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계란 생산으로 승승장구 송홍주 대표


FTA 등 개방화 물결이 거세 가운데 외국산 농축산물이 범람하는 위기에 직면한 우리 농업·농촌은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는 실정이다. 이런 위기 속에서 농업인들은 외국산 농산물에 밀리지 않기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특히 남들과 차별화된 농법을 전개하며 경쟁력을 확보한 농업인들도 만만치 않게 많다. 본지는 농촌진흥청과 공동으로 ‘위기를 기회로 삼은 성공스토리’를 총 6회로 나눠 소개코자 한다.

글 싣는 순서

Ⅰ. 귀농후 사과 전문가로, 충북 영동 장인횡 대표
Ⅱ. 친환경 유기농 계란으로 승승장구, 전남 담양 송홍주 대표
Ⅲ. 독특한 마케팅으로 쌀 신화 쓰다. 경기 가평 피부호 씨
Ⅳ. 과감한 신기술 도입으로 독보적 경쟁력 확보, 전남 보성 오치순 씨
Ⅴ. 내손으로 만든 사료로 한우 사육, 전북 김제 고완식 대표.
Ⅵ. 농사꾼에서 기업인으로 성장하는 경기 화성 박조한 대표.


“독일 등 축산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유기농 비율이 10%를 상회하는 수준입니다. 우리나라도 웰빙 열풍과 더불어 소비자들이 점점 깨끗한 식품, 안전한 식품을 찾는 추세이기 때문에 잠재적인 시장 전망은 매우 밝습니다.”
전라남도 담양군에 소재한 ‘한농다란’ 송홍주 대표는 서른여덟에 귀농, 유기계란 생산을 통해 승승장구를 거듭하고 있다. 송 대표는 유기농계란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유기농의 중요성과 시장성에 대한 견해를 거침없이 쏟아냈다.

송 대표가 유기농 이야기를 꺼낸 독일. 독일은 2000년 이후 웰빙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유기농산물과 유기가공식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2004년 이래 독일 유기농 식품의 매출액은 매년 두자리 숫자의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독일 정부는 장기적으로 유기농식품의 비중을 20%로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두고 있다.

독일에서 유통되고 있는 유기농 인증마크가 100여개를 넘고 있으며, 독일 전체 소비자의 60% 이상이 유기농 농축산물 증명 라벨이 부착된 제품을 안전한 식품으로 인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까운 시일내 유기농축산물이 소비자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것이 송 대표의 시각이다.

대를 이어 양계사랑에 빠지다

송 대표는 양계와의 인연이 꽤 깊다. 고등학교 시절까지 부모님이 양계 일을 하신데다 대학도 농업관련 학과를 졸업했다. 그러나 대학 졸업 후 곧장 농업에 종사하지 않고 직장인으로서 삶을 살았지만 농업에 대한 동경은 버리지 않았다. 더 늦기 전에 농촌으로 돌아가자 결심을 한 송 대표는 서른여덟에 귀농을 선택했다. 

직장 생활을 했던 광주광역시와 가까운 거리에 있던 담양군을 귀농 최적지로 판단한 그는 방사해서 닭을 사육할 수 있는 땅을 매입하고 본격적으로 양계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냄새 등 혐오시설로 오인한 주민들의 텃세가 심해 정상적인 닭 사육에 어려운 점이 많았다. 주민들의 반발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지만 그는 한눈 팔기보다는 오로지 양계업으로 성공해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모든 문제는 시간이 해결해 줄 것으로 믿고 양계에만 전념했다.

시작부터 유기농계란 도전

“부모님은 닭을 자식들처럼 아끼고 사랑하셨습니다. 닭장에 가둬 두지 않고 마당에 풀어 놓고 키우셨습니다. 그래서인지 그 닭들이 낳은 계란들은 너무 맛있었습니다. 그 맛을 재현하다 못해 더 좋은 맛을 내고 싶었습니다.”

송 대표가 유기농 계란을 고집하게 된 이유는 부모님의 영향이 컸다. 귀농을 결심한 이유도 유기농계란을 생산한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계란을 생산하는 것이 귀농의 성패를 좌우할 것이라 예측한 그는 시작부터 유기농계란 생산을 위해 전력투구를 했다.

무엇보다 유기농인증을 받는데 목표를 뒀다. 유기축산으로 인한 유기농인증을 받기 위해서는 총 48가지 항목을 통과해야 한다. 송 대표는 각고의 노력 끝에 전국 최초로 유기농인증을 획득했다.
그는 유기농토양에서 자라는 야생 산초와 식수로 검증 받은 1급수 숯으로 여과해 각종 차 잎을 숙성 발효시켜 닭에게 유기농사료와 함께 급이하고, 그 닭이 낳은 계란이 정부 지정 검사소에서 최고등급인 녹색 유기농산물 마크를 취득하기에 이른 것이다.
송 대표는 2005년 ‘도울나라 유기인증 코리아’로부터 개인으로는 처음으로 유기농축산 인증을 획득했고 이어 2007년에는 무항생제 축산물 인증마크도 획득했다.

