 곡물사업 노하우 등을 사전에 확보하는데 한계가 있음에도 사업계획과 예산만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낙관한 정부와 aT의 행태를 비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배 의원은 “지난 2011년 국정감사에서 ‘aT는 10월까지 실적이 1만톤 인데, 목표했던 식용대두 10만톤 수입이 가능하겠냐’는 의원들의 질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답했다”면서 “그러나, 결국 지금까지도 당시의 1만톤이 전부”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박민수 의원은 “집행실적도, 집행계획도 없는 총체적 부실사업” 이라며 “국가 장기전략 차원에서 식량안보 강화의 필요성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사업임에는 틀림없으므로, 사업추진 여부에 대한 신속한 결정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청도 수출전진기지… “얼룩진 의혹, 철저히 규명해야”

한국 농식품의 중국 내륙시장 개척을 위해 착공된 aT 중국 청도 수출물류전진기지 구축사업이 각종 건설비리로 첫 삽도 뜨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는 aT 감사실과 국회의원 사무실 등에 접수된 내부고발 자료에 따른 것으로, aT는 투서 및 민원에 대해 특정감사를 진행하고 있다.

민주당 김승남 의원은 “접수된 자료를 검토한 결과 aT청도 수출전진기지의 토지구입 비용이 인근 부지 시세의 3배(인근지역 300위안/㎡, aT는 940위안/㎡)를 주고 구입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또한 aT감사실에 제출된 서류에 따르면 위조된 설계도면으로 공사입찰을 진행한 후에 시공사가 낙찰됐고, 이중도면에 따른 부풀려진 공사금액과 인사비용 등 총 8억원대의 리베이트 요구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민원인의 주장에 대해) 중국 건설 전문가의 견해에 따르면 계획적인 물량조작을 통한 이익을 만들어 시공사에 리베이트로 요구한 전형적인 부정행위로 볼 수 있다는 의견”이라며 “이 같은 의혹들이 감사원 감사 및 검찰 수사를 통해 하루빨리 정상화 되어야 수출을 기대하는 농민들과 중국정부에 대한 신뢰 등이 회복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주당 박민수 의원은 “청도 수출전진기지 사업은 평가 △업체선정 과정의 부적격 △입찰 및 시공도면의 불일치 △K 본부장이 제기한 감사요청, 비리업체고발요청, 공사비 선급금 보류요청에 대한 본사의 묵살 및 복귀명령 △감사팀의 비리업체 향응 및 합의종용 등에 대한 의혹이 여러 경로를 통해 제기되고 있다”면서 “aT의 역점 사업인 수출전진기지 건설 사업이 첫 단추부터 수많은 비리의혹으로 얼룩진 만큼 검찰수사를 의뢰해 철저히 정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입농산물·TRQ 등… “생산농가 이익 극대화 방안 모색”

aT의 관리부실과 업무상 과실로 인해 100억원이 넘는 수입 농산물이 손실처리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새누리당 홍문표 의원은 “aT가 국영무역으로 수입하는 쌀, 고추, 콩나물콩 등이 고독성 농약과 곰팡이, 품위저하품 수입 등으로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약 147억원의 순손실을 봤다”고 주장했다.

홍 의원에 따르면 aT가 수입한 중국산 쌀 5,760톤이 민간창고에 위탁 보관하다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창고붕괴로 매몰, 철거과정에서 화재까지 겹치면서 수입쌀 전량이 전소되면서 46억 8,500만원의 손실이 발생했다. 또한 보관료로 지급했던 4억원의 돈도 돌려받지 못했다.

2011년 긴급가격안정을 위해 수입 유통했던 인도산 건고추에서는 고독성농약이 검출되면서 회수 및 반송 등으로 32억원의 손실을 보았고, 같은 해 불량 중국산 건고추 1,528톤(곰팡이 등 규격미달품)을 유통시키는 과정에서는 곰팡이가 핀 고추를 선별(세척 후 진공포장)하면서 43억원이 소요됐다.

또한 올해 1월 감사원 지적에 따르면 현지보다 38% 비싼 가격에 수입하면서 7억 2,400만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이밖에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콩나물콩, 양파, 깨 등 품위저하품(규격미달) 4,883톤을 수입해 원가보다 싸게 팔면서 14억 9,000만원의 손실을 보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규정도 어긴 채 수입농산물에 대한 부실한 비축관리로 인해 어머어마한 세금을 낭비한 것도 모자라 불량 농산물을 국민에게 유통시키는 등 공기업의 본분을 망각한 것은 어물쩍 넘길 사안이 아니다”고 질책했다.

새누리당 경대수 의원은 양파의 TRQ 관리문제를 지적했다. 올해 3월 정부가 가격안정을 목적으로 TRQ 추가증량을 발표하면서 계획보다 늘어난 5만톤(2만 4,000톤 증량)의 수입양파가 국내시장에 유입됐다. 이에 따라 수확기인 6월 소비자가격이 kg당 2,414원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생산농가들의 이익이 감소했다는 주장이다. 경 의원은 “물가안정도 중요하지만, 수입농산물을 국산 성출하기에 판매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배기운 의원은 사업계획에 미치지 못하는 수매실적을 꼬집었다. 배 의원에 따르면 aT는 2009년과 2010년 각각 콩 1만톤 수매를 밝혔다.
그러나 2009년에는 콩 1,272톤만 수매했고, 2010년에는 콩 대신 마늘 3,185톤을 수매하는 등 매년 사업계획과 다른 예산 집행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배 의원은 “최근 3년간 국산 콩 수매실적이 전문한 것에 대해 aT는 ‘정부 수매가보다 시장가격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수매비축이 물가안정 뿐만 아니라 생산농가 보호에도 목적이 있으므로 수매가격을 현실화 하는 등의 사업확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국감 이모저모… .

민주당 황주홍 의원은 농진청 한 간부가 중소기업이 개발한 기술을 그대로 베껴서 연구실적으로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사태에 책임 추궁. 황 의원은 “기술 도용 사실여부는 수사를 통해 밝혀지겠지만 기술도용 의혹 자체부터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기술도용 문제가 사실로 밝혀지면 농진청은 대국민 사과하라”고 성토.

새누리당 하태경 의원은 aT가 관리하는 6개 웹사이트를 집중 점검한 결과 21개의 취약점을 발견. 또한 최근 5년 동안 aT의 IT 관련 장애현황도 무려 57건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하 의원은 “사이버거래소와 전자입찰시스템의 거래규모가 무려 2조 4,000억원에 이르기 때문에 aT의 IT 보안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새누리당 이완구 의원은 지난해 농산물수출지원금이 대기업과 중견기업에 집중됐을 뿐만 아니라 지난해의 경우 지역별로 수도권(43.9%)과 영남(28%)에 집중됐다고 지적. 이 의원은 “대기업에 비해 수출 노하우나 해외시장 개척 등에 있어 열위에 있는 중소수출업자에 대해서는 대출기간을 확대하거나 대출액의 50% 이상으로 되어 있는 수출의무 완화 등의 지원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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