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실한과로 마을주민 똘똘 뭉쳤다”


부녀자 38명 출자…한과생산 마을기업 설립

지역농산물 소비·일자리창출 등 마을 활성화 도와




충청남도 당진시 순성면 백성리에 위치한 백석올미영농조합(이하 백석올미/대표 김금순)은 갓 돌이 지난 신생 마을기업이지만 ‘우수마을기업’으로 선정될 만큼 단기간에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백석올미는 지역의 농특산물인 매실, 쌀 등을 이용해 매실한과, 매실고추장, 매실장아찌 등을 생산·판매하는 마을기업이다. 다른 마을기업과 별반 다를 것 없어 보이지만 백석올미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공동체를 지향하는 마을주민들의 마음이 바로 그것이다.

백석올미가 자리한 백석리는 예부터 매실과 쌀로 유명한 고장이다. 마을 부녀회에서는 매실과 쌀 소비 확대를 위해 지역 행사, 축제 때 매실한과 판매를 시작했다. 이후 2011년 ‘농촌종합개발사업-소득사업’에 선정되면서 본격 마을기업을 시작하게 됐다.

김금순 대표는 “사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마을 집집마다 마을기업에 관한 공문을 돌리고 함께 할 마을 부녀자들을 모집했다”면서 “출자금 200만원이 부담이 될 법도 한데 다들 마을일을 돕는다는 생각으로 적극 참여해 33명의 조합원으로 사업을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석올미는 33명의 조합원이 출자한 7600만원과 정부보조금으로 마을기업을 본격 추진했다. 이후 5명의 조합원이 더 가입, 38명의 조합원이 똘똘 뭉쳐 마을기업을 운영하고 있다.

김 대표는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아니었다면 절대 마을기업을 설립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다들 ‘마을이 하는 일인데’라고 생각해 적극 나서주셨다”고 마을주민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했다.

마을 주민들의 적극적인 성원과 지지로 힘차게 출발한 백석올미지만 그들에게도 어려움은 많이 따랐었다.
집에서 각자 만들어 먹던 것을 다 같이 만드는 것뿐이라고 단순하게 시작했는데, 식품을 판매하는 것이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었던 것이다. 김 대표는 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서 가공대학을 다니고, 전국의 한과공장을 견학하며 연구와 시장조사를 했다.

김 대표는 “큰 업체는 전자동시스템, 작은 업체는 가족단위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해 명절 때만 잠깐 판매하는 방식으로 한과를 만들고 있었다”며 “어느 정도 규모화 시키기를 위해 맛을 좌우하는 것은 수작업, 맛을 좌우하지 않는 작업은 기계화시켜 한과를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수작업을 하는 것은 모두 조합원. 필요한 인원수, 시간에 맞춰 조합원들은 일을 하고 규정에 맞춰 일당을 받는다. 또 조합원 모두가 명함을 가지고 있어 각자 백석올미 제품을 홍보·판매하고 있으며 판매금의 10%는 판매 조합원에게 수익금으로 돌려주고 있다. 이렇게 올해에 나간 인건비만 1억원 가까이 된다. 인건비가 이정도이니 백석올미의 수익금이 어마어마할 것 같지만 사실상 조합의 수익은 없다. 수익이 나면 모두 마을에게 돌려주고 있는 것이다.

백석올미가 사용하는 모든 재료도 조합원들이 생산한 재료를 수매하고 있다. 매실, 쌀, 검은깨, 참깨 등 백석리 마을 특히 조합원이 생산한 농산물을 우선 수매한다.
김 대표는 “마을주민들에게 수익이 돌아가는 것이 백석올미의 이익”이라며 “주민들이 돈을 벌면 마을이 부강하게 되고 활성화되는데, 이것이 마을기업을 세운 목적”이라고 밝혔다.

이렇듯 마을주민 모두 이런 마음으로 백석올미의 일에 참여하니 마을기업이 잘 운영될 수밖에 없다.
김 대표는 “많은 소득을 얻기 위해서는 개인 사업을, 사람 냄새나고 더불어 사는 나눔의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들은 마을기업을 추천한다”고 전했다.

마을의 이익을 위해 한마음 한뜻으로 노력했더니 개인의 이익 창출까지 이어진 백석올미. 마을 사람 한명 한명의 힘을 모아 큰 추진력을 발휘해 앞으로 더 승승장구 해나갈 백석올미의 미래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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