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에서 유통까지…불황속 성장하는 원동력”

계란 생산에서 유통, 퇴비 생산까지 통합 운영해 불황 속에서도 굳건히 산란계 농장을 이끌어온 여성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경기도 안성시 일죽면 산복리 <두메팜스> 서미옥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서 대표는 지난 1989년 3500수 산란계로 시작, 현재 32만수를 기르고 있다. ‘최고보다는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되자’는 그녀의 좌우명처럼 갖은 고비가 찾아와도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꾸준한 성장을 하며 산란계 농장의 선도를 지키고 있다.
서 대표는 지역 내 목사의 권유로 산란계 농장을 운영하게 됐다. 부푼 꿈을 안고 농장을 시작했지만 그리 녹록치 않았다.

“농사만 짓다가 농장을 운영하려니 서툰 점이 많았어요. 농장을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아 닭이 모두 병에 걸려 죽고 말았죠. 그리고 태풍에 계사 3동 중 2동이 무너져 닭을 모두 폐사시켰어요. 돈 한번 손에 쥐어보지 못했고, 빚만 늘어갔습니다.”

연달아 불어 닥친 악재에 서 대표는 망연자실할 수밖에 없었다. 농장을 접을까도 수백번 생각했다. 그때 그녀에게 용기를 불어넣어 준 것이 군부대 장병들이었다.

“인근 군부대 장병들이 지원 나와 태풍에 무너진 농장을 재정비 해줬어요. 이 많은 사람들이 나를 도와주고 있다는 생각에 용기를 다시 낼 수 있었어요. 계사를 일으켜 세워주는 장병들을 보며 제 마음도 다시 일으켜 세웠습니다.”

서 대표는 한 번 시작한 거 끝까지 해보자는 심정으로 용기를 냈다. 그러나 그녀에 고난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계사를 재정비하고 다부진 마음으로 열심히 계란을 생산, 출하했는데 유통 상인에게 계란 값을 모두 떼이고 만 것이다. 6700만원을 하루아침에 날린 심정이 오죽했을까. 그러나 서 대표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났다. 이 일을 계기로 계란 유통을 시작했다.

“유통 상인에게 맡기면 마진이 붙어서 수익도 줄어들 뿐만 아니라, 고품질의 계란을 생산해도 유통 상인이 가져가지 않으면 노력이 도루묵 되기 때문에 항상 상인만 바라보고 일해야 하는 단점이 있죠. 또 저처럼 운이 안 좋을 때는 물건을 납품하고 돈을 못 받는 경우도 생기구요. 이런 저런 것을 경험하니 유통을 겸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직접 유통을 시작하게 됐습니다.”
서 대표는 두메팜스가 고난과 역경에도 꾸준히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를 생산과 유통을 겸해 왔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지금은 밝게 웃으며 그 당시를 회상하지만 유통을 시작하는 과정도 만만치 않았다. 2003년, 2010년 두 번에 걸쳐 AI 발생지 인근 3km 반경에 들어 닭을 모두 살처분 해야 했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유통을 이어온 결과 현재 한판에 30개들이 기준 하루에 6천판을 생산·판매할 정도로 성장했다. 개인사업장, 농협 등에서 두메팜스의 계란을 사기위해 주문이 쇄도하고 있다.

 무항생제 인증, HACCP 인증 등을 받으며 소비자들에게 신뢰를 줬던 서 대표의 노력이 빛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고 하잖아요. 저도 많은 실패와 고비를 겪으면서 성장해 왔어요. 앞으로도 시련이 닥쳐와도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설 겁니다.”

서 대표는 누가보아도 ‘성공한 여성농업인’이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도 갈 길이 멀다고 말한다.
“아직 할 일이 많아요. 몇 년 전부터 아들이 후계농업인으로 함께 농장에서 일하고 있어 농장규모를 늘릴 계획이에요. 제2농장을 물색하고 있죠. 지금은 농장과 물류창고가 함께 있어 방역 상 문제가 있을 수 있어 물류창고를 분류 하려는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신뢰할 수 있는 계란을 생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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