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주의 감정수업
강신주 (지은이) | 민음사
철학자 강신주가 읽어주는 욕망의 인문학. 17세기 철학자 스피노자와 그의 저서 『에티카』는 철학사에서 많은 논란과 동시에 흠모의 대상이다. 이성 중심의 서양 철학 전통에서 ‘감정의 철학자’로 불리게 되는 혁명적인 사상가이기 때문이다. 철학자 강신주 박사는 스피노자가 정의한 48가지 감정을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하나하나 세심하게 설명해 준다.
우리의 현실은 이성보다 감정에 좌우되는 존재다. 하지만 나의 감정임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그 감정이 어떤 성격의 것인지 모를 때가 많다. 내 옆에 있는 남자에 대한 끌림이 단순히 좋은 사람에 대한 호감일까, 아니면 사랑의 시작일까? 지금 연인에 대한 나의 감정은 연민일까, 진짜 사랑일까? 나의 선택은 올바른 감정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소심함 때문에 선택한 실수일까?
우리는 나도 모르는 감정에 이끌려 잘못된 판단을 할 때도 있다. 주체적인 삶을 살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나의 감정을 분명히 파악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감정의 종류와 성격에 대해 인문학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저자가 감정 하나하나를 설명하는 이유는 감정의 긍정을 통해 ‘살아 있는 나’를 위한 윤리학을 세우고자 하는 것이다. 강신주는 스피노자의 프리즘을 통해 인간 감정의 참모습을 찾아낸다.

가보고 싶은 곳 머물고 싶은 곳 2
김봉렬 (글) | 관조 (사진) | 컬처그라퍼
건축학자이자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인 김봉렬 교수의 글과 불교 사진의 대가인 고 관조 스님의 사진이 어우러진 우리 옛절 답사기다. 보이는 것을 설명하고 거기에 숨겨진 의미를 해석하기보다는 건축학자로서 대상들에게 던진 끊임없는 질문에 대한 답을 풀어냈고, 화려한 수사와 목적을 가진 설득보다는 오로지 사유의 깊이와 문장의 솔직함을 담아 냈다. 책에는 전작에 실리지 않은 절집과 금강산 보덕암, 만폭동의 사암들까지 모두 21곳을 소개하고 있다. 이미 널리 알려진 미황사, 법주사, 선운사뿐만 아니라 영주 성혈사 나한전, 청양 장곡사처럼 잘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건축적 가치와 아름다움이 뛰어난 절집을 다채롭게 소개했다.

사월의 미, 칠월의 솔
김연수 (지은이) | 문학동네
함석지붕 집이었는데 빗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몰라. 우리가 살림을 차린 4월에는 미 정도였는데, 점점 높아지더니 7월이 되니까 솔 정도까지 올라가더라.
혹시 날이 밝으면 이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지는 게 아닐까 걱정이 되어 자다가 깨고, 또 자다가 깨서 얼굴을 들여다보고, 그러다가는 다시 잠들지 못하고, 또 움직이면 그가 깰까봐 꼼짝도 못하고 듣던, 그 빗소리. 바로 어제 내린 비처럼 아직도 생생한, 하지만 이제는 영영 다시 들을 수 없는 그 빗소리. - 본문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겐 꼭 사랑한다고 말해야 해. 난 그렇게 믿어. 그 어떤 긴긴 말보다, 당신을 사랑한다는 그 말, 그 얼굴, 그 눈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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