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 농사지은 인삼으로 전통주 명맥 이어

“술도 못 마시는 사람이 술 향기에 빠져서 술을 담고 있지요.”
사과농사를 지으면서도 사과는 별로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듯이 술 못 마시는 사람도 맛있는 술을 담을 수 있다. 여기 그런 사람이 있다.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가야리. 최행숙전통주가 최행숙(58)대표는 남편 신경식(63)씨와 파주 민통선 안에서 직접 농사 지은 인삼으로 전통주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최 대표가 생산하고 있는 전통주는 ‘아황주’, ‘초리골 미인 막걸리’ 등으로 2000년 파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인삼가공교육을 받으면서부터로 그때부터 전통주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 이후 7년 동안 혼자 연구하며 술을 빚다가 2007년 농촌진흥청의 여성 농외소득사업 지원을 받아 주류 제조업 면허를 취득하고 본격적으로 술을 빚고 있다.

특히 아황주는 궁중에서 사시사철 빚어 음용하던 전통주로 술잔에 비친 까마귀가 노랗게 보일 정도로 진한 황색을 띠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술 맛이 달고 부드러워 목 넘김이 부드럽기로 유명한데 농촌진흥청의 특허 상품으로 최 대표는 지난 해 10월에 어렵게 기술이전을 받았다.
또 ‘미인’은 최 대표의 데뷔작으로 약주와 막걸리 두 가지 버전으로 개발됐는데 인삼 특유의 맛과 향이 살아있다. 미인은 서울 인사동의 한 주점에 시판돼 폭발적인 반응을 일으켰고, 일본의 관광책자에까지 소개되기도 했다고.

그 결과 작업장에는 연간 10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찾아와 전통주 체험을 했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뜻하지 않게 작업장을 옮기게 되면서 새로운 도약을 기다리고 있다.
“미인, 아황주 모두 다 자식같지요. 술 향기에 빠져서 술을 빚고 있는데 그동안 교육도 많이 받고, 강의도 많이 했습니다. 뜻하지 않은 수해로 잠깐 방황도 했지만 다시 체험장도 만들고 더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입니다.”

전국 최초로 술 빚는 체험프로그램을 진행한 최 대표는 경기대학교 수수보리 아카데미를 1기로 수료하고 종종 강의도 하고 있다. 또 2011년 수해로 산사태로 작업장이 모두 떠내려가면서 실의에도 빠졌지만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한 모습은 많은 여성농업인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그렇게 만난 것이 농촌진흥청의 기술이전을 받은 ‘아황주’였던 것이다.

전통주 연구가답게 최 대표의 생각도 먼 미래를 내다보고 있다. 전통주의 대중화를 무엇보다도 바라고 있는 것. 그래서 체험도 먼저 시작했고,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 맞춘 술을 빚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술을 먹을줄만 알지 어떤 과정을 통해 술이 빚어지고, 세상에 나오는 지 잘 알지 못해요. 그래서 저는 술을 빚는 전과정을 체험합니다. 그리고 각자의 항아리에 두고 먹을 수 있도록 합니다. 또 아황주는 17도로 젊은 사람들의 입맛에도 맞다보니 곧 대중화도 이뤄질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일본 술 사케의 원조가 우리나라의 술 ‘청주’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만큼 우리나라 전통주의 역사는 깊고, 앞으로도 보존해야 할 전통문화다.
‘최행숙전통주가’에 이름을 걸고 전통주의 명맥을 잇고 있는 최행숙 대표의 선전이 기대된다.
전화번호 : 010-3587-5101
홈페이지 : http://www.파주전통주.kr/
주소 : 경기도 파주시 법원읍 가야리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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