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동 윤
축산과학원 축산환경과장


지구의 표면온도를 관측한 1850년 이후 기록한 가장 더웠던 12번의 해 중에서 11번째는 1995년부터 2006년 사이에 발생했다. 최근 100년 사이에 온도는 0.74℃가 올라갔다. 최근 50년 동안 증가치는 100년과 비교했을 때 약 두 배에 이른다. 우리나라 온난화 속도는 지구 평균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전문가에 의하면 이러한 지구 온난화는 인류의 경제활동으로 인해 배출한 온실가스에 의해 심화됐다고 한다. 산업혁명 이후 땅속에 저장되어 있던 화석연료를 사용함으로써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증가하고 산업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온실가스를 대기 중으로 배출하고 있다.

축산의 경우 가축의 호흡과 분뇨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사료작물들이 흡수한다고 보기 때문에 축산에서는 온실가스로 보지 않지만, 산림의 초지화 등을 통해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장내발효와 가축분뇨에서 발생하는 메탄, 가축분뇨와 사료작물 재배과정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는 온실가스로 보고 있다. 산업혁명 이전과 2005년을 비교할 때 이산화탄소는 35% 증가했고, 메탄과 아산화질소는 각각 150%, 18% 증가했다. 특히 이들은 이산화탄소에 견줘 지구온난화 효과가 각각 23배, 296배가 크다.

우리나라 농업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가 전체 발생량의 2.5%에 지나지 않는다. 축산분야는 농업전체 발생량의 39%(국가 전체 발생량의 약 1%)를 차지하고 있다. 반추동물의 반추위 소화 등 장내발효에 의한 메탄발생은 축산분야 온실가스 배출량의 약 58%를 차지하며 나머지는 가축분뇨의 분해과정에서 배출된다. 그렇다면 축산이 온실가스로 인한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한 것일까? 답을 미리 말하자면, 그렇지 않다. 위의 숫자는 단지 가축의 장내발효와 가축분뇨만을 고려한 것이므로 만약 축산을 위한 사료작물, 에너지 소비 등을 고려했을 때 그 영향은 매우 커진다. 지구적 관점에서 축산은 육지 면적의 약 26%를 방목을 위해 사용하며, 사료곡물을 위해 경작지의 약 33%를 사용하고 있다.

축산은 세계 온실가스 발생량의 18%를 차지하는데 이것은 운송부문에서 발생하는 것보다 더 많다. 이와 더불어 기후변화는 축산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영향보다는 사료작물 및 초지에 대한 영향으로 인해 유제품, 육제품, 양모 등 축산물 생산에 미치는 간접적 영향이 더욱 크다. 또한 온도 상승은 가축의 사료섭취량과 생산성 감소를 초래한다. 기후변화의 명백하고 중요한 영향은 초지 및 곡물의 생산성 감소 및 바이오에너지 생산에 따른 사룟값 상승, 생태계의 완충능력 저하, 수자원 부족 등에 의한 사료자원의 변화이다. 이러한 물과 사료는 축산에 있어 가장 중요한 자원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가축은 작물보다 기후변화에 더 저항력이 있으므로 기후변화에 대한 적응을 통한 생산성 향상이 중요하다.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은 기후변화에 노출되는 횟수와 기간, 기후변화에 대한 민감성, 기후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그리고 기후변화를 완화시킬 수 있는 기술에 따라 달라진다. 따라서 기후변화에 얼마나 잘 준비하는가에 따라 그 피해는 달라질 수 있다. 최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교토의정서 이행에 따른 농업부문 대응전략’ 보고서에 따르면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탄소세를 부과할 경우 우리나라는 화석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시설원예와 축산업은 경영비가 크게 상승할 것으로 분석했다. 축산의 경우, 비육돈 6.7%, 산란계 6.4%, 번식우 6.2%, 젖소 4.0%, 비육우 3.2%로 경영비 상승이 나타난다고 한다.

인류는 지난 수백 년 동안 인류로 인해 기후가 변하고 있음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왔다. 비록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발생량 중 축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1% 정도로 적지만 사료작물 등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온실가스까지 생각한다면 지금이라도 좀 더 온실가스를 줄이고 기후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기후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기술 개발은 한 순간에 이룰 수 없다. 이제부터라도 꾸준히 준비하면 미래는 우리에게 밝게 다가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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