위기를 기회로 삼아

그토록 원하던 양계업에 종사할 수 있었던 송 대표. 유기농인증까지 획득하는 등 성공에 한발 더 다가선 듯 했다. 그러나 뜻하지 않는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그에게 닥친 시련의 그림자는 너무도 어둡고 짙게 나타나 마치 암흙과도 같았다.

그해 2005년 12월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생해 기르던 모든 닭을 살처분해야 만 했다. 온갖 고초를 겪어가며 성장시킨 닭들을 속절없이 떠나보내야 했다. 벼랑 끝에 선 그에게 희망을 손을 건낸 이들이 바로 가족이다. 그를 위해 묵묵하게 따라온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그는 무너질 수 없었다.
어떻게 하면 질병에 강한 닭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 그는 고민과 연구를 병행했다. 녹차잎과 뽕잎 그리고 칡을 발효시켜 사료와 혼합해 급이해 사육했던 것을 체계적이고 구체적인 결과를 도출하는데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은행잎 가루에 소주를 타서 닭에게 급이하면 질병에 걸리지 않고 면역력이 강해진다는 것을 파악하게 됐고, 이 사육방식을 본격적으로 도입하게 됐다. 

또한 유기축산의 성패는 예방만이 최선이라는 것을 깨달은 송 대표는 농장 바닥에 차잎과 은행잎을 깔아 깨끗한 환경을 조성해 사육중인 닭들의 면역력 강화에 나서는 한편 야생산초, 유기채소, 황토죽초액, 대잎부엽토, 녹차잎, 쑥, 은행잎 등을 닭에게 급이하면서 자연 방사를 하며 친환경유기농으로 계란을 생산하는 노하우를 정립했다. 
2006년부터 현재까지 질병에 걸려 폐사한 닭이 단 한 마리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농장운영 시스템이 정착됐다.

한농다란에서 키우는 닭은 모두 방사시켜 사육하기 때문에 운동량이 많고 면역력이 강해져 병에 쉽게 걸리지 않는다. 유기농으로 기른닭은 보편적인 방법으로 생육하는 닭에 비해 생육환경이 좋아 계란의 영양분이 많이 포함돼 있다.
일례로 한국축산연구소에서 한농다란의 계란과 일반 계란의 성분을 비교분석한 결과 콜레스테롤이 34%, 지방함유량이 10%가 적고, 오메가3 지방산이 4배 많이 함유하고 있으며, 비타민도 40% 정도 많다는 수치가 나왔다.

그가 친환경유기농계란을 생산할 수 있게 된데는 부인 박주희 씨의 피나는 노력과 함께 그들을 믿고 도와준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농촌진흥청과 담양군농업기술센터다. 농진청과 담양농기센터는 송 대표가 유기축산을 실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농장을 직접 방문해 그의 노력의 결실을 보고 기술과 자금을 지원해 더욱 완성도 높은 친환경계란을 생산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신념이 무너지면 성공할 수 없다

최고의 계란 생산을 위해 꼭 지켜야 하는 것들을 그 어떠한 상황에서도 지켜야 한다는 것이 송 대표의 소신이다. 앞으로도 품질관리에 관심을 더 갖고 소비자가 원하는 차별화된 계란을 생산할 것이며, 유기농 계란 생산 외에 친환경 닭과 계란을 테마로 한 관광농원을 준비 중에 있다. 이를 위해 그에 부인이 한국농촌관광 대학을 수료한데 이어 송 대표는 농촌진흥청이 개설한 농업경영비즈니스과정을 수료했다. 또한 농진청의 벤치마킹 비즈니스 모델 연구와 현장 연구원으로 참여해 탁월한 연구성과를 내 농진청장상을 수상받기도 했다.

한농다란의 주력제품은 ‘다란’과 ‘VIPS란’이란 브랜드로 유통되고 있다. 이 계란은 항생제나 유해색소, 산란촉진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아 비릿한 냄새가 없고 향긋하고 고소해 계란 1개 가격이 일반계란보다 3배나 비싸지만 소비자로부터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유기농 사료로 키운 닭도 한마리당 가격이 2만원에 이르러 일반 닭(1만〜1만5천원)에 비해 비싼 값에 팔리고 있다.
대형 할인점(마트) 등을 통한 자체 판매망도 구축하면서 안정적인 판로를 마련해 지난해 하루 평균 3천여개씩 총 109만5천여개의 계란을 생산, 4억9천200여만원의 매출을 올렸고 순이익만 2억7천여만원에 이르는 억대 부농의 꿈을 이뤘다.

송 대표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지난달 행정안전부에서 ‘신지식인 상’을 수상했으며 농식품부장관상을 받기도 했다. 송 대표는 “깨끗하고 아름다운 농장이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할 수 있다”며 “농장을 유기생태 관광농원으로 가꿔 우리 전통문화를 느낄 수 있는 체험농원으로 운영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홍주 대표의 성공 포인트

    자연 그대로의 생육환경 조성을 통해 산란계 면역력 강화 및 계란의 영양소 증대
    무항생제, 유기농계란 생산으로 생산량은 감소했으나 일반 계란과 견줘 세 배이상의 고가로 판매, 수익 증대
    소비자와 직거래를 위한 온라인 판매 사이트와 직거래 매장 개설로 유통비 절감
    농업경영비즈니스과정 수료 등 경영역량 강화를 위한 지속적인 노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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